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빈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서 허위선동 가짜뉴스가 민주주의와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27일 한미동맹 70년 기념 미국 의회 상하원 합동 연설에서 “지금 우리의 민주주의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며 “세계 도처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가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여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허위 선동과 거짓 정보로 대표되는 반지성주의는 민주주의를 위협할 뿐 아니라 법의 지배마저 흔들고 있다”며 “이들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며 “피와 땀으로 지켜온 소중한 민주주의와 법의 지배 시스템이 거짓 위장 세력에 의해 무너지지 않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용감하게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기업에 불이익이 예상되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 지원법 등 독소조항에 대한 해소나 완화 요구를 해당 법률을 제정한 미 상하원 의원들 앞에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대신 우리 기업이 미국에 많이 기여하고 있다는 설명만 나열하는데 그쳤다. 윤 대통령은 “배터리, 반도체, 자동차 등의 분야에서 미국에 진출한 글로벌 한국 기업들은 미국 내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며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은 2020년 기준 약 1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했으며, 2024년 하반기부터 가동될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 현대차 공장도 연간 30만 대의 전기차와 수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정보가 전세계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7일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허위 선동과 거짓정보가 전세계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께서 방문한 미시간주 베이시티 SK실트론 CSS는 한국 기업이 미국 회사를 인수해 성장시키는 또 다른 모범 협력 사례”라며 “이러한 호혜적 한미 경제 협력이 곳곳에서 이어질 수 있도록 의원 여러분들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윤 대통령 연설에 대해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28일 오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법 개정의 권한을 가진 미 의회에서의 연설을 통해 우리 미래산업에 족쇄가 된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독소조항 완화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렸다”며 “우리 미래산업의 활로를 찾아야 할 대통령으로서 양국의 호혜적 경제협력을 위해 한국에 대한 무역장벽을 제거해줄 것을 호소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허위 선동, 거짓 정보에 의한 민주주의 위기 언급을 두고 “워싱턴포스트 오역 가짜뉴스는 누가 만들었느냐, ‘바이든·날리면’ 사태부터 ‘무릎’ 망언까지 매번 거짓과 왜곡으로 잘못을 부정하며 국민을 분열시킨 것은 바로 대통령과 집권 여당”이라며 “또한 현재 우리 민주주의의 최대 위협 요인은 정치의 사법화와 검찰화로 점철된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권 수석대변인은 “‘행동하는 동맹’을 부르짖으며 미 의회의 박수를 받고, 민주주의를 위협한다는 ‘가상의 적’을 비난할 수는 있어도, 대한민국의 국익을 위해 호소하는 것은 어려웠느냐”고 되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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