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 대해 18일자 지역신문들은 ‘지역’이 없었다고 한 목소리로 비판을 쏟아냈다. 기자회견 당일인 지난 17일에도 일부 지역신문들이 현 정부가 수도권 중심의 정책을 내놓으며 지역에 대해 관심이 없다고 비판하는 기사와 사설을 냈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그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尹 취임 100일 맞아 지역신문 “지역균형발전 낙제점” 비판]

17일 기자회견에서 지역신문 기자의 질문 기회는 있었다. 부산일보 기자는 ‘2030 부산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에서 한국이 유리하지 않다’는 내용을 질의했고 윤 대통령은 “포기할 수 없다”며 의지를 나타내는 답을 했다. 

▲ 18일 부산일보 사설
▲ 18일 부산일보 사설

 

이에 부산일보는 18일 사설에서 “17일 국회에서 열린 엑스포 특위에서 여당 의원들마저 (정부의) 안이한 태도를 강하게 질타했다”며 “이날 특위에는 예산, 교통 인프라, 외교 분야 주무 장관들이 불참하고 한덕수 총리도 30분도 안 돼 자리를 뜨는 등 대통령의 의지는 안중에 없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 대통령 답변에 대해서도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은 채 원론적 수준에 그쳤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평가했다. 

이날 부산일보는 정치면 기사 “균형발전 전담 부처 조속 설치하라”에서 부산지역 시민단체뿐 아니라 전국의 시민단체들이 17일 기자회견을 열어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을 실행할 부총리급 정부 부처 설치를 요구한 내용을 전했다. 중부매일 역시 시민사회의 같은 요구사항을 전했다. 이 신문은 정치면 기사 “지방시대 실행 부총리급 정부부처 설치하라”에서 ‘지방분권전국회의’와 ‘지방분권세종회의’의 성명 내용을 자세하게 보도했다. 

강원일보는 1면 “윤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 ‘지역’은 없었다”는 기사에서 “(기자회견에서) 지역균형발전과 관련한 성과 및 의지 등이 담기지 않아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왔다”라며 “특히 국정 성과 발표 내용과 질의 응답 과정에서 ‘지역’ 관련 내용은 단 한 차례도 거론되지 않았다. 사전에 배포한 관련 자료 어느 곳에도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보도했다. 

▲ 18일 강원일보 1면 기사
▲ 18일 강원일보 1면 기사

 

그러면서 대통령직인수위 지방균형발전특위 위원을 맡았던 이기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발언을 인용했다. 이 교수는 강원일보에 “인수위가 채택한 균형발전 정책들이 발표된 후 100일 동안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쉽다”며 “9월에 출범하는 지방시대위원회가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정권 초기에 균형발전의 확고한 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강원일보는 사설 “지방분권·균형발전 국정과제, 껍데기가 되어 가나”에서 정부가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 허용, 수도권 자연보전 권역에 공장 신증설 면적 확대, 국내 복귀 기업의 수도권 경제자유구역 내 공장 신증설 허용 등을 거론하며 “윤석열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지방시대가 아니라 수도권시대, 균형발전이 아니라 수도권 초집중을 확대, 강화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충청신문은 3면 기사 “윤 대통령 취임 100일 지방이 사라지고 있다”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의 논평을 전했다. 대전시당은 “윤 대통령은 ‘지역’과 ‘지방’이란 단어를 한 번도 사용하지 않았고, 지역에 대한 정책적 비전을 제시하지 않은 것만 보더라도 지방 패싱이 일상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시당 관계자는 충청신문에 “‘충청의 아들’을 자처한 윤 대통령에 대한 충청인의 기대가 강한 실망감으로 비꼈고, 부끄러움은 충청인들의 몫이 됐다”고 했다. 

▲ 18일 광남일보 2면 기사
▲ 18일 광남일보 2면 기사

 

이와 비슷한 논조의 보도는 여러 지역신문에서 나왔다. 

“윤 대통령 ‘지방 외면’” (전북일보 2면 기사)
“윤석열 정부에 ‘지방’은 없었다” (광주매일신문 1면 기사)
“윤 대통령 취임 100일 회견에 ‘지방은 없었다’” (광남일보 2면 기사)
“성과만 있고 지역균형발전은 없었다” (전남일보 사설)
“‘윤 대통령 100일’ 에도 국토균형발전은 안 보인다” (경상일보 사설)
“尹 대통령 취임 100일…지방시대 함께 여는 통합정치 요구한다” (대경일보 사설)
“‘지방’ 언급은 없었다” (경기일보 정치면 기사)

특히 중도일보는 이대로 가다간 2년 뒤 총선에서 결과가 좋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도 담았다. 이 신문은 “윤석열 100일 ‘지방시대’ 말만 무성했다”라는 사설에서 “모든 것의 종착점은 민생이고 지역이라 하지 않았나. 윤석열표 지역 정책마저 표류하는 이유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이제부터 국정운영 평가가 차기 총선 결과로 직결된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하기 바란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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