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가 방송법 8조3항 일간신문사의 주식소유제한 규정을 위반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시정명령을 사전 통지한 지 1년5개월이 지났다. 매일경제는 지금도 방송법 8조를 위반하고 있다. 그 사이 방통위는 MBN의 방송사업을 조건부 재승인했고, 지난 3월31일까지 시정명령을 이행하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매일경제는 이 같은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았다. 그리고 오늘(18일), 방통위는 전체회의를 열고 매일경제에 대해 ‘2차’ 시정명령을 의결했다. 

앞서 MBN이 종합편성채널 출범 당시 투자자본금 556억원을 편법 충당하고 수년간 회계를 조작해온 사실이 드러났다. MBN이 임직원들을 차명주주로 활용해 주주명부를 거짓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고, 그 결과 MBN은 2019년 말 차명주식을 모두 자기주식으로 판단, 2020년 3월 주주총회에서 자기주식 400만 주를 소각했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수가 5500만주에서 5100만주로 감소했고, 2020년 7월 말 기준 최대주주 매일경제의 MBN 주식소유비율은 32.64%가 됐다. 방통위는 그해 3월13일 시정명령을 사전 통지했다.   

매일경제 같은 일간신문은 MBN과 같은 종합편성채널 주식의 100분의30을 초과 소유할 수 없다. 2020년 10월30일자 방통위 전체회의 속기록에 따르면 방통위 사무처는 “많은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법 위반 사항을 해소하지 못하고 있어 시정명령이 불가피하다”고 밝히면서도 “매일경제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MBN의 재승인 여부가 불투명해 주식매각에 어려움이 있다는 점은 인정되므로 시정명령 기한을 2021년 3월 31일까지로 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매경미디어그룹 본사 앞. ⓒ정민경 기자
▲매경미디어그룹 본사 앞. ⓒ정민경 기자

이후 MBN은 조건부 재승인을 받았지만 방송법 위반은 계속되고 있다. 18일 방통위 전체회의에서 사무처는 “지난 3월까지 시정명령을 부과했으나 미이행했다”며 “7월31일 현재 매일경제는 MBN 주식을 31.88% 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매일경제 측은 방통위에 “지속적 노력으로 일부(40만주)를 제3자에게 매각했다”, “업무정지 행정처분 등 사유로 (방송법 위반) 해결이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법 위반 상황이 마치 ‘방송의 불확실성’ 탓이라는 투다.

방통위 사무처는 이날 “2021년 말까지 201억원 이상의 유상증자를 계획하고 있는데, 이게 이뤄지면 방송법 위반 상황이 해소될 것이다”, “유상증자 시행과 별개로 추가 매수자 확보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MBN측의 입장을 전했다. 방통위는 이날 방송법 106조에 따라 매일경제 대표 등을 고발할 수 있었으나 상임위원들이 ‘2차 시정명령’ 부과를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매일경제는 6개월의 시간을 더 벌었다. 김창룡 상임위원은 “스스로 밝힌 법 위반 해소 방법을 통해 차질없이 시정명령을 이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고, 안형환 상임위원은 “현재로선 2차 시정명령 부과가 타당하다. 성공적인 유상증자를 통해 법 위반 해소에 힘 써달라”고 밝혔다. 

 

광주방송 최대주주 변경 승인

한편 이날 방통위는 광주방송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을 의결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1일 호반건설을 대기업으로 지정해 호반이 지상파방송사 지분을 10% 이상 소유할 수 없게 되었고, 호반은 5월4일 JD투자유한회사에 광주방송 지분 35%를 매각했다. 이후 JD는 5월21일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 신청에 나섰다. 방통위는 광주방송에 대한 소유 경영 분리 원칙 준수, 방송의 사적이용 금지, 광주방송 지원을 위한 세부계획 제출 등의 변경 승인조건을 부과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안형환 상임위원은 “지상파방송의 경영환경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 광주방송 최대주주 변경은 이번이 다섯 번째”라면서 “새로운 주주가 광주방송이 어려울 때 책임 있게 지원할 수 있는 경제력과 의지가 있는지 살펴봤다. 지역밀착형 콘텐츠 지원 의지가 있는지도 살펴봤다”고 밝혔다. 이어 “JD의 실질적 지배자인 정서진씨 의견 청취도 이뤄졌다. 언론인 출신답게 방송의 공공성에 대한 인식이 충분해 보였고 재정 능력도 상당해 보였다”며 “심사위원회는 새로운 최대주주가 지역방송 활성화 의지가 확인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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