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자신의 SNS를 인용한 언론에 불쾌감을 내비쳤다. ‘멸공 논란’을 부추기던 당시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최근 정 부회장이 장발을 한 채 햄버거를 먹는 모습이 온라인상에 기사로 도배됐다. 정 부회장은 지난 2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발 YJ(용진)’라는 짧은 글과 함께 사진 두 장을 게재했다. 해당 사진은 정 부회장이 장발을 휘날리며 햄버거를 먹는 모습이다. 또 다른 사진에는 정 부회장이 반려견을 안은 채 옅은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내용. 사진=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난 2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내용. 사진=정 부회장 인스타그램 갈무리

포털사이트 네이버에 검색이 되는 매체 기준으로 28일 오후 1시까지 총 27개의 보도가 이어졌다. 첫 보도는 머니투데이그룹 계열 민영뉴스통신사 뉴스1을 통해 이뤄졌다. 뉴스1은 25일 오전 11시13분 ‘멸공 정용진, 이번엔 장발 등장…머리카락 휘날리며 햄버거 먹방’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뉴스1은 두 사진에 대한 해설적인 내용을 추정으로 풀어냈다. 첫 번째 사진을 두고선 “자세히 보면 첫 번째 사진 속 정 부회장은 헤어피스를 부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에 그가 가진 짧은 머리와 긴 머리의 색깔이 다르고 어딘가 어색한 모습”이라고 보도했다. 

두 번째 사진을 놓고는 “정 부회장이 사진 앱을 이용해 머리카락을 합성한 과거 사진”이라며 “그가 안고 있는 반려견 ‘실비’는 지난해 6월 숨을 거뒀고, 장례 치러주는 모습을 인스타그램에 올려 애도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내용의 보도는 다른 유력 언론들에서도 이어졌다. 서울신문, 세계일보, 이데일리, 조선일보, 중앙일보, 헤럴드경제 등이 뉴스1의 해석을 비슷하게 담아냈다. 대다수 보도가 온라인 전담 조직을 통해 다뤄졌다.

정 부회장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다소 난감하다는 뉘앙스의 입장을 내놨다. 그는 26일 관련 기사를 게시하며 “이게 신문에 도배될 일인가”라고 적었다. 다소 불편함 섞인 반응을 내비친 것.

정 부회장은 재차 “이게 신문에 도배될 일인가”라고 적은 인스타그램이 기사화되자 27일 해당 기사 캡처 화면과 함께 “OO OOOO OOO”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관련 보도는 1건만 이뤄졌다. 멸공 논란을 일으키며 언론의 관심을 즐기기도 했던 상황과는 다소 달라진 뉘앙스를 보인 것이다.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멸공’을 해시태그로 단 SNS 게시글이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고 정쟁으로 번지며 보이콧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사과를 전했다. 사진=인스타그램, 트위터 캡쳐 갈무리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멸공’을 해시태그로 단 SNS 게시글이 사회적 논쟁거리가 되고 정쟁으로 번지며 보이콧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정 부회장은 SNS를 통해 사과를 전했다. 사진=인스타그램, 트위터 캡쳐 갈무리

정 부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산당이 싫다”는 글과 해시태그를 이어왔다. 최근에는 정치권으로까지 논란이 번지자 “나로 인해 동료와 고객이 한 명이라도 발길을 돌린다면 어떤 것도 정당성을 잃는다. 저의 자유로 상처받은 분이 있다면 전적으로 저의 부족함이다”며 공개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신세계 측은 이와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정 부회장 개인 차원에서 소통이 이뤄지는 것이기에 그룹사 차원에서 대응할 상황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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