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 홈페이지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사진=국토교통부 홈페이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양평고속도로 의혹을 보도한 언론을 지목해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CBS 측은 “가짜뉴스 발언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원 장관은 2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오후 현안 질의에서 허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애초 원 도로망일 때는 거의 일직선화한 연결 구조가 나왔다”고 하자 “언론이 가짜 도면까지 동원해 유포하고 있는 가짜뉴스의 대표적 경우”라고 말했다. 특정 언론을 지목하며 “자료를 국토부로 인용했는데 우린 이를 사법 조치할 것”이라고도 했다.

원 장관은 “결론적으로 서울·춘천 간 교통정체 해소 목적은 계속 살아있는데, 이를 서울·춘천고속도로에 연결시킨다는 그 표현이 나오는 순간부터 거짓말이고, 이를 설명했는데도 도면과 함께 주장하는 것은 대표적 가짜뉴스 선동”이라고 했다. 

원 장관이 지목한 언론 보도는 CBS를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CBS는 지난 14일 <서울-양평고속道… ‘강상면안’이 예타서 빠진 이유>라는 단독보도를 통해 2021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예비타당성 조사 당시 국토부가 ‘양서면 안’(원안)을 최적안으로 조사를 의뢰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CBS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국토부가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방안 때문에 양서면 안을 고려했을 가능성을 제기했고, 설명을 돕기 위해 국토부 그림 자료 위에 서울·양평 고속도로와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연결한 그래픽을 활용했다.

이는 김건희 여사 일가 땅 특혜 논란을 부른 ‘강상면 안’(수정안)이 최적이라는 국토부 입장과 배치되는 보도다. 국토부는 CBS 보도에 “기사에서 추정하고 있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과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연결하는 사업은 제2차 국가도로망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것”이라는 반박 입장을 내기도 했다. 

▲ 7월14일 CBS 노컷뉴스 보도 갈무리.
▲ 7월14일 CBS 노컷뉴스 보도 갈무리.

해당 기사를 보도한 CBS 한 기자는 2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원래 국토부 그래픽에 우리가 취재한 도로 노선을 그림으로 그려 보도한 것으로 그래픽 출처가 국토부라서 이를 밝혔던 것”이라며 “국토부가 오해의 소지가 있으니 그래프는 내려줄 수 있냐고 요청해 국토부 도면 그래프를 내리고 (다른 지도로) 교체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 도면 그래픽에 CBS 취재 내용을 덧붙였는데, 국토부 입장에선 CBS 취재 내용까지 국토부가 제공한 것처럼 오해할 수 있으니 그래픽을 교체해달라는 요청이었다. 

CBS 기자는 “국토부와는 반론 과정에서 잘 마무리됐고, 우리 취재 내용이 가짜뉴스라서 국토부가 그래픽을 내려달라고 했던 건 아니었다. 원 장관이 그래픽을 빌미로 기사 자체를 가짜뉴스로 규정했는데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사 내용엔 문제가 없다. 원 장관이 기사 내용을 제대로 읽고 이야기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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