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tty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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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의 심각한 확산세로 불안감은 커져가고, 대선을 불과 몇 달 앞둔 시점에서 각종 음모론과 허위정보가 횡행하고 있는 현실은 우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1월 11일, 프랑스에서는 이러한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했다. 바로 팩트체크 협업 플랫폼, ‘데팍토(De Facto)’다. 

팩트체크 협업 플랫폼은 이전에도 존재했다. 2017년 프랑스 대선을 둘러싼 가짜뉴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크로스체크’라는 협업 저널리즘 프로젝트가 마련되었고, 당시 33개의 언론사를 비롯, 총 37개의 파트너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전까지의 협업이 팩트체커 중심의 고립되고 분산된 방식이었다면, ‘데팍토’는 팩트체크를 전문으로 하는 언론인, 디지털 공론장의 변화를 관찰하는 연구자, 미디어리터러시 교육 전문가들의 협업에 대중의 참여를 결합한 플랫폼이라는 데 특별함이 있다. 

협업 플랫폼 전문 기업 익스위키(Xwiki)가 주도하고, 시앙스포(Science Po, 파리정치대학), AFP, 미디어 교육 전담기구인 끌레미(Clemi)가 공동 운영하는 ‘데팍토’에는 ’리베라시옹’, ‘라디오 프랑스’, ‘뱅미뉘트’ 등 다양한 프랑스 언론사와, 법학자들이 정치인들의 발언을 법적 관점에서 검증하는 리걸 체킹(Legal Checking) 서비스 ‘쉬르리녜르(Surligneurs)’가 합류했다. 앞으로 더 많은 연구기관과 언론사들이 결합할 예정이다.    

이 프로젝트를 주도한 디지털 문화 분야의 최고 권위자, 도미니크 캬르동은 “우리의 야망은 더 나은 정보를 위한 핵심 키를 제공하는 것”이라 밝혔다. 즉, 더 광범위하고 협력적인 접근 방식을 통해 허위정보의 경로(그것이 어디에서 왔는지, 누가 만들었는지, 배후 세력은 누구인지 등)를 밝혀내고, 그것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함으로써, 대중이 디지털 공론장의 잠재력과 위험 및 디지털 뉴스 정보의 생산 구조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언론인의 팩트체크 방식의 고도화에 기여하며, 나아가 미디어리터러시 교육에 필요한 다양한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또한 이러한 시도를 통해 언론의 현실과 저널리즘 작업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바닥에 떨어진 언론의 신뢰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야망으로 등장한 ‘데팍토’는 △프랑스 언론사(AFP, 리베라시옹, 뱅미뉘트, 라디오 프랑스, 쉬르리녜르)에서 제작한 팩트체크 기사 및 허위정보의 경로를 파헤친 탐사보도 △디지털 뉴스생태계의 변화가 뉴스 소비 방식에 미치는 영향 및 디지털 플랫폼 규제 쟁점에 관한 다양한 연구 및 해설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정보가 어떻게 조작되고 이를 어떻게 검증하는지에 관해 설명하는 동영상 자료, 교육자와 언론을 대상으로 한 교육 자료 및 소프트웨어 액세스 제공에 나섰다. ‘데팍토’는 또한 허위정보뿐 아니라 정보의 누락 혹은 부분적 오정보 역시 다룰 예정이다. 그러한 정보들 역시 수용자들에게 사안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위원회의 지원으로 등장한 ‘데팍토’는 유럽 전역에 걸친 거대 프로젝트의 일부에 불과하다. 또 다른 유럽 프로젝트가 론칭을 앞두고 있고, 올해 말까지 15개국을 아우르는 8개의 팩트체크 플랫폼이 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물론 나라마다 그 규모와 내용, 참여기관은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적어도 프랑스에서는 점점 더 광범위하게 확산하는 허위정보에 대응하기 위해 팩트체크의 질적 수준뿐 아니라 시민의 미디어 리터러시 역량 강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다원적이며 독립적인 뉴스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는 사실확인을 넘어 새로운 정보 메커니즘에 대한 언론과 시민의 이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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