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MBC 예능프로그램 장면이 MBC의 NFT(Non-Fungible Token, 대체 불가능 토큰) 플랫폼에서 최고가에 낙찰됐다. MBC는 12일 자사 NFT 플랫폼 ‘아카이브 by MBC’를 통한 경매에서 이른바 ‘무야호’ 할아버지 관련 NFT 상품이 950만1000원에 낙찰됐다고 밝혔다.

‘무야호’는 2010년 3월6일 ‘무한도전’에 출연한 미국 알래스카 교민 최규재씨가 “무한도전”이란 프로그램 구호를 착각해 “무야호”라고 잘못 말한 장면이다. 당시 이를 들은 정형돈씨가 “그만큼 신나시는 거지”라고 말한 것과 맞물려 지난해부터 신나는 일이 있을 때 사용하는 ‘인터넷 밈’으로 유행했다. 유튜브 등을 통한 과거 프로그램 다시보기 및 역주행이 성행한 가운데, 10여년 전 프로그램이 새로운 유행어로 재탄생한 셈이다.

지난 4일 제작된 ‘무야호’ NFT는 300만원으로 경매가 시작됐고, 12번의 입찰을 거쳐 시작가의 3배를 넘긴 금액에 최종 낙찰됐다. ‘무야호’ NFT는 MBC가 국내 방송사로서 처음 NFT 사업에 나선 7월 이래 가장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도산 안창호 선생’ 로고 등 ‘무한도전’ 관련 NFT들이 전량 판매된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3월6일 MBC '무한도전' 장면이 MBC의 NFT 플랫폼에서 역대 최고가에 낙찰됐다. 사진=MBC '아카이브 by MBC' 갈무리
▲2010년 3월6일 MBC '무한도전' 장면이 MBC의 NFT 플랫폼에서 역대 최고가에 낙찰됐다. 사진=MBC '아카이브 by MBC' 갈무리

‘무한도전’ NFT 외에도 MBC ‘뉴스데스크’의 1980년 첫 컬러방송, 2004년 “서울지하철 30년의 역사, 서울지하철 1호선 개통식”, 2007년 “대한민국 경제성장! 코스피, 사상 첫 ‘2000시대’ 진입” 보도 등도 NFT 판매가 완료됐다. MBC는 “사업 초기에는 본사의 역사성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며 NFT 시장을 개척하고자 했고 앞으로는 시청자들과 함께 웃고 울었던 추억을 간직할 수 있는 다양한 상품들을 선보일 예정”이라 밝혔다.

한편 MBC는 이날 영화 ‘승리호’ 투자·배급사인 ‘㈜메리크리스마스’와 콘텐츠 IP(지적재산권)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애플TV플러스’ ‘HBO맥스’ 등 글로벌 OTT의 한국 진출로 콘텐츠 IP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자, 외부 투자사와 협약으로 이를 돌파하겠다는 시도다.

MBC·메리크리스마스는 ‘다크 사이버첩보물’ ‘타임시프트 코믹스릴러’ ‘언택트 AI로맨스물’ ‘미드폼 코믹로드무비’ 등의 IP를 발굴해 대본화 작업을 진행 중으로 알려졌다. 양사는 향후 ‘한류’ ‘시네마틱 드라마’ ‘드라마틱 스포츠’, ‘메타버스와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반 출생) 타깃의 기술 기반’ 등 분야의 IP를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IP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MBC와 메리크리스마스 로고(왼쪽부터)
▲IP 공동개발 협약을 맺은 MBC와 메리크리스마스 로고(왼쪽부터)

유정훈 메리크리스마스 대표는 “이번 파트너쉽은 플랫폼과 스튜디오가 아이템의 초기 기획개발 단계부터 협력하여 제작 및 유통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IP를 함께 만들어가는 첫 번째 모델로 의미가 크다”며 “MBC의 IP 개발 노하우와 메리크리스마스의 기획제작 역량이 만들어갈 양사의 시너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박성제 MBC 사장은 “플랫폼과 장르를 자유롭게 넘나들어 글로벌 이용자의 사랑을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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