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김어준, 주진우, 최경영.
▲왼쪽부터 김어준, 주진우, 최경영.

국민의힘이 “김만배-신학림 허위 인터뷰를 마치 사실처럼 전제하고 허위 사실을 그대로 방송해 윤석열 대통령 명예를 크게 훼손했다”며 14일 라디오 시사프로그램 진행자 김어준씨와 주진우·최경영 기자에 대한 형사 고발에 나섰다. 지난 7일 뉴스타파 보도를 인용 보도했던 MBC 기자 4명을 형사 고발한데 이어, 보도 내용을 전하며 논평에 나섰던 시사프로그램 진행자들까지 형사고발에 나선 것이다. 

앞서 조선일보는 13일 <공공재 라디오가 ‘가짜뉴스 확성기’ 됐다>란 제목의 지면기사에서 “지난해 대선을 사흘 앞두고 등장한 ‘윤석열 커피’ 가짜 뉴스가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었던 배경 중 하나로 공공재인 전파를 이용하는 라디오가 지목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민주당 성향 인사들이 대거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진행자가 됐는데, 이들의 편파성이 가짜 뉴스를 확산시키는 스피커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러자 기사가 나간 당일, 국민의힘 미디어정책조정특별위원회·가짜뉴스괴담방지특별위원회·미디어법률단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고발을 예고했다. 국민의힘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은 2022년 3월7일 ‘대장동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을 만한 영상’, ‘지금까지 언론들이 보도하던 대장동하고 완전히 다른 얘기 아닙니까?’라며 대장동의 몸통이 윤석열 후보라는 이재명 후보 측의 주장과 똑같은 허위 사실을 유포했다”고 주장했다. 

또 “KBS 1라디오에서 <주진우 라이브>를 진행하는 주진우는 3월7일 ‘대장동 관련된 김만배 녹취록이 나왔는데요. 대선의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이거 김만배 씨의 목소리가 직접 나왔기 때문에 좀 의미가 있는데요’라며 해당 녹취록 내용을 진실로 전제하면서 윤석열 후보 관련 의혹을 부풀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KBS 1라디오에서 <최경영의 최강시사>를 진행하는 최경영 역시 3월7일 ‘주임검사가 커피를 타 줬고 첫 조사와 달리 되게 잘해줬다고 말했는데, 당시 윤석열 검사는 담당과장이었죠. 어젯밤 뉴스타파에서 김만배가 자신의 지인인 신학림 전 언론노조위원장에게 말한 내용도 일치했습니다’라며 해당 녹취록 내용을 진실인 것처럼 호도하는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대선공작 게이트 관련 허위 날조 인터뷰를 사실인 것처럼 과도하게 표현하거나 인용한 여러 사례 가운데 심각성이 유독 심한 위 세 사람을 우선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대다수 시사프로그램에서 당시 뉴스타파 보도내용을 다뤘던 만큼, 이번 고발이 정부비판에 적극적이었던 진행자를 솎아내기 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은 불가피해보인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시사 제작 프로그램에 대해서도 철저히 분석해 법적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추가 고발까지 시사했다. 

이 같은 움직임에 전국언론노동조합은 “막가파식 묻지마 고발”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언론노조는 13일 성명에서 라디오 진행자 고발을 두고 “국민의힘은 ‘심각성이 유독 심한 진행자들을 우선 고발하는 것’이라고 했지만, 이외에도 이 사안을 인용 보도한 언론사들에 대해서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며 특정 인사들만 골라 고발에 나선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민석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참에 눈엣가시 같던 언론인과 방송인들을 탄압하고 방송에서 퇴출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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