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하고 대국민 사죄까지 한 더불어민주당이 하룻만에 열린 첫 지도부 회의에서 국민의힘을 향해 이준석 당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징계를 우선해야 비판할 자격이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은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1회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 김동연 후보,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 박홍근 공동선대위원장, 박정 경기선대위원장, 이재준 수원시장 후보 등이 공개 모두발언을 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전날 박완주 의원에 대한 성비위 사건으로 인한 제명 결정과 김원이 의원의 2차가해 사건 및 최강욱 의원 성적 발언 당내 조사와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한 것에 대한 언급은 일절 나오지 않았다.

다만 박지현 상임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이 그나마 수술 중이라는 표현만 했을 뿐 ‘민주당 의원들의 성비위’ 언급 자체를 하지 않았다.

박 상임선대위원장은 이준석 당대표의 성상납 사건을 끄집어내어 역공을 펴기도 했다. 박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모두 발언에서 “국민의힘과 윤석열 정부에도 공직자 비리 척결에 동참할 것을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국민의힘을 문제삼았다. 특히 박 상임선대위원장은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는 성상납과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런데 징계 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고 한다”며 “김현숙 여가부 장관 또한 해당 사건의 징계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고 말했다.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징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상임중앙선거대책위원장이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 김동연 경기도지사 후보 사무실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성상납 의혹 관련 징계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사진=더불어민주당 영상 갈무리

 

박 상임선대위원장은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며 “국민의힘은 우선 이준석 당대표를 징계하라. 그리고 민주당과 같은 수술을 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 상임선대위원장은 “최소한 그정도는 해야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밝혔다.

박 상임선대위원장의 발언은 전날부터 국민의힘이 민주당을 향해 “정치적으로만 페미니즘 이용하는 야누스의 두 얼굴”(박민영 대변인)이라는 등 민주당의 이중성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 것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성비위 사건을 반드시 뿌리뽑고, 피해자가 원할 때까지 사죄하겠다던 박 상임선대위원장이 불과 하루도 채 되기 전에 자기 내부 성비위 비판보다 상대 정당 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언급한 것은 그럴 처지도 아니고, 적절하지도 않다. 민주당이 지금 이준석 물고늘어질 때냐라는 질책도 나올 수 있고, 물타기한다는 인상을 줘 진정성에 의심만 살 뿐이라는 지적이다.

김기현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민주당에서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을 관통하면서 이어져 온 성범죄 DNA는 개선되기는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성범죄 전문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도 13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은 계속적인 성범죄에 대해 피해자에 대해서는 선택적으로 침묵하고 국민들 앞에서는 여성 인권을 강조하는 이중적 행동으로 가해자 중심주의의 끝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양 원내대변인은 “특히 지난해 연말 저질러진 박완주 의원의 추악한 성범죄는 반년 가까이 은폐되다가 더 이상 숨길수 없는 지경이 이르러서야 공개됐다”며 “그러고도 신속히 조치했다고 자찬이니 아연실색할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박 의원이 가짜 서명을 한 가짜 사직서로 피해자 면직을 시도했다는 언론 보도 내용을 들어 “범죄를 덮기 위해 또다른 범죄를 서슴지 않는 파렴치한 행위”라며 “피해자와 국민들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의원들 성비위 대국민사과 언급이 공개회의에서 쑥 들어간 이유와 박지현 위원장의 발언의 부적절성에 관한 의견을 듣기 미디어오늘이 이날 오전 여러 차례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낮 12시30분 현재까지 답변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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