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동부권(순천·광양 등)을 담당하는 인터넷 매체 기자가 언론인 신분을 이용해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으로 회사에서 면직됐다. 해당 기자는 이권에 개입한 적 없고 자신이 순천시 비판 기사를 쓴 이후 순천시장 측 압력을 받아 회사에서 부당해고했다고 주장했다. 또 순천시장 측근으로부터 자신이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시장 측근은 해당 기자가 자신에게 먼저 폭력을 행사했다고 반박했다. 

더팩트 광주전남취재본부(이하 광주전남본부)는 지난 3일 전남동부권을 취재하는 유아무개 기자(국장)를 면직(계약해지)했다. 광주전남본부는 “유 국장이 순천·광양 등 지자체를 대상으로 특정 사업을 부탁하거나 취재 보도해 이권 개입한 논란을 제보받아 일부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후 보도될 기사의 본질보다 단체장 등에게 앙갚음으로 보여질 의도가 크고 본부의 실익이 없다는 결론”이라고 면직 사유를 통보했다. 

앞서 유 국장은 지난달 28일 <순천시 폐기물처리장 선정 문제점(상)…폐촉법 위반(?)>이란 기사를 보도했고, 해당 사안을 총 3회에 걸쳐 보도하겠다고 예고했다. 지난 2일에는 <노관규 순천시장, 그린아일랜드 원상복구 ‘거짓말’ 논란>이란 기사로 순천시장을 비판했다. 광주전남본부에선 해당 기사들이 유 국장 이해관계에 따른 보복성 기사로 판단한 것이다. 

▲ 더팩트 6월28일자 기사 갈무리
▲ 더팩트 6월28일자 기사 갈무리

 

순천 지역 사정에 밝은 복수 인사를 취재한 결과, 유 국장은 순천시 등 지자체에서 일을 받은 사업자와 한 사무실을 썼는데 최근 사업자가 변경되면서 유 국장이 사무실에서 나가야했다. 이 과정에서 유 국장이 순천시 측에 항의를 했는데 일각에선 언론인의 압력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문승용 광주전남본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유 국장이) 다른 사업자와 연결시켜주는 작업을 했다는 제보가 와서 그 부분을 확인했고, 유 국장 본인도 그렇게 한 사실은 있다고 인정했다”며 “(이권 개입에 대한 문제를 지적한 이후에도) 유 국장이 또 순천시장 비판 기사를 썼는데 ‘정당성을 잃었으니 기사를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지만 받아들이지 않아 면직했다”고 말했다. 

유 국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이권 개입에 대해 부정하며 “사업자와 사무실을 같이 쓰긴 했지만 순천시에서 사업하지 않는 분”이라며 “회사에서 내가 어떻게 사업자와 결탁했는지 제대로 얘기해주지 않고 내 소명도 제대로 듣지 않는 등 (계약해지)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어떻게 대응할지 법률검토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 국장은 순천시 측 압력을 받은 더팩트 광주전남본부가 자신을 부당하게 면직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광주전남본부와 순천시 측은 모두 유 국장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광주전남본부 측은 유 국장의 이권개입 관련 제보자가 순천시청과 관계없는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 더팩트
▲ 더팩트

 

또 유 국장은 면직 이후인 지난 5일밤 순천시장 측근에게 순천 지역 한 공원에서 일방적으로 폭행당했다고 주장했다. 유 국장에 따르면, 순천시장 선거 등을 도운 측근 A씨에게 자신의 면직 등에 대해 항의하던 중 A씨가 자신을 폭행했다. A씨가 유 국장의 나이 차이가 10살 이상 나기 때문에 유 국장은 자신이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주장했다. 유 국장은 다음날인 6일 병원에 입원해 8일 퇴원했다며 진단서와 입원확인서, 폭행 현장에 있었다는 목격자의 진술서 등을 첨부해 특수폭행 등 혐의로 A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A씨는 유 국장이 자신을 먼저 폭행했고 이를 방어하는 차원의 동작이 있었다면서 유 국장 주장을 반박했다. 적어도 쌍방폭행이란 주장이다. A씨는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유 국장이) 다짜고짜 욕설을 했고 때리려고 해서 방어하려고 했는데 그게 다였다”며 “10년 이상 차이나는 분에게 내가 어떻게 먼저 주먹질을 하겠나”라고 말했다. 

순천 지역에서는 관련 보도가 나오지 않다가 지난 17일 호남매일이 <중견 기자 야간에 폭행당해 ‘논란’>이란 제목으로 유 국장이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반영된 기사가 나왔다. 

A씨는 “유 국장이 나에 대해 제보받은 게 있으니 기사를 쓸 수밖에 없다며 협박성 발언을 해서 난 ‘사실관계를 확인해서 써야 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유 국장이) 욕을 시작했다”며 “이러한 내용을 (호남매일) 기자에게도 설명했는데 사실관계에 맞지 않는 기사가 나왔다”고 말했다. 유 국장은 “광주전남본부를 비롯해 순천시장 눈치보느라 지역기자 다수가 (이 사안 관련) 기사를 쓰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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