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논평 장면. ⓒMBC 보도화면 갈무리
▲21일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논평 장면. ⓒMBC 보도화면 갈무리

“30여 분간의 발표에서 엑스포 개최 장소로서의 북한의 경쟁력, 아 다시 하겠습니다. 30여 분간의 발표로서 엑스포 개최 장소로서의 부산의 경쟁력을 보여주었고…”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이 21일 오후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과 프리젠테이션에 대해 평가하다 실수로 ‘부산’을 ‘북한’이라고 잘못 발음했다. 바로 전날(20일) 국민의힘은 똑같은 실수를 한 KBS를 향해 “윤석열 정부를 공격하기 위한 노골적인 방송범죄”, “개인적 실수가 아닌 KBS의 염원이 무의식중에 튀어나온 대참사”(박성중 의원), “동네 방송에서도 있어선 안 될 한심한 사고”(안병길 의원)라고 맹비난을 퍼부으며 KBS 사장 퇴진을 요구했다. 

자신들의 수석대변인도 똑같은 실수를 한 상황에서, 브리핑 뒤 ‘애초 KBS를 향한 공세가 지나쳤던 것 아니냐’는 취지의 KBS기자 질의와 유상범 수석대변인의 답변이 이어졌다.  

KBS기자 : “아까 실수로 북한이라고 말씀하셨잖아요. 말씀하실 때.”

유상범 대변인 : “다시 읽었잖아요.”

KBS기자 : “저희도 어떻게 보면 아나운서가 실수할 수 있다고 보시지는 않으시는지?”

유상범 대변인 : “준비된 사람의 행동과 저처럼 바로바로 하는 사람의 발언의 잘못과 그것을 같이 취급하는 것은 지나치게 합리화하는 거 아니겠어요?”

KBS기자 : “그런데 대변인님도 준비하신 말이잖아요?”

유상범 대변인 : “자, 이 정도로 합시다. 본인들의 얘기잖아요. 이미 정리가 됐는데 그것을.”

KBS기자 : “대변인도 준비할 원고를 읽으신 거고 저희도 준비한 원고를 아나운서가 읽은 것 아닙니까?”

유상범 대변인 : “이런 식으로 질문하실 거면 의미가 없습니다. 네. 자, 마무리하겠습니다.”

앞서 KBS는 19일 <뉴스7>에서 윤석열 대통령 해외 순방 소식을 전하며 앵커가 ‘부산 엑스포’를 ‘북한 엑스포’로 잘못 말해 공식 사과하고 문제가 된 대목을 재녹화했다. 백경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KBS의 발음 실수에 “수신료의 가치를 생각한다면 해프닝으로만 웃고 넘길 수 없다”며 “국민은 부산을 북한이라 하는 공영방송에 수신료를 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KBS를 향한 국민의힘의 ‘과잉 대응’이 아니었다면 유상범 수석대변인의 실수가 기사화되는 일도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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