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대통령실 측근 지인 인사 논란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들이 대통령 친인척 지인 채용 사례에 취재경쟁이 붙었다는 웃지 못할 얘기까지 들린다’고 소개했다.

박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최근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하락을 부채질 하고 있는 측근 인사 문제를 집중 질타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측근 챙기기는 도를 넘은 지 오래”라며 “검찰의 주요 보직은 온통 대통령과 인연이 있는, 특수통들의 몫이 되었다. ‘내 식구 챙기기’식의 검찰 인사는 대통령의 친정인 검찰 내부에서조차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의 핵심 요직도 검찰 출신 측근들로 채워졌다”며 “박근혜 정부 청와대의 ‘문고리 3인방’에 빗대 윤석열 정부 대통령실은 이른바 검찰 출신 ‘문고리 육상시’에 의해 장악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 연이어 불거지고 있는 대통령실 지인 채용과 김건희 여사 관련 인사 논란을 두고는 그는 “점입가경”이라고 평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6촌 친척과 40년지기 황모 씨와 우모 씨의 아들에 이어, 이번엔 검찰 시절 인연을 맺은 지인의 아들까지, 모두가 대통령실에 채용되어 근무 중인 것으로 확인된 점을 들었다.

그러면서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출입기자들 사이에서 친인척과 지인 채용 추가 사례를 찾기 위한 취재 경쟁이 붙었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도 들려온다”고 소개해 실제로 그런지 주목된다. 박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함께 해온 동지라며 아무 문제 없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며 “엄격한 공사 구분은 공직자에게 더구나 대통령에겐 반드시 지켜져야 할 원칙”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김건희 여사 관련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며 “김 여사의 봉하마을 방문 시 민간인 지인이 수행해 논란이 컸는데도, 대통령의 해외 순방에 인사비서관의 부인이 민간인 신분으로 1호기에 탑승하고, 영부인 관련 업무를 처리한 일마저 벌어졌다”고 전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 가족과 친인척, 측근 비리는 정권뿐 아니라 나라의 불행까지 초래한다”며 “박근혜 정부 시절, 청와대의 공적 시스템을 무력화시킨 비선 실세 최순실의 국정농단은 헌정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통령실 측근 인사를 비판하면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들마저 취재경쟁이 붙었을 정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0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대통령실 측근 인사를 비판하면서 대통령실 출입기자들마저 취재경쟁이 붙었을 정도라고 소개하고 있다. 사진=MBC 영상 갈무리

 

그는 “경고한다”면서 “사적 채용, 측근 불공정 인사 등으로 드러나고 있는 대통령 권력의 사유화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된다. 특히,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논란과 국민의 우려에 윤석열 대통령은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조용히 내조만 하겠다던 대통령의 부인이 대통령도 어쩌지 못하는 권력의 실세라는 말까지 나와서야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나라와 국민을 생각하는 충정으로 윤석열 대통령께 간곡히 그리고 엄중하게 말씀드립니다.

박 원내대표는 “지지율 추락으로 나타나고 있는 민심, 즉 국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시고, 주변을 엄격히 관리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정치기획수사가 연이어 본격화되더니, 이제 서해 공무원 사건, 탈북 흉악범 추방 사건 등 종북몰이로까지 나아가고 있다”며 “지지율의 급락은 권력 사유화, 인사 난맥, 경제·민생 무능에 더해 대통령의 오만과 불통이 더해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정치보복성 기획수사와 구시대적 종북몰이로는 국면 전환에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오히려 국정 운영의 동력을 상실한 수준의 더 큰 국민적 비판과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의 권력은 자기 주변사람 챙기라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것이 아니다”라며 “대통령과 정부·여당이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첫째도 민생, 둘째도 민생, 셋째도 민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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