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가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99.9MHz 경기지역 신규 라디오방송사업자로 OBS경인TV를 선정했다. 경기방송 폐업 이후 99.9MHz는 2년2개월만에 새 주인을 찾게 되었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2월21일 전체회의에서 99.9MHz 신규 라디오방송사업자 심사 결과 7개 사업자 가운데 도로교통공단(TBN)이 가장 높은 점수(787.01점)를 받았지만 법적 논란이 예상된다며 의결을 보류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심사위원회 채점 점수는 존중하되, 도로교통공단이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을 할 수 있는 범위인지 법률 검토를 한 이후 결과에 따라 재차 의결하자”고 밝혔고, 상임위원 전원이 의결 보류에 동의했다. 심사점수 2위는 OBS경인TV(784.15점), 3위는 경기도(759.88점)였다.

방통위는 17일 전체회의에서 “도로교통공단이 보도를 포함한 종합편성에 나서는 것은 정관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업 범위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면서 “최고 득점자의 결격사유는 사업자 재공모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심사점수 2위였던 OBS경인TV가 자연스럽게 새 사업자로 결정됐다. 방통위는 OBS가 사업계획서에 제시한 투자자본금(약 100억 원) 납입을 완료하면 허가증을 교부할 방침이다. 

경기방송 경영진은 2020년 한국 방송 사상 유례없는 자진 폐업을 결정해 그해 3월29일 라디오 99.9MHz 송출이 중단됐다. 당시 방통위는 경기방송이 방송법과 상법 등을 위반하고 있다며 법 위반을 해소할 강력한 재승인 조건을 부과했으나 경영진은 재승인 조건 이행 대신 폐업을 택했다. 이후 정파 1년6개월만인 지난해 10월 사업자 공모가 시작됐다. 그리고 자진 폐업 2년2개월 만에 새 사업자가 결정됐다. 

양한열 방송정책국장은 폐업 이후 새 사업자 선정까지 2년2개월이 걸린 이유에 대해 “갑작스러운 폐업 이후 다시 실패하지 않기 위해 어떤 조건이 필요한지 연구‧검토와 의견수렴, 내부 검토를 진행했다. 새로운 신규사업자 선정에 필요한 절차와 조건을 구성하는 가운데 (사업) 추진 세력이 있는지도 확인이 돼야 공모가 가능한 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효재 상임위원은 “2년2개월 동안 풍찬노숙하며 고통을 겪은 구 경기방송 종사자들에게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OBS는 경기도민의 공중파 라디오를 맡게 되었으니 사명감을 갖고 차질없이 운영해달라”고 당부했다. 김현 상임위원은 “22년 전통의 지상파 라디오가 자진폐업이란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경기도민은 알 권리가 박탈당했고, 종사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거리를 헤맸다. 종사자들의 고용 승계 약속이 지켜지길 바란다. 노동자들이 또다시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사무처에서 철저히 관리해달라”고 당부했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은 “경기방송 직원들과 경기도민들의 요구에 비해서는 상당히 늦은 감이 있지만 이번 사업자 선정을 통해 경기지역 여론 다양성 확보 및 지역문화 활성화가 다시 가능하게 되었다”며 “선정된 사업자는 방송의 공적책임과 공정성 준수와 함께 안정적 방송 운영을 통한 지역 밀착형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제공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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