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방송공사(EBS) 노조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이동관)에 최기화 감사 선임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방통위는 지난 7일 최기화 전 MBC 보도국장을 EBS 감사로 임명했다. 최기화 EBS 감사는 박근혜 정부 때 MBC 보도국장, MBC 기획본부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8년 해임된 이후 국민의힘 추천으로 방송문화진흥회 이사를 지냈다.

▲ 2018년 8월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 항의를 받고 있는 최기화 이사(왼쪽)와 김도인 이사. 사진=노지민 기자
▲ 2018년 8월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전국언론노조 MBC본부 조합원들 항의를 받고 있는 최기화 이사(왼쪽)와 김도인 이사. 사진=노지민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EBS지부는 지난 7일 성명을 내고 “최기화씨는 MBC 보도국장 시절 대기업 실세에게 ‘형님’이라 칭하며 부적절한 감사 문자를 보내는가 하면, 자사 보도 비평이 담긴 노조보고서를 찢어버리고 부당노동행위로 벌금형에까지 처해진 인사”라고 비판했다.

또 “취재차 전화한 타 매체 기자에게 반말을 내뱉더니 입에 담기도 민망한 상스러운 욕설을 해댄 인물이다. 언론인으로서의 사명감도, 자존심도 없을 뿐 아니라 최소한의 양심이나 교양마저 갖추지 못한 인물이 EBS의 경영과 회계를 감시하며 경영상의 결정들이 정당한지의 여부를 판단해야 할 자리에 임명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방통위는 지난달 28일 6기 방통위 출범 직후 첫 회의에서 정미정 전 이사의 후임으로 강규형 전 KBS 이사 임명안을 의결했다. EBS지부는 “불과 며칠 전 제대로 된 검증 과정도 거치지 않은 채 KBS 이사 자리에서 불명예 해임된 인사를 EBS의 이사로 선임한데 이어, 이번에는 더욱더 가관인 인물을 감사로 임명한 것”이라며 “EBS가 공영방송 장악, 언론 탄압에 앞장서던 구시대 인사들을 위한 답례품인가? EBS가 타방송사 해임 이사들을 위한 원로 집합소인가?”라고 물었다.

EBS지부는 “EBS 임원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균형감이 요구되는 자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통위의 계속되는 부적절한 인사 행태에 EBS 구성원들은 분노를 넘어 두렵기까지 하다”며 “EBS를 정치와 이념에서 벗어난 청정지대로 만들 때, EBS는 학교교육 보완, 평생교육 강화라는 설립의 목적에 부합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미래 세대는 편향되지 않은 올바른 사고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EBS지부는 “이동관 방통위원장에게 다시 한번 경고한다. EBS를 정쟁의 장으로 만들 부적절한 인사를 철회하라”라며 “최기화 씨에게도 강력하게 요구한다. 교육방송 감사의 자격이 되는지 자문해 보라. 자신이 지난날 했던 언행을 깊이 반성하고 자숙하여 스스로 사의를 표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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