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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를 11위 ‘탈락’으로 조작…엠넷 제작진 또 법정구속 
1위를 11위 ‘탈락’으로 조작…엠넷 제작진 또 법정구속 
김 아무개 ‘아이돌학교’ CP, 투표조작혐의 징역 1년 실형 
CJ ENM, 오디션 프로그램 ‘전방위 조작’ 다시 드러나 
조작 밝힌 시청자들 “너무 가벼운 처벌” 공식 사과 요구

2017년 CJ ENM 오디션프로그램 ‘아이돌학교’ 투표조작사건에 연루된 엠넷 소속 김아무개CP가 1심에서 징역 1년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지난해 7월 김CP와 김아무개 전 기획제작국장을 업무방해 및 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앞서 엠넷의 또 다른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시리즈’ 투표조작 혐의로 구속된 안준영PD와 김용범CP는 각각 징역 2년과 1년 8개월 실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이번 판결은 CJ ENM에서 시청자 투표를 반영한 오디션 프로그램들에서 ‘전방위 조작’이 있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조작으로 탄생한 그룹은 여전히 활동 중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9단독 재판부는 10일 선고 공판에서 “김CP는 온라인투표 결과를 무시하고 임의로 순위를 조작했다. 방송 프로그램의 공정성이 심각하게 훼손돼 시청자 신뢰가 손상됐으며 탈락한 출연자들은 데뷔 기회를 박탈당했다. 시청자로부터 용서도 받지 못했다”며 죄질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김CP에게 징역 1년6개월, 김아무개 전 국장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김 CP는 재판과정에서 “잘못된 선택을 했다”며 사과했다. 

▲엠넷 '아이돌학교' 조작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이해인씨. ⓒ엠넷
▲엠넷 '아이돌학교' 조작사건의 최대 피해자인 이해인씨. ⓒ엠넷

재판부에 의하면 김CP는 투표 1위를 달리고 있던 이해인씨가 데뷔조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김 전 국장에게 보고한 뒤 11위로 탈락시켰다. 김 전 국장은 1000만원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들은 재판과정에서 혐의 대부분을 인정하며 “시청률 만회를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방송 종료 이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이해인씨 탈락과 관련해 ‘조작 의혹’이 제기됐지만 엠넷이 의혹을 부인하며 진실이 묻히는 듯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후 프로듀스 시리즈 조작사건이 불거지자 결성된 ‘아이돌학교 투표조작 의혹 진상규명위원회’의 법적 대응을 통해 드러나게 됐다. 이번에도 투표조작을 밝혀낸 것은 시청자들이었다. 진상규명위는 10일 입장문에서 1심 결과에 대해 “시청자를 대상으로 사기극을 벌인 범죄혐의에 비해 너무나도 가벼운 처벌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이돌학교 조작은 방송 초반부터 수개월에 걸쳐 철저히 계획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프로듀스 시리즈보다) 훨씬 악질적”이라고 주장했으며 “조작 정황이 발각돼 시즌2를 진행하지 못한 것인데, 이러한 점이 (검찰) 구형량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은 굉장한 모순”이라고 밝혔다. 

▲2020년 MBC 'PD수첩'에 출연한 이해인씨. ⓒPD수첩
▲2019년 10월 MBC 'PD수첩'에 출연한 이해인씨. ⓒPD수첩

CJ ENM을 향해서는 “구성원의 범죄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며 공식 사과 및 특정인에 대한 불명예 해소방안 및 피해 대책, 재발 방지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국내 최초이자 현존 유일의 ‘데뷔 멤버 전원조작그룹’에 관한 입장도 조속히 밝히길 바란다”고 했다. 아이돌학교 오디션 최종합격자 9명은 ‘프로미스나인’으로 데뷔해 지금도 활동 중이다. 

CJ ENM 커뮤니케이션팀 관계자는 이번 1심 판결에 대해 10일 “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만 밝혔다. 만약 2017년 ‘아이돌학교’ 조작 논란이 불거졌을 때 제대로 된 자체심의나 내부 지적이 있었다면 이후 방영된 ‘프로듀스48’·‘프로듀스X101’의 조작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제작진의 ‘일탈’은 반복되었다. 이를 두고 CJ ENM 경영진의 ‘조직적 묵인’ 없이는 조작이 이뤄지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의혹이 여전하다. 

한편 CJ ENM은 지난 5월31일 향후 비전 발표 보도자료에서 “슈퍼스타K, 아이랜드(I-LAND) 등 독보적인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향후 글로벌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을 통해 K-POP 메가(Mega) IP를 지속적으로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대국민 조작방송’이란 오명에도 불구, 자숙은커녕 ‘독보적인 제작 역량’이라며 채널 홍보에 나선 대목이다. 엠넷은 오는 8월 한·중·일 오디션 프로그램 ‘걸스플래닛999:소녀대전’을 편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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