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천정부청사 앞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천막농성 현장. ⓒ경기방송지부
▲과천정부청사 앞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천막농성 현장. ⓒ경기방송지부

방송통신위원회의 경기지역 라디오방송사업자 선정 의결 보류 이후 새 사업자 선정에 진전이 없는 가운데 전국언론노동조합 경기방송지부가 30일 과천정부청사 방통위 앞 천막농성을 시작했다. 지난해 8월 새 사업자 공모를 요구하며 시작했던 천막농성을 푼 지 8개월 만이다. 

방통위는 지난달 21일 99.9MHz 신규 라디오방송사업자 심사에서 7개 신청사업자 중 도로교통공단(TBN)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며 의결을 보류했다. 심사점수 2위는 OBS경인TV, 3위는 경기도였다. 방통위는 “심사과정에서 도로교통법 및 도로교통공단 정관상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방송이 도로교통공단 사업 범위를 벗어나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며 법리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그리고 한 달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는 지난 16일 성명에서 “모든 심사항목에 대한 점수를 내린 후 최종 결정 자리에서 법률 검토를 받아야 한다며 의결을 보류한 방통위 결정을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한 뒤 “과거 iTV의 재허가 거부와 OBS 선정 사이에 걸린 시간은 두 번의 공모를 포함해도 1년4개월이었다. 자본금, 종사자, 시설장비 등 사업 수행 요건이 이보다 더 적은 라디오 사업자 선정 과정이 이렇게 길어지는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방통위를 비판했다.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앞서 경기방송 경영진은 2020년 한국 방송 사상 유례없는 자진 폐업을 결정해 그해 3월29일 라디오 99.9MHz 송출이 중단됐다. 당시 방통위는 경기방송이 방송법과 상법 등을 위반하고 있다며 법 위반을 해소할 강력한 재승인 조건을 부과했으나 경영진은 재승인 조건 이행 대신 폐업을 택했다. 이후 정파 1년 6개월만인 지난해 10월 사업자 공모가 시작됐다. 하지만 하루아침에 직장을 잃어버린 경기방송 노동자들은 또다시 기약없는 기다림 앞에 놓였다. 

정파 2주기였던 30일, 농성 돌입 기자회견에서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참담하다. 지난 2년 동안 희망 고문, 이제는 희망사기다. 방통위가 가진 힘과 권한을 왜 제대로 행사하지 않나. 거리에 나앉은 조합원들을 모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민진영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는 “방통위는 법적 검토를 하겠다는데 누구에게 언제까지 해달라고 했는지, 검토 결과는 언제쯤 나오게 될지 아무도 답변하지 않고 있다”며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전대식 수석부위원장은 “한상혁 위원장은 제발 답해달라. 언제까지 우리 조합원들이 기다려야 하나. 간곡히 요청한다. 빨리 재공모 결과를 밝혀달라”고 한 뒤 “또다시 공모한다는 망발은 하지 말라”고 말했다. 장주영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장은 “이 자리에서 다시 천막을 친다. 어설픈 사탕발림에 철거하지 않을 것이다. 끝을 보겠다”고 말했다. 방통위 한 상임위원은 최근 언론노조와 만남 자리에서 “(법적 검토를) 서두르도록 하겠다”며 원론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천막농성장 모습.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천막농성장 모습. ⓒ언론노조 경기방송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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