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의 도덕성 검증 자료의 무성의하고 부실한 제출태도 뿐 아니라 청문위원에 “확인해봤냐” “그게 뭐가 중요하냐” 등 따지거나 가르치려는 답변 태도가 논란이 됐다.

이를 듣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후보자가 문체위원이냐, 국회의원에 갑질하러 나왔느냐”고 비판했다. 심지어 국민의힘 의원인 이채익 문체위원장도 질문할 때만 답변하라고 주의를 주기도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위원장 이채익 국민의힘 의원)가 2일 실시한 박보균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 당일까지 두 딸 관련 특혜의혹 등 관련 자료 제출을 하지 않은 박 후보자를 두고 ‘자료제출하기 싫으면 장관하지 말라’며 박 후보자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한차례 정회를 거친 뒤 오후 1시40분까지 제출하기로 했다.

오전에 시작된 질의에 대한 답변태도에서도 비판을 샀다.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일왕 생일잔치에 참석한 것과 관련해 ‘취재차 갔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그렇다”고 답했다. ‘누구랑 갔느냐’는 질의에 박 후보자는 “혼자 갔다”고 답했고, ‘다른 기자는 왜 못갔느냐’고 묻자 “모르겠다”고 했다.

‘초대 받아야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일왕생일 잔치라는데 어떻게 갔느냐’는 전 의원 질의에 박 후보자는 “초대 안받았다. 초대 받지 않았는데, 저는 ‘현장에 가라, 거기엔 책상에 없는 실체적 진실과 기자의 상상력에 단서가 있다’는 기자정신에 충실해서 간 것”이라고 답했다.

전 의원이 ‘기자로서 책무에 충실한 것은 훌륭하나, 일 대사관에서도 초대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는데’라고 하자 박 후보자는 ”예외조항이 있다고 생각안하느냐“고 반문하자 ‘다른 기자들은 밖에서 있었다고 한다’는 전 의원이 재차 질의에 박 후보자는 “그럼 다른 기자들은 제가 들어간 것을 어떻게 아느냐”고 되물었다. 전 의원이 ‘보도에 나오지 않으냐, 박보균 대기자 연회대에 모습을 보였다고’라 반론하자 박 후보자는 “제가 거기 들어간 것을 기자가 들어갔으니 저를 알죠”라고 말했다. ‘박 후보자가 들어간 모습을 봤다는 것 아니냐, (그럼) 들어간 것은 맞느냐’는 질의에 박 후보자는 “제 얼굴을 어떻게 압니까. 제가 그걸 쓴 다음에 아베 역사왜곡에 대한 대형 르포기사를 썼다”며 “기자가 초대장 받았는지 안받았는지 뭐가 중요하느냐”고 계속해서 따졌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이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전 의원이 ‘자기 생일에 날 비판하는 사람 초대하겠느냐’고 묻자 박 후보자는 “거기 들어간 사람도 일본인도 비판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 생일 파티에 저를 취재한 사람, 초대해서 들어간다? 만약 예외조항으로 중앙일보라는 큰 훌륭한 기자 모시고 내 생일파티에 나를 비판하는 칼럼 쓰게 한다.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고 전 의원이 지적하는 도중에 박 후보자는 전 의원의 말을 끊고 “그게 왜 말이 안되느냐. 제가 초대장을 받지 않고 들어갔다. 들어갈 때 확인을 받았는데”라고 답했다. 전 의원이 ‘들어갔다는 것이냐, 일 대사관에 확인해보겠다’고 하자 박 후보자는 “확인해보라”고 했다.

박 후보자는 “요시다 쇼인이라는 인물을 최초로 본격 소개했다. 요시다 쇼인의 제자가 이토 히로부미고, 아베 총리가 숭배하는 사람”이라며 “그 역사 왜곡의 뿌리와 근원을 찾아서 한국 언론 처음으로 소개했다. 이런 증거물이 있는데 거기에 뭐 초대장이 있느니 없느니 취재 기자가 못 갈데가 어디 있느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 의원의 질의를 비난했다.

‘당시 기사들을 보면, 못들어오게 막았다고 한다’는 전 의원 질의에 박 후보자는 “유일하게 들어간 기자가 저인지 아닌지 확인했느냐. 어떤 기자가 그런 얘기를 하죠”라며 “들어갔는데, 다른 기자가 들어갔는지 안갔는지 어떻게 아느냐”고 따졌다. 그는 전 의원의 마이크가 꺼진 뒤에도 “유일하게 들어간 게 저라는 것을 확인했느냐. 제가 들어갔는데”라고 계속 맞받아치는 등 말싸움하듯 설전을 이어갔다.

이를 듣던 이채익 문체위원장은 “위원이 질문을 드리고 답변을 요구할 때 답변하라”고 지적했다.

정청래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박 후보자에게 “제2의 윤석열이냐”며 “윤 당선인이 검찰총장때 국감장에서 ‘아무리 국감장이라고 이러면 안되죠’라고 했다. 그 태도 똑같이 빼닮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뭐하자는 것이냐. 후배 기자들한테 갑질 많이 했다면서요. 국회의원에 갑질하러 나온 것이냐”며 “본인 자료제출 못하는 형편에서 고개 숙여도 모자랄판에 국회의원 대신해서 질문하는 것은 국민이 물어보는 건데, 거기에 대해 본인이 문체위원이냐. 책임지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비난하고 욕하고 비난하는게 습관이 됐느냐”고 따졌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국회의원에 대한 고압적 발언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의 국회의원에 대한 고압적 발언태도를 지적하고 있다. 사진=SBS 영상 갈무리

정 의원은 “국회의원 질문하는데 국민을 향해 제2의 윤석열처럼 저런 태도를 취하느냐”며 “위원장님 이런 경우 봤느냐. 지금 보라, 말투, 신경질적 어투. 주의를 주든가 퇴장 시켜달라”고 촉구했다.

한편, 박 후보자는 일제강점기 강제징용피해자들에 대해 일본 기업이 아닌 우리 기업이 보상해야 한다고 쓴 칼럼과 관련해 ‘일본이 잘못한 것을 우리가 왜 보상하느냐’는 전 의원 질의에 “일본이 잘못했다 해도 1965년에 청구권 협상에서 포항제철 짓고 여러 발전했으니 일본인에게 자금 받고 발전한 기업들은 피해자에 지원해달라는 그런 의미”라고 답해 친일적 역사관을 보였다는 비판이 나왔다. 전 의원은 “지금 황당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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