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의 아들 학교폭력 사건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지 않았던 하나고가 당시 장난감총으로 위협한 사건 등 다른 사례엔 학폭위를 개최한 것으로 드러나 이 특보 아들에게만 특혜가 제공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6일 오전 국회 본관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하나고에서 받은 하나고 학폭위 심의현황 자료에 따르면, 이동관 특보 아들 학폭이 있었던 2012년 같은 해에 2차례 학폭위가 열린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장 의원은 개최된 사유를 보면 ‘장난감 총 등으로 위협적인 태도를 취함’, ‘신체가 작다고 놀리자 주먹으로 뒤통수를 때림’, 하나고 학폭위는 2건에 대해 ‘조치없음’ 결정을 내렸고, 사안의 심각성이 중대하지 않고, 심의 이전에 상호간에 사과와 용서 등이 이뤄졌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밖에 2012년 이후에도 하나고에서 학폭위가 열린 사례 중에는 ‘쟤는 원래 인사도 안 하잖아 등 감정 섞인 말, 째려보는 것 등으로 정서적 폭력을 당했다고 함’, ‘사소한 말다툼이 원인이 되어 상대방을 주먹으로 때림’, 이러한 사안들만으로도 학폭위가 열려 심의됐다고 장 의원은 제시했다.

그는 “가해자가 사과를 했어도 피해자가 용서를 했어도 당시 관련 법률에 의해 학폭위가 개최됐다”고 강조했다. 장 의원은 “이동관 특보 아들은 미꾸라지처럼 학폭위 개최도 없이 전학으로 빠져나갔다”며 “그리고 나서 이동관 특보 아들은 명문대에 입학했다. 전학이 불이익이 아니라 특혜로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이밖에도 ‘선도위원회에서 권고 전학을 하기로 했다’는 이동관 특보의 주장에 대해 “선도위는 개최된 적이 없다”고 반박했고, ‘지금까지 학폭위 열었는데 처벌한 일이 없어서 이동관 아들도 학폭위를 열었다면 징계 안했을 거다’라는 해명에도 “처벌한 일이 없었던 사안들은 이동관 아들 학폭 수위와는 너무나 달랐다”고 지적했다. 그는 “장난감 총 위협과 친구 머리를 책상에 300번 이상 내리침이 비슷한 수준이냐”며 “학교 이사장에게 전화한 것도 모자라 학교 관계자들의 거짓 증언에도 개입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특보 아들 학폭사건 관련 학폭위를 열지 않았던 하나고가 다른 사건으로는 학폭위를 개최한 현황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특보 아들 학폭사건 관련 학폭위를 열지 않았던 하나고가 다른 사건으로는 학폭위를 개최한 현황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권칠승 같은당 수석대변인도 이날 오전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다른 학폭 사건과 달리 이동관 특보 아들만 학폭위가 열리지 않은 점을 두고 “정권의 핵심 실세였던 이동관 특보의 아들이 아니었다면 학폭위를 피해 갈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정권 실세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공식적인 징계 절차에서 혼자 예외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특혜이자 갑질”이라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을 향해 “‘학폭은 자유롭고 공정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던 입장은 이 특보 아들의 학폭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되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정권 실세라는 힘을 통해 아들의 학폭 사건을 은폐했다면 어떠한 지위의 공직도 맡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특보 아들 학폭사건 관련 학폭위를 열지 않았던 하나고가 다른 사건으로는 학폭위를 개최한 현황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특보 아들 학폭사건 관련 학폭위를 열지 않았던 하나고가 다른 사건으로는 학폭위를 개최한 현황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의 대언론 전방위 행보를 규탄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가 브레이크 없는 폭주를 계속하고 있다”고 규정하면서 “KBS 사장을 찍어내기 위한 전방위적인 탄압, 초유의 MBC 압수수색, YTN 민영화 시도까지, 수많은 언론인의 해직과 언론 자유 몰락을 야기했던 MB정권의 언론 장악 막장극 재방송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수법은 물론, 이동관이라는 핵심 등장인물까지 똑같다”며 “현재 강행 중인 언론 장악 시도도 이동관 특보의 작품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 정도”라고 우려했다.

이 대표는 “이동관 특보의 방통위원장 지명은 언론 자유의 종말이 될 것”이라며 “MB정권 몰락의 출발이 언론 탄압이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제기구의 한국 언론자유의 추락 우려를 두고 “MB정권이 들어서자마자 부분적 언론자유 국가로 추락했던 모습의 데자뷰”라며 “그때도 지금도 주역은 이동관 특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시도를 두고 MB정권 언론장악 막장극을 재방송 보는 것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6일 오전 국회 당대표 회의실에서 주재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동관 특보의 방송통신위원장 임명 시도를 두고 MB정권 언론장악 막장극을 재방송 보는 것 같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이 대표는 “방송 장악하고 언론 줄 세운다고 정권의 실정이 감춰지지 않는다”며 “‘땡윤뉴스’ 만든다고 해서 떠나간 민심이 돌아오지도 않는다. 이동관 특보 지명 의사 포기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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