▲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출근하는 모습. ⓒ연합뉴스

이성윤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9월6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법무부는 이 위원에게 검사윤리강령 위반 소지 등 문제가 있다며 감찰 개시를 결정했다. 이 연구위원은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무부가 문제 삼는 자신의 발언이 “무도한 검찰 정권”, “전두환의 하나회에 비견되는 윤석열 사단의 무도한 수사방식”이라고 밝혔다. 

이성윤 위원은 “장제원 의원은 2017년 12월 페이스북에 ‘무도하고 포악한 검찰’, ‘윤석열 중앙지검장은 피의 보복을 멈추라’고 일갈한 바 있고 윤석열 사단을 검찰 내 하나회로 비유한 기사와 칼럼 또한 수없이 많다”며 “이 정도 의견표명도 제약된다면,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과 민주주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 입을 틀어막는다고 해서 치부가 가려질까”라고 되물었다.

또 “옛 상사의 북콘서트에서 덕담을 한 것이 공정성을 의심받을 우려가 있는 자와 교류한 것이고, 검사윤리강령 위반이라는데 그저 황당할 따름”이라고 했다. 그는 “윤석열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임기 내내 조선일보와 방상훈 일가는 수사 대상이었는데 이들이 회동했다는 언론 보도가 있다. 또 다른 사건 관계자인 중앙일보 사주 홍석현과 술자리 유흥을 가진 것도 이미 확인된 사실”이라며 “이런 것이 전형적인 검사윤리강령 위반”이라고도 주장했다.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씨는 지난 4일 방송에서 뉴스버스의 <한동훈 ‘엑스포 유치’ 출장 몰타, 사우디 지지선언> 기사를 인용하며 “한동훈 장관이 만난 상대가 외무부 장관이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 정부 차원의 노력 할 수 있다. 그런데 법무부 장관이 왜 거길 가나. 부산에서 가던가 외무부에서 가던가”라고 말하며 “검찰 공화국을 보여주는 상징적 뉴스”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법무부는 5일 설명자료를 내고 “부산 엑스포 유치는 국익을 최우선으로 정부 모든 부처가 역량을 집결해 추진하고 있으며, 법무부장관 뿐만 아니라 다수 부처 국무위원들이 임무를 부여받아 세계 각국을 상대로 유치지원 활동을 하고 있다”며 “마치 법무부 장관만이 부산 엑스포 유치 활동을 하는 것처럼 발언한 것은 명백한 허위”라고 밝혔다. 이어 “유치 활동을 폄훼하고 국익을 심각하게 저해하는 허위 주장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 경고했다. 

김씨 주장의 취지는 검찰 출신들이 정부의 각종 요직을 차지하고 있고, 그 결과 엑스포 유치까지 검찰 출신이 나서고 있다는 일종의 의견표명이었는데 이를 법무부가 허위 주장으로 규정하며 법적 조치를 예고한 것이다. 앞서 이춘재 한겨레 기자는 자신의 책 <검찰국가의 탄생>에서 “검찰개혁의 실패는 ‘검찰 국가’라는 후폭풍을 몰고 왔다”며 “검사에게 정의란 형사처벌”이라고 지적했는데, 법무부는 표현의 자유는 아랑곳하지 않고 ‘검찰 국가’의 전형을 보여주려는 것 같다. 

이런 가운데 서울신문은 8일 <예술의 전당 깜짝 방문 한동훈 장관 “대박”> 기사에서 “한 장관은 연예인 못지않은 뜨거운 인기를 자랑했다”, “한 장관은 시민들의 쇄도하는 사진 요청 멘트를 어느 하나 놓치지 않고 응대하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어떤 시민은 ‘조각 같다’며 감탄하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기사의 원래 제목은 <예술의 전당 깜짝 방문 한동훈 장관 “조각 같다”>였다. 일련의 법무부 대응이 빚어낸, ‘검찰 국가’의 결과물인 것 같아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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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자 서울신문 온라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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