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성현 MBC PD. ⓒ넷플릭스
▲10일 넷플릭스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성현 MBC PD. ⓒ넷플릭스

넷플릭스가 10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삼엄한 경비 속에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연출자 조성현 MBC PD는 이날 간담회에서 “넷플릭스는 좋은 매체다. 다큐가 소비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고 말한 뒤 이번 다큐를 가리켜 “‘몹쓸 짓을 했다’로 끝나는 게 아니라, 피해자에게 어떤 일이 있었는지, 피해가 얼마나 끔찍했는지에 대해 가장 사실적인 내용을 보여줘야 한다는 데 집중했다”고 말했다.  

<나는 신이다>는 지난 3일 넷플릭스 공개 이후 시사교양물로는 유례없는 인기 속에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조PD는 “(<나는 신이다>와) 같은 내용을 MBC에서 틀 예정이었으나 내부적 이유로 엎어졌다. 너무 아까워서 넷플릭스에 제작 제안을 했고, 2년이란 기간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고 전한 뒤 “같은 주제를 PD수첩으로 했다면 8주에서 10주 동안 만들었을 거다. 만나는 사람도 적었을 거다. (이번에는) 200분 넘는 분을 인터뷰했다. 어떤 방송보다 심층적으로 취재해 들을 수 있었다”며 특별했던 제작과정을 설명했다.

조PD는 “(JMS 피해자) 메이플을 만나서 직접 인터뷰하기까지 40일을 기다렸다. PD수첩으로 만들었다면 아쉽지만 만나지 않겠다고 결정했을 것이다. 편성이나 취재 시간에 구애받지 않았다는 게 큰 차이였다”며 넷플릭스 오리지널 제작과정에서의 경험을 전한 뒤 “(이번 기회를 통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OTT를 통해 시사교양 콘텐츠를 본다는 걸 알게 됐다. OTT 시청자층에게 우리의 이야기가 새로운 이야기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부 선정적 장면과 묘사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건 영화나 예능이 아니라 실제 피해 사실”이라며 “지금까지 그렇게 많은 언론이 이 사건을 다뤘는데, 어떻게 이 종교단체는 (지금껏) 존재해왔을까 질문을 던지고 싶다”고 답했다. 그는 “‘50번 쌌어’라는 정명석 녹취 공개에 대해서도 말이 많은 걸로 알고 있는데, JMS는 이걸 AI 조작으로 교육하고 있었다.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계속해서 (사이비종교단체는) 또 다른 방어논리를 구축해나갈 것”이라며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그는 “메이플이 지금 한국 방송에 나온 게 처음이 아니다. JTBC 뉴스룸에 나온 적도 있다. 기억하는 분 있나”라고 되물으며 “(선정성) 문제의식은 존중하지만 또 다른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제작 의도를 고려할 때 필요한 장면이었다”고 해명했다. 조PD는 “(제작 과정에서) 가장 힘들었던 건 인터뷰에 응하기로 했던 피해자들이 당일에 갑자기 사라지거나, 인터뷰를 하지 않는 상황이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조성현 MBC PD. ⓒ넷플릭스
▲조성현 MBC PD. ⓒ넷플릭스

다큐 이후 JMS 신도를 색출하는 분위기에 대해선 “종교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에서 (특정 종교를) 믿고 있기 때문에 잘못이라고 얘긴 할 수 없다. KBS (더라이브 장면) 보면서 양가적 감정이 들었다”고 전한 뒤 “MBC 안에 (JMS 신도가)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 넷플릭스쪽도 엄청 의심했다”고 웃은 뒤 “어디에든지 그런 종교를 믿는 사람은 존재할 수 있다. 그들은 선택했을 뿐이다. 그들이 (사회에) 해악을 끼치는 게 아니라면 마녀사냥하면 안 된다. 잘못은 종교를 만든 교주와 리더들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질의응답 과정에선 다큐를 향한 혹평도 있었다. 이날 조선일보 기자는 “저널리즘 원칙이 있다. PD는 심판자가 아니다. 최소한의 객관성을 지키고 사건에 개입하지 않고, 떨어져서 사람들이 판단할 수도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다큐도 피사체와 일정 거리를 유지해야 하는데 이 프로그램은 그런 원칙을 지키려는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 이건 (다큐가 아니라) 대자보이거나 고발장에 가깝다”고 주장했다. 해당 조선일보 기자는 “상대가 너무나 순수한 악이기 때문에 (이번 다큐가) 정당화될 수 있지만, 다른 제작자가 다른 사안에 똑같은 방식으로 접근하면 흉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질의에 조PD는 “내가 다큐가 아닌 걸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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