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신임 사장 후보가 이우탁 연합뉴스 북한뉴스에디터와 김경석 전 편집총국장, 성기홍 연합뉴스TV 보도국장 등 3명으로 시민참여단과 사장추천위원회 심사 결과 압축됐다.

연합뉴스는 28일 오후 1시부터 시민 100명이 참여하는 연합뉴스 사장 후보자 평가회를 열었다. 후보자 5명의 정견발표와 질의응답 뒤 시민평가단 투표 20%, 사추위 심사 80%를 합산한 결과 후보자가 이같이 선발됐다. 발표회는 연합뉴스 홈페이지와 유튜브를 통해 중계됐다. 뉴스통신진흥회는 다음 주 이사회를 열고 최종 사장 후보를 추린다.

▲연합뉴스가 28일 신임 사장을 뽑기 위한 ‘사장후보자 시민참여평가회’를 공개 개최했다. 연합뉴스 유튜브 중계 캡쳐
▲연합뉴스가 28일 신임 사장을 뽑기 위한 ‘사장후보자 시민참여평가회’를 공개 개최했다. 연합뉴스 유튜브 중계 캡쳐

지난 23일 사추위가 추린 후보자 5명은 권영석 통일언론연구소장, 김경석 전 편집총국장, 성기홍 연합뉴스TV 보도국장, 이우탁 북한뉴스에디터, 정일용 전 통일언론연구소장 등이었다.

후보자들은 이날 모두 최근 ‘기사형 광고’로 인한 포털 퇴출 위기와 정부의 구독료·뉴스 사용료 300억원 지급 중단 청원 등을 연합뉴스 ‘위기’로 언급하면서 개혁을 위한 과제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첫 발표에 나선 이우탁 후보는 이날 정견 발표회에서 “연합뉴스란 이름을 빼고 모두 바꿀 수 있어야 한다”고 밝힌 뒤 ‘오픈뉴스플랫폼’ 설립을 제안하면서 이를 시민과 기자, 전문가가 뉴스 제작에 공동 참여하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5대 과제로 △고강도 구조조정 △공정보도 실천 △지역 취재시스템 강화 △연합뉴스TV 관련 방송통신위원회 권고 이행 등 상생 강화 △신사업 개척과 공적자금 사용 내역 공개 등을 제시했다. 이 후보는 연합뉴스 상하이 특파원과 워싱턴 특파원, 연합뉴스TV 사회·정치부장을 지냈고 현재 북한뉴스에디터다.

김경석 후보는 “기본을 돌아보고 본연 역할에 충실할 때 보상이 따라온다고 믿는다”며 “가치 있는 정보가 모이고 필요한 정보를 공급하는 언론 생태계 저수지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를 위한 실천으로 △공정보도와 편집권 독립을 위한 편집총국장제 강화 △연간 오보 보고서 공개 발행 등 보도 사후관리 제도화 △우선순위 선별과 도덕적 능력을 갖춘 간부 중용 △수평적 조직 문화를 공약했다. 김 후보는 연합뉴스 주베를린 특파원과 연합뉴스 편집총국장을 지냈고 현 논설위원이다.

성기홍 후보는 “기사형 광고 사태는 저널리즘 기본에 어긋난 퇴행이다. 그릇된 수익모델로 국민을 실망시켰다. 환골탈태하겠다”며 2가지 원칙으로 ‘주장 아닌 사실을 전하는 저널리즘’과 ‘뉴스 생산·유통 구조 혁신’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출입처에서 이슈 중심으로의 취재 시스템 변경 등 일하는 방식 변화 △편집국 한반도뉴스본부 배속 등 공적 기능 강화 △‘오리지널리티’를 위한 특파원 강화 △콘텐츠 책무실 신설 등을 공약했다. 성 후보는 연합뉴스 워싱턴 특파원과 정치부장, 연합뉴스TV 보도국장을 지냈다.

▲연합뉴스 신임 사장에 출마한 이우탁, 김경석, 성기홍 후보.
▲연합뉴스 신임 사장에 출마한 이우탁, 김경석, 성기홍 후보.

정일용 후보는 “현재 가장 필요한 것은 연합뉴스의 공영언론, 국가기간통신사로서의 정체성을 흔들림 없이 확고하게 바로세우는 일”이라고 했다. 정 후보는 3가지 공약으로 △뉴스 신뢰도 향상 △공적 기능 확대를 위한 언론외교 역할 및 재난재해 대응 강화 △평화저널리즘 안착 등을 내놓고, 연합뉴스 저널리즘 연구소를 설립하겠다고 했다. 정 후보는 10대 연합뉴스 노조위원장과 40대 한국기자협회장, 통일연구소장을 역임했다.

권영석 후보는 “콘텐츠 ‘불량품’이 유통되기 전 실시간 감시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며 ‘콘텐츠 위원회’를 제안했다. 그는 “편집총국장과 제작총국장 등 12명 위원이 같은 사무실에 근무하게 하고 위원회에 인사제청권과 예산집행권을 부여하겠다”고 했다. △출입처 광고를 유치하는 기자에게 인센티브를 주는 광고수수료제 폐지 △비정규직 차별 철폐 △특파원 2배 이상 증원 등을 공약했다. 권 후보는 남북언론교류추진단 수석부단장, 연합뉴스 수석경제에디터를 지냈고 현 통일언론연구소장이다.

▲연합뉴스 신임 사장에 출마한 정일용, 권영석 후보
▲연합뉴스 신임 사장에 출마한 정일용, 권영석 후보

이후 조별 토론과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사장추천위원회는 ‘연합뉴스와 연합뉴스TV의 상생 방안’과 ‘수용자권익위원회 발전 방안’을 공통 질문으로 제시했다.

이우탁 후보는 연합뉴스TV 관련 질문에 “방통위의 권고사항과 같이 물적 기반을 분명히 제공하고 종속이 아닌 상생하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김경석 후보는 “두 회사는 공영성이란 목표를 공유해야 한다”며 “연합뉴스TV 대표이사를 따로 선임해야 한다는 의견은 상황을 보면서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성기홍 후보는 “연합뉴스TV에 공적 성격의 투여가 필요하다”며 “연합뉴스TV 사원들이 상생을 느끼도록 임금과 근무조건 개선하고 두 회사가 참여하는 미래전략위원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정일용 후보는 “방통위 권고와 같이 사장 겸임제를 해지하고 어렵다면 단계적으로 공동대표를 만드는 방식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했다. 권영석 후보는 “매우 비정상적 상황”이라며 “과도기적 겸임대표제를 제안한다”고 했다.

▲연합뉴스가 28일 신임 사장을 뽑기 위한 ‘사장후보자 시민참여평가회’를 공개 개최했다. 연합뉴스 유튜브 중계 캡쳐
▲연합뉴스가 28일 신임 사장을 뽑기 위한 ‘사장후보자 시민참여평가회’를 공개 개최했다. 연합뉴스 유튜브 중계 캡쳐

이어 수용자권익위 관련 질문에 김경석 후보는 “수용자권익위에 신뢰가 쌓인 만큼 간부들이 더 소통하는 방식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했다. 정일용 후보는 “방송사 시청자위원회에는 사장도 나간다고 들었다. 제가 사장이 된다면 저와 보도 책임자도 참석토록 하겠다”며 “위원도 소수자 쪽으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성기홍 후보는 “매달 연합뉴스 시청자위원회에 참석했다. 외부의 비판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공영언론에 위임된 편집권을 합당하게 행사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우탁 후보는 “가장 큰 문제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점”이라며 “사전 또는 실시간 반영하는 방법으로 수용자권익위 편집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권영석 후보는 “사후 점검 시스템이기 때문에 지적하면 변명하는 식으로 회의가 끝난다”며 “발전적 해체하고 개혁해야 할 대상”이라고 했다.

이날 시민참여발표회는 처음으로 전국의 시민평가단이 직접 연합뉴스 사장 심사에 투표로 참여하는 절차가 포함됐다. 2018년 직전 사장후보자 정견발표회는 수도권 거주민을 대상으로, 참여가 아닌 참관 형태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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