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T 오리지널 콘텐츠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주목 받는 신작은 TV에서 볼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넷플릭스 뿐 아니라 국내 OTT들도 OTT 전용 오리지널 콘텐츠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한편 유튜브 뉴스 소비도 나날이 늘고 있다. 드라마, 예능, 뉴스 등을 OTT가 대체하게 되고 기존 실시간 방송이 외면 받으면 미디어 소외를 일으키고, 공적 역할이 후퇴할 수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주정민 전남대 교수는 한국방송학회가 7일 개최한 ‘한국방송산업 발전을 위한 실시간 방송 생태계 발전 방안’ 토론회에서 OTT에 밀려나는 실시간 방송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주정민 교수는 방송의 주축인 ‘실시간 방송’이 OTT에 의해 지위를 잃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시간 방송’은 TV를 통해 실시간으로 보는 지상파, 또는 PP(유료방송채널) 방송을 말한다.

▲ 사진=GettyImagesBank
▲ 사진=GettyImagesBank

주정민 교수는 “실시간 방송 제작과 유통 구조가 한국방송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실시간 방송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위기가 오고 있다”며 “무엇보다 지상파와 PP의 시청점유율이 하락하고 있고, 광고수익이 줄어 프로그램 제작 투자에 한계가 있을 것이다. 지속적 성장이 가능할지 위기감이 있다”고 말했다. 주정민 교수는 “이런 상황에서 실시간 방송의 어려움에 대한 얘기는 별로 없이, 글로벌OTT가 한국시장을 잠식하는 데 대항해 토종OTT를 키워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만 나온다”고 지적했다.

특히 주정민 교수는 ‘실시간 방송의 긍정적 기능’이 후퇴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보편적 서비스가 축소되고 약화될 수밖에 없다. 실시간 방송 약화는 시청자 권익보호, 민주주의 여론형성 등 기능 수행에 어려움 발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디지털 복지, 방송 복지도 약화될 수 있다. 실시간 방송 위축시 소외를 받는 고령층의 경우 방송미디어로부터 소외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글로벌 OTT가 국내 콘텐츠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 주정민 교수는 “글로벌OTT가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있지만, 국가 경쟁력이나 기초 체력을 길러주는 게 아니라 하청기지화하고 있다”며 “국가 차원의 콘텐츠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 글로벌OTT가 떠나버리면 우리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우려했다.

주정민 교수는 “OTT 육성은 하면서 실시간 방송 육성 정책이 없다는 점이 넌센스”라며 “OTT만큼이나 실시간 방송이 중요하기에 상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실시간방송 활성화 종합계획 수립 등을 제안했다. 

주정민 교수는 “실시간방송과 OTT 등 신유형 미디어와의 상생 산업구조가 형성돼야 한다. 실시간방송은 보호 및 육성 정책을 통해 독자적 생태계로 유지 발전하고, 규제완화와 지원강화를 해야 한다. 국내OTT는 실시간 생태계 기반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 한국방송학회 세미나 갈무리
▲ 한국방송학회 세미나 갈무리

특히 비대칭 규제에 관해 그는 “방송은 편성, 제작, 내용, 기술 등 규제가 너무 촘촘하다. 하지만 글로벌OTT는 방송법, IPTV법 등 적용을 받지 않는다. 실시간 방송사는 발을 묶어놓고 있고 OTT는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김희경 미디어미래연구소 연구위원은 ”가짜뉴스(허위정보)가 이슈가 되고 있는데, 실시간 방송은 가짜뉴스를 거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고 재난방송과 같이 실시간으로 접해야 하는 정보를 전달한다“며 실시간 방송의 의미를 강조했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전문위원은 “국정과제가 OTT에 쏠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정부는 전통적인 매체가 다수 존재하는 실시간 방송 영역의 활성화 정책을 먼저 제시했어야 한다”며 “(OTT산업 진흥 정책은) 자칫하면 국내 OTT가 아닌 글로벌 OTT에 유리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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