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홍 민주당 의원이 이종섭 국방장관에게 “박정희 대통령은 남로당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지만 전향했으니까 괜찮다(라고 하는데). 홍범도 장군은 43년에 돌아가셨는데 어디다 전향하느냐? 일본 정부에 하나? 카자흐스탄 정부에 전향을 하나?”라고 꼬집었다. 

유기홍 의원은 지난 4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종섭 장관에게 “결국 홍범도 장군 흉상을 육사에서 철거하기로 했다고 한다. 민족사에 역행하는 폭거가 아닐 수 없다”며 “더구나 그 배후에 국방부가 또 윤석열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정황이 있어서 더욱 심각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어 “그 자리에 백선엽 장군 흉상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하셨죠? 앞으로 설치될 수도 있느냐?”고 물었다. 이종섭 장관은 “지금 그걸 제가 답변드리기는 제한되고 현재 계획은 없다”고 답했다.

유기홍 의원은 “현재 계획은 없다? 앞으로 꿈도 꾸지 마시라는 의미에서 제가 몇 가지 말씀드리겠다”며 “지난번 박민식 보훈부 장관이 사실과 다른 얘기를 해서 제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백선엽 장군이 자기가 쓴 회고록에서 간도특설대로 독립군 토벌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적어놓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백선엽 장군에 대해서는 군 내에서도 반대가 많았다. 베트남 전쟁 당시 우리 한국군 사령관을 지낸 전쟁 영웅인 채명신 장군이 백선엽 장군을 명예 오성장군으로 추대하자고 했을 때 신문에 절대로 안 된다고 기고했다”며 “간도특설대로 독립군을 토벌한 사람이, 그런 국가관을 가진 사람이 명예 오성장군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유 의원은 “국방부 장관은 앞으로 백선엽 장군을 육사나 국방부 앞에 설치하면 어떤 역사적 심판을 받게 될지 잘 생각해 주시기를 한번 그 역사 앞에 옷깃을 여미고 생각해 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기홍 의원은 “홍범도 장군은 본인뿐만 아니라, 온 가족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순국했다. 부인은 이름도 남아 있지 않고, 1908년 고문 과정에서 돌아가셨고, 큰아들인 홍양순 씨도 1908년 전투 과정에서 전사했다. 차남도 마찬가지다. 온 가족이 독립유공자인 집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홍범도 장군 유해를 송환할 무렵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에 세 가지 의견이 있었다. 대한민국으로 모시자. 아니다. 홍범도 장군 고향이 평양이니까 북한에 모시자. 그러지 말고 통일 후에 조국으로 모시자. 여기에 북한의 개입도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그래서 노태우 정권, 김영삼 대통령 당시 대한민국으로 모시고 오지 못했던 이유다. 그런데 정말 우리가 노력해서 홍범도 장군님을 대한민국으로 모셔 왔다. 이런 홍범도 장군을 부관참시하고 있다. 카자흐스탄 고려인 사회가 지금 통곡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유기홍 의원은 “박정희 대통령은 남로당으로 사형 선고까지 받았지만 전향했으니까 괜찮다고 한다. 홍범도 장군은 43년에 돌아가셨는데 어디다 전향을 하나? 일본 정부에 하나? 카자흐스탄 정부에 전향을 하느냐?”며 “도대체 생각이라는 걸 좀 하고 말들을 했으면 좋겠다. 역사의 죄를 더 이상 짓지 마시라”고 비판했다.

유기홍 의원과 이종섭 장관의 질의응답은 영상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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