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 근황을 다룬 다큐멘터리 내 공익제보자 명예훼손성 발언에 대한 사실관계 정정을 거부한 넷플릭스에 시민단체가 공식 사과를 요청했다.

▲ 지난 6월 공개된 '킹 오브 클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 지난 6월 공개된 '킹 오브 클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진=넷플릭스 홈페이지

참여연대는 21일 성명을 내고 “미국 본사에 공문을 보내 현재 전 세계에 스트리밍 중인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에 포함된 공익제보자 류영준 씨에 대한 황우석 씨의 허위 발언을 정정하고 공익제보자에게 사과하라”고 했다.

넷플릭스는 2005년 줄기세포 논문 조작과 실험 난자 채취 과정의 연구윤리 위반으로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황우석 박사의 근황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지난 6월 공개했다.

다큐멘터리에서 황우석 박사는 공익제보자였던 류영준 강원대 교수가 18년 전 내부 고발 당시 자신에게 결혼식 주례를 부탁하고 아이의 대부가 돼 달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겉으로는 가깝게 지냈지만 뒤로는 ‘황우석 사태’를 고발했던 MBC PD와 연락을 이어갔다는 것이다.

▲ 지난 2017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는 류영준 교수. 사진=김도연 기자
▲ 지난 2017년 미디어오늘과 인터뷰하고 있는 류영준 교수. 사진=김도연 기자

하지만 류 교수는 천주교 신자가 아니라 황 박사에게 첫 아이의 대부를 요청한 사실이 없고, MBC PD와 연락을 시작한 것은 2005년 6월로 첫 아이 출생 3개월 이후라고 밝혔다. 류 교수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너무나 명백하게 증명이 가능하다. 이미 책이나 자료들로 나와 있는 것만 비교해도 맞는 게 없다”며 “(황 박사가) 왜 그렇게까지 하는가 생각해 보면, ‘예전에 그렇게 친했는데’라는 메신저에 대한 프레임을 짜기 위한 걸로 보인다. 제보자에 대한 불순한 의도, 동기를 부각시키기 위해 그랬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21일 성명에서 “넷플릭스가 공익제보자의 의도를 폄훼하고, 제보자를 고통스럽게 하는 영상을 전 세계에 스트리밍하는 것은 공익제보자를 괴롭히는 행위에 동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해당 다큐멘터리는 배신자라는 취지의 발언을 한 황우석 씨의 발언을 서로 다른 견해로 치부하며 공익제보자가 부도덕한 사람으로 비춰지는 상황을 연출했다”며 “넷플릭스는 제작사를 통해 이 사실을 전달받았음에도 공익제보자의 피해를 방치하고 있다. 그로 인해 류영준 씨는 지난 3개월 동안 황우석 지지자를 포함한 불특정 다수에게 또다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고 했다.

▲ 지난 6월 공개된 '킹 오브 클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진=Peddling Pictures 페이스북 공식 계정
▲ 지난 6월 공개된 '킹 오브 클론'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사진=Peddling Pictures 페이스북 공식 계정

미디어오늘 취재에 따르면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 : 황우석 박사의 몰락’의 제작사 ‘패들링 픽처스’(Peddling Pictures)와 계약자 넷플릭스UK는 지난 5일 다큐멘터리에 대한 사실 관계 정정을 요구하는 류영준 강원대 교수에 “우리는 다큐멘터리에서 나온 주장의 진실성에 대해 어떤 견해도 표명하지 않았다”며 사실상 정정을 거부했다.

‘패들링 픽처스’는 이메일에서 “특정 상황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서로 다른 기억을 포함한 건, 둘 중 하나가 사실이라는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견해가 있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며 “다큐멘터리에서 제작자는 참가자 인터뷰에 나온 진술의 진실성에 대해 어떤 견해도 표명하지 않았다. 또한 황우석 박사의 그 주장이 당신이 말했던 것들이 허위라거나 당신의 행동이 비윤리적이었다는 걸 시사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이 메일은 넷플릭스와 공통된 의견”이라고 밝혔다.

[관련 기사 : 황우석 넷플릭스 다큐에 공익제보자 “최소한 팩트체크는 해야”]
[관련 기사 : “개인 피해 막심” 호소에도 황우석 넷플릭스 다큐 정정 거부]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