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사 파이낸스투데이가 해외 전문가들은 손정민씨 사건에 대해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썼다가 삭제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는 허위정보·음모론을 기사화한 전력이 있고 현재 포털 네이버의 퇴출 심사를 앞두고 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지난 30일 “해외에서 보는 한강 사건에 대한 의견은 타살에 무게”라는 기사를 썼다.

이 기사는 “할리우드 범죄영화의 감수를 담당하기도 한 캐나다 왕립범죄청 수석분석관 왓슨 아멜리아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제시한다”며 “범죄를 의심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라는 발언을 전했다. 또한 이 기사는 “이탈리아 나폴리에서 마피아 조직을 척결하는데 결정적인 공로를 세워 유명해진 법의학자 모리 칼리오페 교수”를 언급하며 그가 “(친구) A군의 움직임은 만취자의 전반적인 움직임과는 큰 차이가 있다”는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 파이낸스투데이 기사 갈무리
▲ 파이낸스투데이 기사 갈무리

이 외에도 기사에는 미국 FBI 국장 카세이 조슈, 프랑스 헤르에스타 그랑제콜에서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앙쥬 카트리나 등이 등장해 타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하지만 기사에 등장하는 전문가들은 모두 버츄얼 유튜버, 애니메이션 등장인물 등 가상의 캐릭터였다. 한 커뮤니티에서 ‘낚시성’으로 올린 글을 파이낸스투데이가 확인 없이 받아 쓴 것이다. 처음 게시글을 쓴 누리꾼은 내용과 상관없는 도표와 이미지를 근거로 제시했는데, 기사에는 그대로 실려 있기도 하다.

파이낸스투데이 홈페이지 내의 해당 기사에는 230여개의 댓글이 달렸다. 한 누리꾼은 “기자님 커뮤니티 글 그대로 퍼와서 독후감 쓰면 돈 받는 거 실화입니까 저도 좀 잘하는데”라며 꼬집기도 했다. 논란이 되자 파이낸스투데이는 해당 기사를 삭제했다.

▲ 5월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 씨 친구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 연합뉴스
▲ 5월10일 서울 반포한강공원 수상택시 승강장 인근에서 경찰이 고(故) 손정민 씨 친구의 휴대폰을 수색하고 있다. ⓒ 연합뉴스

 

파이낸스투데이 선거 심의 중징계에 네이버 퇴출 심사 앞둬

최근 파이낸스투데이는 잇따라 문제적 기사로 논란이 됐다. 지난 4월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 때 “민주당의 친중(親中) 헛발질 ‘국민은 반중(反中)으로 대동단결인데..’” 기사로 중징계에 해당하는 ‘경고문 게재 및 경고문 게재 알림표시’ 제재를 받은 일이 대표적이다.

파이낸스투데이는 해당 기사를 통해 “민주당이 국민 정서를 파악하지 못하고 섣불리 중국계 표심을 향해 달려들면서, 민주당 지지자들이 대거 등을 돌릴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친중 행보를 보이고, 조선족을 표밭으로 인식하면서, 오히려 대한민국 국민보다 훨씬 많은 혜택을 주는 정책을 무분별하게 쏟아낸 바 있다”고 밝히면서도 분명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파이낸스투데이는 박영선 후보의 특정 지역 유세 현장 사진을 게재하면서 설명글을 통해 ‘친중 유세’로 단정하기도 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지난 3월 “백신 부작용 현황 공식사이트, ‘백신 부작용으로 9,626명 사망, 819,704명 부상’” 기사를 통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부작용 사망자가 9000여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이 보도는 보수 성향의 일부 포털 블로그, 카페 등에 공유되는 등 확산됐다. 하지만 이 기사는 사실과 달랐다. 파이낸스투데이는 공식 통계라고 강조했지만 해당 사이트는 ‘자율적인 신고 접수’ 시스템을 가공한 곳으로 공식적인 통계가 아님을 분명히 언급하고 있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지난 총선을 전후해 여러 기사를 통해 ‘부정 투표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파이낸스투데이는 지난해 포털 다음에서 퇴출됐으며 네이버에서는 광고성 기사로 인한 벌점 누적으로 퇴출 심사(재평가)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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