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이태원 핼로윈 참사 당시 SNS에 현장 영상이 쏟아진 가운데, 가로세로연구소 계열의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문화연구소’도 현장에서 참사 현황을 중계했다.

영상을 보면 한 시민이 “영상을 촬영하지 말라”고 저지하지만 이 유튜브 채널은 응급 치료를 받고 있는 시민들의 모습과 구급차가 대기 중인 장면을 송출했다. 이 영상은 38만 조회수를 기록하고 27만6464원의 수익을 창출했다.

지난 8일 청년참여연대는 이와 같은 유튜브 내 혐오 콘텐츠 현황을 분석한 ‘유튜브 감시 보고서’를 발표했다. 선정적이고 혐오 표현을 담은 유튜브 영상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큰 수익을 거두고 있다는 게 청년참여연대 문제의식이다. 

청년참여연대는 유튜브 슈퍼챗(실시간 스트리밍 중 채팅으로 유튜버에게 돈을 기부하는 것) 상위 5개 채널에서 송출된 혐오 영상 현황과 콘텐츠 수익 실태를 분석했다. 국내 유튜브 콘텐츠를 관리하는 ‘구글 코리아’와 모니터하는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규제 현황도 살폈다.

유튜브 슈퍼챗 상위 5개 채널의 3만3243개 콘텐츠 제목과 썸네일을 모니터링한 결과, 59개 영상에서 6877만633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유튜브 가로세로연구소.

선정성·혐오적 영상 통한 수익 1등 ‘가로세로연구소’

제목과 썸네일에 혐오 표현(성별, 장애, 종교, 나이, 지역, 인종,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모욕, 비하, 멸시, 위협 또는 차별과 폭력을 선동함으로써 차별을 정당화하거나 조장·강화하는 표현으로 정의)이 포함된 콘텐츠 수입 현황을 살펴본 결과 수입 1위는 가로세로연구소였다.

가로세로연구소의 4213개 영상 가운데 51개의 영상 제목이나 썸네일에 혐오 표현이 포함돼 있었으며 실시간 스트리밍 수입은 4792만873원이었다. 문제적 표현으로는 ‘한강 수영장 비키니 몰카’, ‘누가 여대생의 팬티를 찢었는가’, ‘엠비씨~발 코로나 조만간 터질 듯’ 등이었다. 지난 7일 기준으로 가로세로연구소 영상은 모두 비공개다. 현재는 ‘현장출동 이태원 참사 근본 원인’ 영상만 남아있다.

2위로는 김해꼬마tv로 1065개 영상 가운데 33개의 영상 제목이나 썸네일에 선정성이 짙거나 혐오 표현이 포함돼 있었다. 실시간 스트리밍 수입은 1921만2515원이었다. 이 채널은 음주하며 이야기하는 영상을 게시한 채널로 문제적 표현으로는 ‘슴부심’, ‘○○컵녀’, ‘신음 대결’ 등 주로 선정성이 강한 문구였다.

▲사진출처=청년참여연대.
▲사진출처=청년참여연대.

그 외 전광훈 목사가 운영하는 너알아tv의 경우 ‘동성애 결사반대’, ‘빨갱이 처단’, ‘제주 4·3은 폭동’ 등 표현이 문제로 꼽혔다. 그 외 유재일, 시사타파TV 등이 제목과 썸네일에 선정적이거나 혐오 표현이 포함된 콘텐츠를 올리고 수익을 창출하고 있었다는 게 청년참여연대의 분석이다. 

청년참여연대는 “실시간 방송의 경우 모니터링이 더 어렵고 방송 이후 영상을 삭제하면 어떤 내용이 다뤄졌는지 알 수 없다”며 “제대로 된 감시가 없는 유튜브 실시간 스트리밍을 통해 1시간 가량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방송을 진행하면 수백만 원 단위의 수익을 창출하니 더욱 많은 유튜버들이 선정적이고 혐오 표현을 사용한 콘텐츠를 게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튜브는 혐오 콘텐츠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자체 가이드라인으로 ‘증오심 표현에 대한 정책’을 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가 있는 콘텐츠를 신고하면 본사와 소통하라는 답변이 돌아오는 등 원활한 해결이 어렵다고 청년참여연대는 지적했다.

“유해 콘텐츠 모니터링하고 제재할 주체들, 문제 방치”

청년참여연대는 구글코리아에 △유해 콘텐츠 신고 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규모 △혐오 표현이 포함된 콘텐츠 현황 파악을 위한 노력 등을 질의했으나 구글코리아 측은 “대외정책협력 인사 1인 외에는 유튜브 콘텐츠를 모니터링하거나 관리하는 부서가 없다”고 답했다.

청년참여연대에 따르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유해 콘텐츠 모니터링을 위해 일반모니터 요원 51명, 전문모니터 요원 20명 등 총 71명의 통신 모니터를 운영하고 있었다. 일반모니터의 경우 불법·유해·디지털성범죄정보 유통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전문모니터는 콘텐츠를 조사·분석한다. 차별·혐오 표현 관련 모니터링은 정보문화보호팀에서 진행하고 있다. 정보문화보호팀 모니터링 요원은 총 29명이다.

다만 청년참여연대는 “방심위가 2021년부터 2022년 6월까지 약 1년 6개월간 유튜브 플랫폼에 시정 요청한 전체 건수는 2676건”이라며 “그 가운데 혐오 표현 카테고리 관련 건은 총 6건이다. 이는 전체 시정요청 건수 중 0.22%에 불과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청년참여연대는 “유튜브 국내 이용자가 구글의 한국지부인 구글코리아에 즉각적인 혐오 콘텐츠 시정 조치를 요구할 수 있도록 책임과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방통심의위 역시 신고 처리된 혐오 표현 콘텐츠 영상 심의와 자체적 모니터링까지 수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서는 모니터링 요원 규모를 확대하는 등 혐오 콘텐츠를 제대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