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의 TBS 출연금 복구 가능성을 놓고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이 “교통방송은 폐지하는 것이 맞다”며 “설득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간 ‘TBS 조례 폐지안’의 조정 여지를 남겨 뒀던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일부 목소리와 구분되는 발언이다.

▲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현기 의장. MBC라디오 유튜브 갈무리
▲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현기 의장. MBC라디오 유튜브 갈무리

10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김현기 서울시의회 의장은 “교통방송은 시대적 소명과 사명을 다 했고 더 이상 교통방송은 존립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지난 9일 CBS노컷뉴스 인터뷰에서도 김 의장은 편향성 등이 개선되면 서울시 지원 근거를 다시 살릴 수 있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전혀 없다”고 답했다.

지난 6일 임기를 시작한 정태익 TBS 대표는 미디어오늘 인터뷰에서 지역공영방송에 집중하며 변화 의지 등 근거를 마련해 서울시의회에 예산 복구를 설득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 대표는 “예산안 복구는 계속 강조해야 한다. 여력이 없어 당장 제작비 투입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설득 차원이 아니라 다시 한번 재고해달라고 간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간 서울시의회 국민의힘 의원들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울시 지원이 끊기는 ‘TBS 조례 폐지안’에 대해 조정 여지를 남겨뒀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지난해 11월 조례안 통과 직후 “조례 시행 유예 기간(2024년 1월 1일 전까지) 중 서울시의원이나 서울시장이 TBS의 전면 개편 방안 등에 대한 새로운 조례안을 제출하면 시민 의사와 이해관계자 의견을 토대로 숙고해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이라고 했고, 오세훈 서울시장은 “독립방송으로서의 TBS 위상은 존중한다”며 “모든 건 TBS 임직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거기에 서울시는 무한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 12일 '신년토론 TBS의 약속'에 출연한 문성호 시의원. 유튜브 갈무리
▲ 12일 '신년토론 TBS의 약속'에 출연한 문성호 시의원. 유튜브 갈무리

지난달 12일 서울 상암동 TBS 사옥에서 열린 ‘신년토론 TBS의 약속’에 출연한 문성호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은 “TBS가 진짜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공정성을 갖게 된다면 얼마든지 다시 손을 내밀 수 있을 것이다. 그런 희망을 전달드린다”며 “입법기관으로서 모욕적인 언사가 될 수 있고 법을 가지고 장난친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에 표현은 아끼겠다”면서도 “(조례 폐지안이) 뒤바뀔 수 있는 확률은 존재하고 수정 등의 방법도 존재한다”고 말했다.

김현기 의장은 교통방송 틀이 바뀌는 것에 대해선 서울시의회 소관이 아니라고 밝혔다. 10일 ‘시선집중’에서 교통방송 성격을 바꾸는 작업이 있게 되면 어떻게 되냐는 질문에 김 의장은 “현행 교통방송을 운영하기 위한 조례 제도가 다 변경이 돼야 한다”며 “(교통방송 성격을 바꾸기 위한 조례 개정은) 정책과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의회가 할 수 있는 성질은 아니다. 시청에서 시장, 교통방송 측과 논의해서 새로운 목적사업을 달성하기 위한 안을 제출할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교통방송은 시대적 소명이 다 끝났으니까 다른 방송으로 전환하는데 서울시의회 입장은 민간방송으로 전환해서 방송의 자율성, 편성의 자율성을 확보하라는 것”이라며 법적으로 상업광고가 불가능한 상황에 대해선 “앞으로 (TBS가) 방송통신위원회와 상의하면 된다”고 말했다.

▲ 지난해 11월 TBS에서 진행된 지속발전방안 시민 보고회. 사진=TBS 유튜브 갈무리
▲ 지난해 11월 TBS에서 진행된 지속발전방안 시민 보고회. 사진=TBS 유튜브 갈무리

한편, 지금의 TBS를 ‘교통방송’으로만 규정하기는 힘들다는 지적도 있다. TBS는 1990년 개국 초기부터 보도국을 운영했고 2013년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심사 때도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승인을 받았다. 2019년에는 서울시 미디어재단으로 독립법인이 승인됐다.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공영방송이라 하더라도 TBS가 독립적으로 시정 비판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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