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를 정면으로 마주한 환경영화제, ‘제1회 하나뿐인 지구영상제’가 개막한다. 다함께 기후위기에 대해 논의하고 공존 방향을 모색하는 ‘환경의 장’이 부산에서 처음 마련됐다. 

‘하나뿐인 지구영상제’는 진재운 KNN 기자가 구상하고 부산 지역 언론인들이 참여한 환경영화제다. ‘기후위기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자’가 진 기자의 첫번째 목표였다. ”기후변화는 우리가 직면한 가장 시급한 위기인데, 사람들의 인식은 낮다. 봐야 뭔가를 느끼고 필요한 행동을 하고 정책변화 등을 요구할 수 있는데, 아무리 좋은 영화나 다큐멘터리가 만들어져있더라도 굳이 찾아보지 않는다면 접할 방법이 없다. 그 장을 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진 기자의 말이다. 

진 기자는 기자 생활과 병행하며 1997년부터 ‘해파리의 침공’, ‘생명의 바다’ 등 30여편의 환경 다큐멘터리를 만들어오는 등 환경 이슈를 계속 좇아왔다. 그러던 중 2013년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서 열린 ‘메니구트 국제 조류 영화 페스티벌’에 참석해 환경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다양한 시선과 열정을 느낀 그는 ‘한국의 환경영화제’ 구상을 시작했다. 진 기자는 “한국에서도 기후위기에 대해 대중들과 인식을 같이 할 수 있는,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영화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하나뿐인 지구영화제 포스터. 사진=하나뿐인 지구영상제 홈페이지 제공.
▲ 하나뿐인 지구영화제 포스터. 사진=하나뿐인 지구영상제 홈페이지 제공.

영화제 준비는 지난해 초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진 기자는 영화제 개최를 위해 사단법인 ‘자연의 권리찾기’를 결성했다. 부산 지역 영화계, 기업·산업계 등의 40명이 넘는 위원들을 초빙해 함께 영화제를 준비했고, 부산시와 협력해 예산을 확보했다. 

부산일보, 국제신문, 부산MBC, 부산CBS 등 9명의 부산 지역 기자들은 홍보위원으로 활동하며 영화제를 알리고 있다. 진 기자는 영화제의 집행위원장을 맡았다. “특정 언론사 행사라고 하면 다른 언론사들은 그 행사를 외면해버리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공공의 주제에 대해 지역 언론사들이 다같이 협업해야 지속가능하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장을 열어놓고 싶었다.” 진 기자의 말이다. 

지구영상제는 ‘다시 지구, Our Only Home’이라는 슬로건으로 이달 11~15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열린다.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시작되는 때, 기후위기를 체감하면서 영화제를 통해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깨닫는 것이 진 기자가 말하는 영화제의 핵심이다. 상영되는 20개국 40여편의 환경영화는 모두 기후변화를 주제로 한다. 구민정 KBS PD의 ‘보통의 용기’, 허태정 MBC PD의 ‘북극의 눈물’ 등 언론인들의 다큐멘터리도 다수 포함된다. 

영상을 보고 돌아서면 잊어버리지 않게끔,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되어있다. 영화의전당 야외광장에서는 환경 기업·기관들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축제형 친환경 야외 전시회 ‘그린라이프쇼’가 진행된다. ‘그린라이프쇼’에는 친환경 패션, 생필품, 리빙용품, 업사이클링 제품, 친환경 화장품, 유기농산물, 슬로우푸드 등 다양한 환경 제품들을 살 수 있다. 다양한 인사들을 초청해 기후위기 시대 ESG의 역할에 대해 논의하는 ESG 국제컨퍼런스, 크리에이터 영상 토크쇼 등도 진행된다. 진 기자는 ”환경과 관련된 거대한 장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기후위기를 주제로 복합적인 하나의 네트워크가 형성될 수 있게 하고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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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하나뿐인 지구영상제 홈페이지 제공.

진 기자는 언론이 기후위기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이끌어주는 역할을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진 기자는 “언론은 환경을 지금까지 한 세션 정도로만, 남의 일처럼 넘겨왔다”며 “당장 오늘 아침신문을 봐도 서울의 홍수를 일종의 단발성 사건으로만 보도하고 있다. 언론은 속보 이상으로 사건 이면에 있는 현상을 짚어주면서 사람들에게 기후위기에 대해 알려줄 수 있어야 한다.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끌 수 있는 통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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