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제작스태프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개인(프리랜서) 도급계약 체결’ 비율이 절반 이상으로 나타났다. 프리랜서 계약 체결 비율은 KBS가 가장 많았고, JTBC·tvN·SBS 순이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비례)은 12일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방송 노동자 관련 사안을 지적했다. 

이 의원이 희망연대노동조합 방송스태프지부에서 지난 9월 받은 ‘2021 드라마스태프 노동실태긴급 설문조사 보고서’를 보면 프리랜서 도급계약 체결 비율이 50.5%로 나타났고, 팀별 턴키 계약(감독급 팀장이 계약체결)을 맺는 경우도 20%에 육박했다. 근로계약서 체결 비율은 21.3%로 나타났다. 

▲ 방송스태프지부가 진행한 조사, 최근 참여한 드라마 고용계약 형태. 자료=이수진 의원실
▲ 방송스태프지부가 진행한 조사, 최근 참여한 드라마 고용계약 형태. 자료=이수진 의원실
▲ 방송사별 계약 형태, KBS의 프리랜서 도급계약 비율이 56.2%로 가장 많았다. 자료=이수진 의원실
▲ 방송사별 계약 형태, KBS의 프리랜서 도급계약 비율이 56.2%로 가장 많았다. 자료=이수진 의원실

방송사별로 보면 프리랜서 도급계약 체결은 KBS가 56.2%로 가장 높았다. JTBC는 54.8%, tvN은 53.3%, SBS는 51.1% 순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 2019년 방송제작 현장 근로감독 결과 연장근로 위반, 최저임금 미지급, 서면 근로계약 미작성 등 법 위반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시정조치가 있었다. 당시 현장 스태프들의 노동자로서 법적 지위가 확인됐지만 여전히 드라마제작사들은 근로계약서가 아닌 ‘업무위탁계약서’,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해 스태프들의 노동자성을 부정하고 있었다. 

또한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하루 평균 촬영시간이 12~14시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약 40%, 14~16시간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약 30%였다. 50인 미만 사업장에 주 52시간제 시행 3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근로기준법이 지켜지지 않은 모습이다. 이에 KBS와 드라마 제작 자회사 몬스터유니온 등은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된 상태다. 

▲ ‘드라마 방송제작현장 불법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을 위한 공동행동’ 소속 8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들은 지난달 16일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와 KBS가 설립한 몬스터유니온 등 드라마제작사 5곳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방송스태프지부 제공
▲ ‘드라마 방송제작현장 불법계약근절 및 근로기준법 전면적용을 위한 공동행동’ 소속 8개 시민사회단체와 노동조합들은 지난달 16일 서울 상암동 한빛미디어노동인권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KBS와 KBS가 설립한 몬스터유니온 등 드라마제작사 5곳을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고발한다고 밝혔다. 사진=방송스태프지부 제공

이 의원은 방송작가가 하루아침에 쫓겨나는 일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8년차 방송작가가 지난 4월 SBS ‘궁금한 이야기 Y’에 서브작가로 합류한지 한달만에 계약해지를 통보받았다. 

이 의원이 받은 제보에 따르면 해고 당사자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은 서울지노위는 심문회의에서 SBS와 해고당사자간 화해를 적극 권장했는데 심문회의에서 화해를 권고하는 게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고용노동부가 방송작가 노동현장에 대해 방송3사(KBS, MBC, SBS) 근로감독을 시행하는 가운데 SBS에서 이와 같은 일이 발생한 것은 노동부 근로감독의 실효성을 의심하게 한다는 게 이 의원의 지적이다. 

이에 이 의원은 여전히 근로계약서를 쓰지 못한 채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드라마 제작스태프 노동실태를 지적하고 ‘무늬만 프리랜서’인 방송작가가 쉽게 잘리지 않도록 방송3사 근로감독에 따른 조치를 노동부와 각 지방청이 제대로 이행하고 전국 방송사로 근로감독을 확대할 것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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