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4기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김서중) 제6차 회의가 지난 1일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미디어오늘 사무실에서 열렸다.

이날 회의에는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원재 청년 독자, 이은용 전국언론노동조합 민주언론실천위원장, 이해수 고려대 미디어학 교육연구단 연구교수, 조아라 언론인권센터 활동가, 홍성일 한국예술종합학교 강사,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사무국장이 참석했다. 미디어오늘에선 이재진 편집국장, 김도연 기획문화팀장, 노지민 저널리즘팀 기자가 참석했다. (이하 직함 생략)

김어준 뉴스공장 6년, 평가 나열 아쉬워

홍성일=김어준씨가 뉴스공장을 해서 아침 9시대 시사저널리즘 퀄리티가 좋아졌느냐를 봐야 한다. (뉴스공장이) 시사라디오를 부흥시켰다라고 하는데 그렇게 보지 않는다. ‘손석희의 시선집중’이 있었을 때부터 시사라디오가 격전장이 됐고, 1등이 뉴스공장으로 바뀐 것은 퇴행이다. 인터뷰를 ‘김어준 사단’이라 불리는 사람들에게 한 것이 문제라고 생각한다.

▲2023년 1월로 끝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였던 김어준씨(오른쪽). 사진=TBS
▲2023년 1월로 끝난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 진행자였던 김어준씨(오른쪽). 사진=TBS

이은용=(TBS를) ‘국내 최고 인기 방송사’라고 표현했는데 ‘최고 인기 라디오 방송사’라 하기에도 문제가 있지 않나. 좀 더 무거운 비판이 있으면 좋았을 것이다. 음모론에 대해 한 번도 사과하지 않은 진행자에 대해 짚으면 좋지 않았을까.

황연주=김어준씨가 자칭 ‘진보진영’ 내의 성폭력을 어떻게 바라보고 프레이밍했는지, (피해자를) 정치공작 세력으로 본 부분 등을 생각했을 때 ‘청취율 1위’, ‘영향력 있는 언론인’으로서 이 사람의 말이 인용돼 기사가 쏟아지는 것을 엄격하게 판단해야 하는 것 아닌가. ‘다방면에 해박한 제너럴리스트적 면모’를 거꾸로 생각하면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여기저기 말을 얹는 것이다.

김서중=논란의 대상에 대해 양쪽 이야기를 듣는 방식으로 기사를 작성하지 않으면 좋겠다. 미디어오늘의 저널리즘적 평가 기준을 두고 기사가 작성됐다면 좋았겠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평가가 있다고 나열하는 식으로 끝난 느낌이다.

이재진=‘명과 암’을 기계적으로 맞추지 않았나라고 개인적으로 평가한다. 그런데 오히려 너무 김어준을 깔아뭉갰다는 댓글이 대부분이었다.

[관련기사: ‘김어준 저널리즘’ 뉴스공장 6년의 명암]

김만배라는 인물, 흥미성 소비 경계했어야

홍성일=(김만배 사건의) 전조들을 캐치하지 못한 기자들의 무딘 윤리의식에 대한 비판이 좀 있어야 하지 않을까. 법조기자단에 대한 문제제기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원재=김만배씨가 머니투데이 소속 기자였던 게 한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워낙 계열사가 많은 언론사이다보니. 하나의 회사가 여러 통신사와 언론사를 거느리는 구조적 문제도 어느 정도 녹아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12월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해 12월5일 오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1심 속행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해수=김만배라는 인물이 얼마나 영향력 미쳤는지 알아보기 위해서 묘사하는 비중이 높더라. 기사만 접했을 때 김만배와 그의 행적이 다소 극화되는 인상을 받았다. 과도하고 거친 비교이지만 예전에 피의자, 범죄자에게 서사를 부여하는 기사들이 문제된 것처럼 인물에 스토리를 붙여서 흥미성으로 소비됐다.

김서중=법조기자단 문제가 김만배로 이어진다라는 식의 기사였다면 적은 내용으로도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할 수 있지 않았을까.

[관련기사: 법조출입기자들이 기억하는 ‘기사 안 쓰는 기자’ 김만배]

외부 기고, 최소개입 원칙 기반의 논의 제안

김원재=슬램덩크 칼럼 반응이 좋든, 나쁘든, 굉장히 뜨거웠던 걸로 알고 있다. 칼럼에 개입을 안 하나.

이재진=혐오·차별적 표현, 사실관계가 확실히 틀린 경우 피드백을 한다. 그동안 김지학 소장의 일관된 메시지는 젠더 문제를 포함해 한국사회에서 넘어야 할 허들을 제시한 것이다. (이번 칼럼은) 거칠게 표현을 하거나 남이 봤을 때 근거가 빈약한 내용으로 맥락을 생략한 부분, 벡델테스트의 기계적 적용 등 논쟁적 부분이 있지만 칼럼을 올리는 데 이상은 없다고 생각했다.

이해수=칼럼은 분석이 잘못됐다고 생각하지는 않고 이 텍스트가 아니어도 되는 내용이 많아 납작하다는 생각이다. 문제는 기계적인 비평이다. 텍스트에 대한 비평보다 본인 메시지가 앞서서 설익은 칼럼이 됐다는 생각이 든다. 댓글들의 부정적인 반응은 글에 대한 비평보다는 튀는 단어에 매달리는 반응들이 많아서 공감되지는 않았다.

▲최근 극장판으로 개봉된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최근 극장판으로 개봉된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틸컷

김서중=외부 글에 대해서는 최소개입 원칙이 맞다고 보는데, 그 원칙을 뭘로 정할 건지 논의를 진행해보면 좋을 것 같다.

[관련기사: 김지학의 미리미리-젠더박스에 갇힌 슬램덩크를 어떻게 소환할까]

조아라=댓글 문제에 대한 기사들 잘 봤다. 고 이재학 PD 사망 이후 합의사항이 잘 이행되었는지 추적한 기사가 좋았다. 어떤 사건이 고발되면 이후 추적이 안 돼서 아쉬웠던 부분이 잘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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