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제 MBC사장. ⓒ연합뉴스
▲박성제 MBC사장. ⓒ연합뉴스

박성제 MBC사장이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연임 도전은 좌절됐다. 결과에 승복하고 제 부족함을 인정한다”고 했다. 박 사장은 “보도국장 때 뉴스를 살렸고, 사장이 된 후 국민 신뢰를 다시 찾았다. MBC를 지상파에 머물지 않는 콘텐츠 그룹으로 만들고 싶었다. 성과도 꽤 있었지만 저의 꿈을 여기서 접는다”고 했다. 박 사장은 “처음 도입된 시민평가단의 운영방식을 지적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도 잘 모르는 부분이라 제도를 탓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박 사장은 18일 156명의 시민평가단이 참여한 정책토론회에서 투표 끝에 최종 후보 2인에 들지 못하며 탈락했다. 

박 사장은 다만 자신의 탈락을 가리켜 “‘박성제는 탈세, 횡령, 배임, 노동법 위반, 부실 경영 등등으로 수사를 받아야 한다’며 온갖 가짜뉴스로 제 명예를 훼손한 몇몇 의원님의 작전은 성공한 듯 하다”고 했다. 박 사장은 “제 이름을 검색해 보고 그 황당한 거짓 주장에 영향받은 시민평가단 분들이 분명 계셨을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그렇게 반복적, 지속적으로 허위 비방을 해도 면책특권 혜택을 받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박 사장은 18일 정책발표회에서도 “맨날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나를 비난하는) 성명이 나온다. 이미 부당한 외압을 받고 있지만 기자들보다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MBC 차기 사장 선거가 다가오며 박 사장은 국민의힘 의원들의 입에 자주 등장했다. 임이자 의원은 “MBC가 지난 4년간 자행한 차별과 인권유린, 부당노동행위 등은 도저히 공영방송에서 일어날 수 없는 수준의 불법 행위들이었는데 특별근로감독 결과 이 모든 행위들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며 “박성제 사장은 국민 앞에 사과하고 법적 책임을 지길 바란다”(1월13일 원내대책회의)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박 사장의 연임 도전은 결국 공영방송 MBC를 영구히 장악하겠다는, 민노총의 언론노조의 계략이다”(1월20일 원내대책회의), “민주노총 간첩단 연루 사건은 팩트다. 그런데도 MBC는 민주당과 한통속으로 공안몰이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만으로도 박성제 사장의 연임은 후안무치한 것”(1월25일 원내대책회의)이라며 지속적으로 박 사장을 겨냥했다. 이 같은 여당의 여론전이 시민평가단 결정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게 박 사장의 입장으로 풀이된다. 

박성제 사장은 18일 정책토론회에서 “지난해 말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 한국인이 가장 즐겨보는 뉴스로 MBC가 꼽혔다. MBC 뉴스 유튜브 채널 조회수는 전 세계 1위 기록했다. 3년 연속 흑자 경영했다. 이 정도면 괜찮게 한 것 아닌가”라고 되물은 뒤 “그런데 아직도 배가 고프다. 더 잘하고 싶다”고 호소했으나 최종 후보에 들지 못했다. 박 사장의 연임 실패로 MBC는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박 사장은 “사장하면서 단 한 번도 뉴스나 시사프로그램 내용에 간섭을 한 적이 없다. 기자‧PD들의 양심과 소신을 믿고 외압을 막아준 것뿐”이라며 “앞으로도 MBC 언론인들이 진실만을 추구하는 보도를 위해 노력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 믿음을 바탕으로 이제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홀가분하게 떠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Life 2.0을 설계해 보겠다. 혹시 몰라서 또 말씀드리는데 그 설계도에 정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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