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을 지지했다가 지난 대선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에 정치적 조언을 해온 신평 변호사가 윤 대통령이 성공 신화에 젖어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윤 대통령의 취임 100일 기자회견도 사이다가 아닌 고구마 회견이었다면서 이런 얘기로는 지지율 반등의 모멘텀을 잡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신평 변호사는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전날 윤 대통령 기자회견을 ‘자화자찬 빈 수레 기자회견이었다’고 한 야당의 평가를 두고 “야당 측에서 그런 비판을 하는데 그것도 어느 정도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저분이 좀 한 번 씩은 사이다 발언을 하는데 대부분 고구마다. 텁텁하다”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많은 비판을 받고 있는 윤 대통령의 인사 문제를 두고 “지금 대통령실에 인적 자원이 수준이 특히 행정관 레벨에서 상당히 떨어진다는 말을 듣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변호사는 특히 “윤 대통령이 어떤 면에서는 성공 신화에 젖어 있다”며 “자기가 ‘몇 기수 앞서서 검찰총장이 됐다’, ‘정계 입문해서 1년도 안 돼서 대통령이 됐다’는 이런 성공 신화에 젖어서 내가 이렇게 해 나가면 다 잘 될 것”이라며 “그래서 내가 믿는 사람들, 내가 대하기 편한 사람들, 이런 사람들을 기용을 해서 밀고 나가겠다고 생각”한다고 분석했다. 신 변호사는 “조금 수준이 있어야 되지 않을까”라며 “검찰총장과 대통령은 다르다”라고 비판했다.

그 배경과 관련해 신 변호사는 윤 대통령이 좋은 가정에서 또 훌륭한 부모 밑에서 자라난 점을 들어 “우리 사회가 갖는 여러 가지의 어떤 모순과 갈등이 있”다면서 “이런 구조적인 모순에 감수성이 약하신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 변호사는 “그래서 좀 더 확실하게 이런 것을 고쳐나갈 수 있는 용기를 가지면 국민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라며 “가령, 김영삼 정부에서 하나회 척결하고 금융실명제 실시한 식으로 이 사업의 구조적 문제를 직시하면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윤석열 정부에 호평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신평 변호사가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대통령 성공신화에 젖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영상 갈무리
▲신평 변호사가 1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대통령 성공신화에 젖어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사진=CBS 영상 갈무리

전날 기자회견이 반등의 모멘텀이 될 수 있느냐는 질의에 신 변호사는 “그런 고구마 같은 발언을 말씀하신 것으로써 반등의 모멘텀은 될 수가 없겠죠”라며 “그것이 말씀에 따라서 실적으로 나타나야 반등이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는 달리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의도적으로 무시하고 있는 윤 대통령의 태도는 되레 옹호했다. 이 전 대표와는 애초부터 잘못된 만남이었다는 설명이다.

신 변호사는 “지금 이 전 대표가 프레임을 짜놓았다”며 “이 전 대표는 지금 자신이 연루된 형사 3종 세트 즉 성상납, 증거인멸, 무고에서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한데, 이 전 대표 (스스로)도 ‘여기서 빠져나가는 게 불가능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본다”고 해석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자기의 잘못으로 인한 형사 처벌이 아닌, 정치적 박해에 의해 형사 처벌을 받게 되는 것으로 지금 이 프레임을 짜기 시작했다”며 “여기에 말려들어서 대통령이나 또는 다른 정부 고위관계자가 이 전 대표와 갑론을박을 벌이면 그 프레임에 말려 들어가는 것이니 이 전 대표를 무시하는 게 좋다”고 주장했다.

신 변호사가 언론도 이 전 대표의 프레임에 넘어가 ‘여당과의 불화에 의한 정치적 박해’로 자꾸 보도하니 이 전 대표가 더 힘을 얻는다고 하자 김현정 진행자는 “성 상납 문제에 경찰이 수사 결과를 내놓으면 그때는 당연히 이야기가 될 것이고, 아직은 안 나온 상태니까 본격적으로 그 이야기를 안 다루는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신 변호사는 “어떻든 이 전 대표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잘못된 만남”이라며 “성격적으로 융화될 수가 없다”고 해석했다.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표를 끌어 안는 게 낫지 않느냐는 견해에 신 변호사는 “이 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 아주 낮은 평가를 하면서 좀 정치인으로 깔보는 입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이 전 대표를 지금 처리하지 않는다면 더 위험 부담은 가중되고, 반대로 이 전 대표를 끌어안으면 그동안의 노력은 다 허사가 되고 또 앞으로 정국 운영은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고 반론을 폈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