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현지시간) 배우 송강호가 한국 배우 최초로 최우수남자배우상을, 박찬욱 감독이 한국 감독으로 두 번째로 감독상을 받았다. 배우 송강호와 박찬욱 감독이 여러번 작품을 함께 했지만 이번 수상은 서로 다른 작품으로 각각 받았다. 영화 2편이 칸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서 동시에 수상하는 일은 한국영화사에서 처음이다. 

이날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영화제 시상식에서 배우 송강호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브로커’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송강호는 시상대에서 불어로 “메르시 보꾸(대단히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너무너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 위대한 예술가 고레에다 감독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배우 강동원, 이지은, 이주영, 배두나에게 깊은 감사를 보내고 이 영광을 함께 나누고 싶다”고 했다. 

그는 경쟁부문 진출작 ‘브로커’에서 불법 입양 브로커이지만 선의를 가진 인물 상현을 연기했다. 

한국 배우가 칸영화제에서 연기상을 받은 것은 배우 전도연이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것에 이어 두 번째다. 송강호가 칸 초청을 받은 것은 이번이 7번째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추락해 사망한 남성 사건을 수사하던 형사 해준(박해일)이 사망자의 배우자 서래(탕웨이)를 의심하면서 발생하는 멜로 스릴러다. 

▲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사진=칸영화제 공식 인스타그램
▲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사진=칸영화제 공식 인스타그램

 

박찬욱 감독이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로 ‘올드보이(2004)’로는 심사위원대상,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아가씨(2016)’는 경쟁부문 수상에 실패했지만 류성희 미술감독이 기술 아티스트에게 주는 ‘벌칸상’을 받았다. 박 감독으로선 칸영화제에서 세번째 트로피를 받은 것이다. 

심사위원단은 “이 영화는 혈연 없이 가족이 어떻게 가족이 될 수 있는지 보여준다”며 “여러 괴로운 상황들에도 한 아기를 둘러싸고 3명의 어른과 한 명의 고아가 만든 안전한 환경은 생명과 영혼을 지킨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박 감독은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릴 때도 있었지만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며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어지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라는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송강호, 이주영, 강동원, 이지은. CJ ENM 제공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 송강호, 이주영, 강동원, 이지은. CJ ENM 제공

 

한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송강호,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등 한국 배우·제작진과 만든 영화 ‘브로커’가 칸영화제에서 ‘에큐메니컬상’을 받았다. 에큐메니컬상은 칸영화제 공식 시상과 별도의 상으로 기독교 색채를 보이는 에큐메니컬 심사위원단이 선정한다. 

아이를 버렸다가 찾으러 온 엄마 소영(이지은), 아기 브로커 상현(송강호)와 동수(강동원), 고아원을 잠시 떠나고 싶은 해진(임승수)가 함께 차를 타고 아이를 팔기 위해 나선다. 혈연이 아닌 이들이 서로 새로운 형태의 가족이 된다는 점에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전작 ‘어느 가족’이 떠오른다는 평도 나온다.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디스턴스’, ‘아무도 모른다’, ‘공기인형’,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태풍이 지나가고’, ‘어느 가족’에 이어 이번 ‘브로커’로 8번째 칸에 입성했고, ‘어느 가족’으로는 칸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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