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트라우마센터에서 실시하는 ‘수어통역 심리지원서비스’ 이용자가 지난 13개월 동안 17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센터 내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지 않고 사전 예약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진입장벽이 있어서 이용자가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코로나19 수어통역 심리서비스 지원 상담현황’을 보면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총 17명에 불과했고, 최대 이용자도 시행 첫달 4건이 최대였다. 

보건복지부는 코로나가 국내에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020년 1월부터 코로나로 스트레스 불안 등을 느끼는 국민을 위해 통합심리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시작 이후 지난 6월까지 상담 건수는 총 210만 건에 달했다. 그만큼 코로나로 무력감이나 우울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는 사실이다. 

▲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 전체 상담건수(위)와 코로나 감염걱정 외로움 우울감 불안 비율. 자료=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최혜영 의원실
▲ 코로나19 통합심리지원단 전체 상담건수(위)와 코로나 감염걱정 외로움 우울감 불안 비율. 자료=보건복지부 국립재활원, 최혜영 의원실

 

반면 우울감 경험률이나 자살률이 높은 장애인에 대한 심리지원 서비스는 부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립재활원 연구를 보면 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감염을 더 걱정하는 비율이 20%p 이상 높았고 외로움·불안·우울 등을 많이 느낀 비율도 각각 10.8%p, 13.5%p, 6.5%p 높았다. 

장애인에 대한 심리지원이 절실함에도 별도 이용자 집계가 없어 현황 파악이 어렵고 지난해 7월부터 장애인 접근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어통역 심리지원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이용이 저조한 것이다. 

▲ 수어통역 심리지원서비스 절차. 자료=보건복지부 최혜영 의원실
▲ 수어통역 심리지원서비스 절차. 자료=보건복지부 최혜영 의원실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농인의 경우 문자로 충분한 소통이 어렵고 손말이음센터 역시 통화중계에는 도움이 되지만 정신건강 전문 상담까지 지원하기에 어려움이 있다. 그럼에도 국가트라우마센터 내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수어통역센터에 상담일정을 조율해 사전예약 절차를 거쳐야 하고 번호만 누르면 바로 상담이 가능한 비장애인 심리지원 서비스와 달리 평균 5일의 소요시간이 발생한다고 최 의원은 전했다. 

최 의원은 “국립국어원 조사를 보면 수어 통역이 필요한 영역 1순위가 의료였다”라며 “전문적 수어통역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치명률은 낮지만 확진자가 늘고 있는 만큼 심리방역이 중요하다”며 “장애인도 즉각적이고 적절한 상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스템과 장애인을 전문 상담할 수 있는 상담원 양성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 보건복지부 유튜브 수어통역 영상
▲ 보건복지부 유튜브 수어통역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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