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PD연합회가 35주년을 맞아 현직 PD들의 인식조사를 진행한 가운데, 조사에 응한 PD 75.6%가 ‘방송통신위원장, KBS와 MBC 사장 등 방송계 주요 책임자들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했다. ‘최근 서울시 의회의 TBS에 대한 계획(교육방송 전환, 예산 중단 등)은 부당하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전체적 동의 수준이 70.9%의 비율로 나타났다.

지상파 PD 중심으로 이뤄진 PD연합회 소속 PD 대다수가 새정권 이후 방송계에 일어나는 일들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해석된다.

해당 조사는 한국PD연합회의 의뢰로 전문조사기관인 ㈜마켓링크를 통해 7월11일부터 7월24일까지 약 2주간 온라인으로 수행됐으며, 95% 신뢰구간에 표본오차는 ±4.05이다. 조사대상은 한국PD연합회 회원 전원(2926명)으로, 이 가운데 488명의 유효응답(응답률 16.7%)을 확보했다.

설문 문항은 한국PD연합회 내부의 사전회의를 거쳐 △코로나19로 인한 환경 변화 △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미디어 환경 △레거시 미디어의 현실 △미디어환경 변화가 PD들에게 미치는 영향 △PD들의 노동조건 △PD의 정체성 △방송사 조직평가 △직업 만족도와 전망 △PD간 관계성을 물었다.

▲5일 서울 방송회관에서 '미디어 플랫폼 다양화와 대응전략' 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PD연합회에서 진행한 PD인식조사와 관련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장(오른쪽)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5일 서울 방송회관에서 '미디어 플랫폼 다양화와 대응전략' 세미나가 열린 가운데, PD연합회에서 진행한 PD인식조사와 관련 김동준 공공미디어연구소장(오른쪽)이 발표하고 있다. 사진=정민경 기자. 

조사 응답자 488명 중 남성은 67.2%고 여성은 32.8%였으며, 재직 경력은 ‘15년 이상~25년 이하’가 41.2%로 가장 많았고 ‘5년 이상~15년 이하’가 27%, ‘25년 이상’이 19.1%, ‘5년 이하’가 12.7%로 나타났다. 방송 제작 소재지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이 81.6%였다. 응답자 소속 매체는 488명 가운데 ‘지상파’ 방송사 소속이 76%였고 ‘종합편성PP, 보도전문PP, 일반PP’ 소속이 18.9%, ‘인터넷’이 2% 순으로 나타났다.

‘공영방송 지배구조는 정치권 입김 배제해야’에 동의 91.2%

20대 대통령 선거 이후 미디어 환경과 관련한 문항에서, ‘방송통신위원장, KBS와 MBC 사장 등 방송계 주요 책임자들의 임기는 보장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47.1%는 ‘매우 동의’를, ‘다소 동의’에는 28.5%가 나와 ‘동의’ 의견이 75.6%로 과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사장 및 이사 선임 방식)는 정치권의 입김을 배제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적극 동의가 76.4%, ‘동의’가 14.8%로 전반적인 동의 의견이 91.2%라는 높은 비율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시와 서울시 의회의 TBS에 대한 계획(교육방송 전환, 예산중단 등)은 부당하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매우 동의’가 47.7%이고 ‘다소 동의’가 23.2%로, 전체적인 동의 수준은 70.9%의 비율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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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 이후 방송계 상황에 대한 인식. 사진출처=한국PD연합회. 

관심있는 사회 과제 1위 환경 문제, 2위 세대갈등, 3위 젠더 이슈

레거시 미디어의 신뢰도 등 현실 평가 문항 가운데 ‘PD로서 콘텐츠를 통해 문제 제기나 해결을 모색하고 싶은 주제’ 1순위는 이상 기후 등 환경 문제로 31.4%를 차지했다. 두 번째로 관심있는 주제는 세대 갈등으로 11.5%였고 세 번째로 관심있는 주제는 젠더 이슈로 9%의 PD가 관심을 보였다. 성별을 따져봤을 때도 남성PD와 여성PD 모두 공통적으로 이상 기후 및 환경 문제를 가장 관심있다고 답한 비율이 각각 28.4%와 37.5%였다. 그러나 남성의 경우 관심있는 주제 3위가 ‘검찰 및 사법부 개혁’(9.5%)였고 여성은 ‘젠더 이슈’(11.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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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로서 콘텐츠를 통해 해결을 모색하고 싶은 주제 관련 설문. 사진출처=한국PD연합회. 

PD의 정체성은 ‘크리에이터’라는 인식이 24.8%

PD의 정체성을 묻는 문항에서는 전체적으로 ‘크리에이터’라는 인식이 24.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다음으로 ‘샐러리맨’이 24.2%, ‘정보 전달자’ 22.3%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PD 경력별로 살펴보면 ‘5년 이하’ PD의 경우 ‘샐러리맨’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25.8%로 가장 많았다. ‘5년 이상~15년 이하’ PD는 ‘크리에이터’가 27.3%로 가장 높은 비율이었고 ‘15년~25년 이하’는 ‘정보 전달자’가 26.4%로 가장 높았다. ‘25년 이상’의 PD들의 경우는 ‘크리에이터’가 29%로 가장 높았다.

다만 ‘5년 이상~15년 이하’에서도 자신을 ‘샐러리맨’으로 인식하는 비율이 22%였고 ‘15년 이상~25년 이하’의 경우에도 ‘샐러리맨’ 인식이 25.4%로 높은 비율로 나타나긴했다.

▲PD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문항. 사진출처=한국PD연합회. 
▲PD로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문항. 사진출처=한국PD연합회. 

이직할 의향있다는 PD 68.2%, 가고싶은 곳은 ‘글로벌 OTT’

직업 만족도와 전망을 묻는 문항 가운데 ‘기회가 주어진다면 기존에 소속돼있는 방송사를 떠나 이작할 의향이 있나’에서 ‘있다’(매우 있다+다소 있다)가 68.2%로 ‘없다’는 응답인 14.3%의 비율 보다 매우 높게 나타났다.

만약 이직을 하게 된다면 선호하는 방송사 1순위는 ‘넷플릭스, 유튜브 등 글로벌 OTT’가 31.6%로 가장 높은 비율이었고 ‘지상파’가 20.1%, ‘전문 콘텐츠 제작사’가 12.9%의 비율로 나타났다. PD연합회는 조사 결과에 심층 인터뷰를 추가해 연내 ‘2022 PD의 자화상’ 단행본을 출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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