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U팩트체크가 해마다 발행하는 연감 내용을 종합한 결과 시간이 흐를수록 방송사의 팩트체크가 활성화되는 반면 일부 신문사들에선 비중이 줄어드는 경향이 나타났다. SNU팩트체크는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소가 운영하는 팩트체크 플랫폼으로 34개 언론사가 제휴를 맺고 있다.

SNU팩트체크 연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이데일리(82건), 머니투데이(72건)가 SNU팩트체크 서비스에서 가장 팩트체크 기사를 많이 게재한 언론 1,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두 언론사의 팩트체크 기사 수는 이데일리 13건, 머니투데이 17건으로 크게 줄었다.

같은 기간 SNU팩트체크에 게재된 중앙일보의 팩트체크 기사 역시 64건에서 26건으로 줄었다. 매일경제는 2018년 12건, 2019 10건, 2020년 6건으로 줄어드는 추세를 보였다. 2020년 기준 종합일간지 가운데 30건 이상의 팩트체크 기사를 쓴 언론은 세계일보 뿐이다. 

▲ 2020년 SNU팩트체크 언론사별 팩트체크 기사 수(SNU팩트체크 게재 기사 기준) (자료=SNU팩트체크 연감)
▲ 2020년 SNU팩트체크 언론사별 팩트체크 기사 수(SNU팩트체크 게재 기사 기준) (자료=SNU팩트체크 연감)

반면 방송사의 팩트체크는 활성화되고 있다. 2018년 기준 KBS의 팩트체크 기사는 43건으로 나타났으나 2019년 80건, 2020년 75건으로 늘었다. 2020년 기준 YTN(43건), JTBC(34건), SBS(30건) 등 주요 방송사들의 팩트체크 기사도 많았다.

실제 방송사들은 고정 팩트체크 코너를 만들어 운영하는 반면 신문사들은 고정 코너를 만들지 않거나, 코정코너가 있더라도 기사를 주기적으로 쓰지 않는 경향이 있다. 2022년 기준 KBS, MBC, SBS, TV조선, 채널A, JTBC가 팩트체크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이들 방송사 다수는 전담 조직을 별도로 두고 있다. 뉴스통신사의 경우 연합뉴스가 관련 조직을 정비해 팩트체크에 나섰고 2020년 기준 112건의 팩트체크 기사를 작성했다.

지난 3월 ‘5회 한국팩트체크 대상’에 KBS, MBC, 연합뉴스, 채널A 등 4개 언론사가 상을 받았다. 신문사의 수상은 없었다. 

정은령 SNU팩트체크 센터장은 “방송사들은 적극적으로 팩트체크를 하고 있다. 방송이 아닌 경우엔 연합뉴스가 다소 늦게 시작했지만 ‘보도의 질을 높이겠다’는 목표의식을 갖고 부서를 마련한 걸로 안다”며 “반면 신문사에서는 팩트체크 조직을 찾기 어렵다. 신문의 경제적 어려움이 투영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정치 분야의 팩트체크 기사가 줄고 사회 분야 팩트체크가 늘어나는 경향도 있다. 2018년 기준 SNU팩트체크의 분야별 팩트체크 비율을 보면 ‘정치’ 분야는 2017년 SNU팩트체크 전체 기사의 58%를 차지할 정도로 높았다. 반면 같은 시기 ‘사회’ 분야의 팩트체크 기사는 15%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들어 두 분야의 기사 수가 역전됐고, 2020년에는 사회분야 40%, 정치분야 26%로 격차가 벌어졌다.

▲ SNU팩트체크 서비스 팩트체크 대상 분야 추이(자료=SNU팩트체크 연감)
▲ SNU팩트체크 서비스 팩트체크 대상 분야 추이(자료=SNU팩트체크 연감)

2017년 정치 분야 팩트체크 기사가 많은 데는 대선 영향이 있지만, 2020년 총선이 있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전반적으로 정치 분야의 팩트체크 기사가 줄어들고 있다는 점이 드러난다.

‘검증 대상’을 기준으로 분석하면 같은 시기 ‘정치인’과 ‘공직자’ 발언에 대한 팩트체크 비율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2020년 기준 팩트체크 기사의 31%가 정치인(공직자) 발언과 관련된 내용 또는 발언을 다뤘다. 이는 2018년(47%)과 2019년(48%)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반면 ‘기타’ 유형의 팩트체크는 2017년만 해도 가장 비중이 적었지만 2020년에는 69%까지 올랐다. ‘기타’ 유형을 세부적으로 보면 루머 및 주장(73%) 기사(15%) 순으로 나타났다.

즉, 정치인(공직자) 발언 검증 비율이 줄어든 대신 인터넷 커뮤니티, 소셜미디어 등에 유포되는 루머 및 주장과 언론의 기사를 팩트체크하는 비중이 늘었다는 의미다.

SNU팩트체크는 출범 이후 5년 간 팩트체크 통계를 집계해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지난 5년 간 코로나19 관련 팩트체크 기사는 520건에 달했고, 이 가운데 73%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판정했다.

코로나19 허위정보가 유통되는 형태는 루머(69%)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며, 언론 보도(22%), 기타(9%) 순으로 나타났다. SNU팩트체크는 “코로나19 허위정보의 대다수는 출처 불명의 루머 형태로 유통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한편, 언론보도 비중도 22%로 나타났는데 일부 언론이 사실 여부 판단 없이 해당 정보를 단순 인용 또는 기사화하면서 기사 작성 의도와는 무관하게 허위정보의 유통 역할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언론 스스로가 팩트체크의 주체이면서 대상이 되는 아픈 현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 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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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U팩트체크에 게시된 검증 기사는 해를 거듭할수록 질적인 면에서 개선됐다. 2017년 평균 기사길이는 1183자였으나, 2021년에는 2148자로 늘었다. 언론사들이 검증 기사를 작성할 때 사용한 근거자료의 개수는 2017년 평균 0.45개였으나 2021년에는 4.36개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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