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국 전 더불어민주당(현 무소속) 의원의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에 민주당 내 비판이 거세다.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행태와 참 많이 닮아 보인다는 목소리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14주기를 앞두고 나온 반성이지만 최근 내부 비판과 쇄신 요구 목소리에 강성 지지층의 공격이 다시 기승을 부린 데 대한 우려의 의미로도 해석된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작심하고 민주당 내부와 지지층의 행태를 비판했다. 고 의원은 “지난 4·19를 앞두고 우리 민주당이 4·19 역사 앞에 얼마나 떳떳한지 자문해본 바 있다”며 “민주당 안에서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 사건이 터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고 의원은 “자신의 희생으로 모두를 살린 대통령님 앞에서 우리는 과연 떳떳할 수 있는지, 솔직히 자신이 없다”며 “이번 코인 사태와 관련해 우리는 기민하지도 단호하지도 못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기보다 ‘왜 내 말을 믿지 않느냐’며 윽박지르고 △민심의 잣대가 아닌 법의 잣대로만 판단하며 △내 탓 아닌 남 탓하기에 여념이 없는 독선으로 점철돼 있다는 점을 들어 “하지만 코인 사태에서 비춰진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들 눈에는 윤 대통령과 닮아도 참 많이 닮아보였다”고 비판했다.

고 의원은 △문제를 지적하는 이들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윽박지르고 민주당의 쇄신을 외친 청년 정치인들을 8적, 수박이라며 좌표 찍기와 문자 폭탄을 퍼부었고 △코인 투자가 불법이 아닌데 뭐가 문제냐고 하며 △검찰의 야비한 표적수사의 결과물이라고 말한다고 사례를 제시했다. 고 의원은 코인이 불법은 아니지만 국회의원에게 개인의 권리를 제한하는 겸직금지와 재산공개라는 제도가 왜 있는지 생각해야 하며, 검찰 표적수사 여부의 판단은 우리가 아닌 국민들에게 맡겨야 했다고 반박했다.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코인사태에서 민주당의 모습은 윤석열 정권과 참 많이 닮아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2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불거진 코인사태에서 민주당의 모습은 윤석열 정권과 참 많이 닮아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고 의원은 “민주당의 모습은 국민이 아닌 민주당을 살리는 일에만 전념하고 있는 것만 같다”면서 “노무현 대통령 14주기 서거일을 앞두고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다시금 우리 스스로를 정직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청년정치인들에 대한 강성 지지층의 도 넘은 공격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폭력과 분명하게 선을 그어야 한다”며 “폭력으로 당의 언로를 막는 행위는 당을 망치고 민주주의를 무너뜨린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청년정치인들과 시도 대학생위원장들이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쇄신을 요구하자 그 직후부터 지금까지 강성 지지층이 젊은 대학생위원장들에게 도를 넘은 적대와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사실과 다른 음해와 가짜뉴스,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 좌표찍기, 색깔론, 협박, 고발 등 으로 이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자기와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집단적으로 언어폭력을 일삼고, 적대하고 증오하고 욕설과 협박으로 주저앉히려는 행태는 명백한 정치 폭력”이라고 규정했다. 

김 의원은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진 민주당이 어떻게, 무슨 자격으로 윤석열 정부의 실정과 독선을 비판하고 국민의힘과 경쟁해서 이길수 있겠느냐”며 “민주당 지도부가 책임있게 나서야 한다. 대학생위원회를 향하고 있는 정치 폭력에 대해 실상을 조사하고 이를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이런 폭력행태를 조장하는 일부 유튜브, 커뮤니티와 거리를 두어야 한다”며 “지금의 상황을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함께 같은 당의 이원욱 의원도 21일 자신이 받은 강성 지지자의 문자를 소개하면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자랑스런 민주당원으로 여길 수 있겠느냐” “이걸 보고도 강성 팬덤들과 단절하고 싶은 생각 없느냐”고 반문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기흥동탄IC 입구에서 대일 굴욕외교 규탄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원욱 페이스북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3일 기흥동탄IC 입구에서 대일 굴욕외교 규탄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사진=이원욱 페이스북

이 의원이 받은 문자를 보면 이 지지자는 “더불어 열린개혁민주당(수박파괴당·미꾸라지 사냥 메기당·윤석열탄핵당)을 창당하라”며 “비례의원을 열린공천으로 선발하고, 호남·영남 모든 지역구와 수박의원×× 공천지역구·국힘당 쓰레기의원 지역구에 열린공천으로 출마시키면, 최소 20석에서 50석은 가능하다”고 썼다. 그는 민주당 수박의원××들과 100% 국민경선으로, 단일화를 조건부로 출마시키고, 대선후보도 이재명과 단일화를 조건으로 국민경선으로 내세우라고 제안했다. 현재 민주당 의원 70%는 쓰레기라고도 했다.

이 지지자는 탈당한 손혜원 송영길 김남국 윤미향 윤관석 이성만 등과 열린민주당, 용혜인 의원에다 조국 조민, 개혁 유튜버까지 합류하고 개혁열린민주당과 합해서 151석만되면 된다며 “200석 주어도 수박들이 다수이면 그런 민주당은 국힘당 만도 못하다”고 적었다. 그는 “수박놈들은 이번에 박멸시켜야 한다”며 “수박놈들이 당선될 바엔 차라리 쓰레기 국힘당놈에게 의원직 주는 것이 휠씬 효과적”이라고 썼다고 이원욱 의원은 전했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들 중 수박이 다수면 국민의힘 보다 못하다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CBS 뉴스쇼 영상 갈무리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민주당 의원들 중 수박이 다수면 국민의힘 보다 못하다라는 말에 동의한다고 말하고 있다. 사진=CBS 뉴스쇼 영상 갈무리

이 같은 강성 지지자의 주장에 동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변호사)은 22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많은 당원들이 동의하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며 “200석 주어도 수박들이 다수면 민주당은 국힘당만도 못하다(라는 말에) 저도 이거 동의한다”고 말했다.

김남국 코인투자 의혹 수사도 특정 언론에 의해 형성된 여론 탓이라는 주장도 폈다. 현 부원장은 “민주당이 왜 이렇게 싸우지 못하냐, 내부 총질만 하고”라며 “김남국 사건도 영장이 두 번 기각됐는데 조선일보에서 딱 터뜨리니까 그다음에 여론으로 쫙 형성해서 그 다음에 영장 청구해서 영장 받아서 가는 구조”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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