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지난 1일 의원총회를 열고 당 지도부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83일 만에 집권 여당이 비대위 체제에 돌입한 것이다. 2일 대다수 아침신문들은 국민의힘의 비대위 체제 전환을 비판하며 ‘책임은 윤 대통령 본인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 2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 2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는 1면 기사 ‘비대위로 간 여당, 절차 놓고 분란 조짐’에서 “여권 내홍을 조기 수습하려는 속도전이지만, 당헌·당규상 비대위 전환 요건이 안 된다는 논란과 ‘당원권 6개월 정지’ 상태인 이준석 대표의 반발 등 진통이 예상된다”며 “비대위가 새 대표 선출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까지 염두에 둔 수순인지 등 그 성격과 활동 시한도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사설에서는 “여당 구성원들이 자신들의 정치적 이해에 따라 분열돼 자중지란을 벌이고 있다”며 “경제 침체가 본격화되고 민생고는 가중되고 있지만, 국정에 무한책임을 져야 할 집권여당에선 일말의 책임감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 한겨레 사설 갈무리.

그러면서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들은 이 대표를 탐탁잖게 여기는 ‘윤심’을 업은 채 대표 교체를 시도한다는 의혹을 받고, 자중해야 할 이 대표는 ‘당권 탐욕에 제정신 못 차리는 나즈굴과 골룸’등의 표현을 써가며 장외투쟁을 벌이고 있다”며 “다들 정치적 잇속만 챙기려 할 뿐, 책임을 통감한다는 이는 없다. 집권당이 국민의 골칫거리가 돼가고 있다”고 했다. 

성한용 정치부 선임기자는 ‘성한용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맞은 위기의 본질은 신뢰 상실로 인한 리더십 붕괴다. 불공정과 몰상식의 진원지는 대통령 자신과 대통령실”이라며 “사고는 대통령이 치고 책임은 국민의힘으로 떠미는 것이야말로 불공정과 몰상식의 극치다. 진단이 잘못됐으니 처방이 통할 리 없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바꿔봐야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 한겨레 성한용 칼럼 갈무리.
▲ 한겨레 성한용 칼럼 갈무리.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지난해 4·7 재·보궐선거부터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까지 3연승을 거둔 국민의힘이 집권 80여일 만에 비대위 체제를 맞게 된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며 “특히 ‘윤핵관’들은 국민의 삶을 돌보기보다 윤 대통령의 ‘심기 경호’에만 신경쓰는 모습을 보였다. 이제라도 윤핵관들은 당무에서 완전히 손을 떼야 한다. 비대위 구성 과정에서 권력투쟁이 재연된다면 위기는 더 깊어질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국민의힘 비대위 체제 전환은 여권 쇄신에서 아주 작은 부분에 불과하다. 지금 윤석열 정권이 맞닥뜨린 위기의 진원지는 윤 대통령 자신”이라며 “(윤 대통령은) 다음주 휴가를 마치고 첫 출근을 하는 날엔 기자들 앞에 서야 한다. 낮고 겸허한 태도로, 민심을 존중하고 국정을 쇄신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국회 1·2·3당이 모두 비상대책위, 이런 나라 또 있겠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우리 정당들은 선거에서 지거나 몇 가지 악재만 터져도 비대위로 전환하는 것이 거의 습관처럼 돼 버렸다. 당의 구성원, 정책 등 본질은 그대로인데 뭔가 변한 것처럼 국민에게 보이고 싶을 때 쇄신을 내걸고 외부 인사를 영입해 비대위를 출범시킨다. 정당이 안고 있는 문제를 정면에서 해결하려 하지 않고 분칠을 해서 덮으려는 눈속임 수단”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야당들은 선거에 졌으니 ‘비상’이지만 국민의힘은 선거에서 연속 승리하고도 ‘비상’이라고 한다”며 “스스로 평지풍파를 일으키며 계속 제 발등을 찍은 결과다. 일을 이렇게 만든 가장 큰 책임은 겸손과 신중함이 없는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 집권당의 이해할 수 없는 자책골과 평지풍파에 국민은 지쳤다. 집권당이 정신을 차리길 바랄 뿐이다”라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중앙일보 최민우 정치에디터는 오피니언 ‘최민우의 시시각각’에서 “지지율 30%가 깨져도 집권여당엔 여전히 ‘윤심’(尹心)이 서슬퍼렇다. ‘내부 총질’이라고 한 건 대통령이지만 모든 책임은 이를 노출한 이에게 돌아가고 있다”며 “실수가 컸다 해도 ‘윤핵관’ 중에 맏형인 권 원내대표마저 이렇게 내쳐지는 게 여당의 현주소다. 비대위 체제가 들어선들 모든 촉수는 ‘윤심’을 헤아리는 데 쏟을 게 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본 원인은 따로 있다. 바로 ‘정의로운 윤석열’에 대한 실망감”이라고도 지적했다. 

▲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 중앙일보 오피니언면 갈무리.

 

경향 ‘이재명 둘러싼 팬덤정치 바뀌지 않아…팬덤정당 ‘자멸의 길’’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에 나선 이재명 의원이 지난달 30일 경북 안동에서 열린 경북 북부·중부지역 당원 및 지지자 만남 때 내놓은 ‘온라인 플랫폼 신설’ 관련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의원이 “욕하고 싶은 의원을 비난할 수 있게”라며 취지를 설명한 것이 문제였다. 2일 아침신문들은 이 의원의 발언에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6면 기사 ‘이재명 “의원 욕하는 플랫폼 만들자”, 박용진·강훈식 “자기 반대 의원 겁박”’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원들을 공개적으로 욕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자’고 말했다”며 “당내에서는 ‘과거 ‘문파’가 주도한 문자 폭탄의 희생양이었던 이 의원이 이제는 자신의 극렬 지지층인 ‘개딸’(개혁의 딸)들을 앞세워 팬덤 정치를 하겠다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고 했다. 

▲ 조선일보 6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6면 기사 갈무리.

그러면서 “최근 이 의원의 발언은 잇따라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의원이 지난달 29일 ‘저학력·저소득층에 국민의힘 지지자가 많다. 언론 환경 때문에 그렇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1일에도 당 안팎에서 비판이 쏟아졌다”고 덧붙였다. 

중앙일보는 5면 기사 ‘이재명 “의원 욕할 플랫폼 만들 것” 당내 “홍위병 동원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후보가 기치로 내건 ‘혁신하는 민주당’ 구상이 당 안팎에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며 “이 후보가 자신의 핵심 혁신안인 ‘당내 민주주의·소통 강화’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국회의원을 욕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을 예시로 든 게 문제다. 그간 대선·지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강성 팬덤 정치’가 거론돼 온 민주당 내부에선 “이 후보가 홍위병을 동원해 문화대혁명이라도 일으키겠다는 것이냐”는 격한 반발마저 일었다“고 했다. 

▲ 중앙일보 5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5면 기사 갈무리.

그러면서 “비판이 잇따르자, 이 후보 측은 이날 공지문을 통해 “이 후보는 ‘당원과 국민의 자유로운 의사 표현과 의사결정 직접 참여를 위한 온라인 소통 플랫폼’을 제안했다. 발언에 일부만을 가지고 취지를 왜곡한 것”이라고 또다시 비판자에게 화살을 돌렸다”며 “당내에선 이 후보가 추진하려는 ‘당심 확대’가 당내 소수파에 대한 ‘공천 학살’로 귀결된 것이란 우려도 크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손호철 서강대 명예교수가 칼럼에서 “정당의 목적이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어 승리하는 것인 반면 팬덤정당은 일반유권자, 특히 승패를 좌우하는 중도층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자멸의 길’임에도 불구하고, 내부정치로 인해 이를 벗어가기가 쉽지 않다”며 “민주당은 팬덤정치가 대선 패배의 중요한 원인이 됐지만, 자성보다는 졌지만 잘 싸웠다는 ‘졌잘싸’로 나아가고 지방선거에서 송영길·이재명 의원이 돌려막기와 ‘셀프공천’으로 출마했다가 대패하고 말았다”고 했다. 

▲ 경향신문 손호철 칼럼 갈무리.
▲ 경향신문 손호철 칼럼 갈무리.

그러면서 “연이은 패배와 ‘사법 리스크’ 등에도 이 의원을 둘러싼 팬덤정치는 바뀌지 않았고, 여러 우려에도 불구하고 이 의원이 당권 도전에 나섰다”며 “팬덤세력의 영향력이 워낙 큰 데다가, ‘내 편이 지고 우리 당이 이기느니, 내 편이 이기고 우리 당이 지는 것이 낫다’는 ‘정파주의’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확실한 것은 중장기적으로는 팬덤정당이 ‘자멸의 길’이라는 사실”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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