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이 ‘눈’을 감았다.
중국을 방문한 김대통령이 북경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열고 있던 지난 11월 12일 오전, 안주섭 대통령 경호실장이 대통령을 경호하지 않고 수행원을 대동한 채 자금성 관광을 나왔다가 기자들에게 현장이 발각됐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한 기자는 “안 실장이 이날 기자들이 보는 앞에서 사진까지 찍어 빼도박도 못할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부산일보를 제외한 모든 언론이 이에 대해 함구로 일관했다.

그 이유는 박지원 공보수석이 기자들에게 “이런 보도가 나가면 대통령의 정상외교가 엉망이 된다”고 간청하며 보도를 막았기 때문. 이같은 사실은 지난 11월 27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이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이 의원은 이와함께 “비슷한 시각 허갑범 대통령 주치의도 따로 자금성 관광을 했다”며 “다른 사람은 몰라도 경호실장이나 주치의 특히 경호실장은 대통령의 몸이나 다를바 없이 24시간 밀착경호를 수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개인혼자 몰래 자금성 관광나들이를 할 수 있는지 상식적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했다.

언론은 그러나 이 의원의 이같은 발언도 전혀 보도하지 않았다. 결국 두차례에 걸쳐 권력 감시의 ‘눈’을 감은 셈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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