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민PD가 지난 3일 “그를 ‘윤석열 패밀리’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공개질의 형식으로 주진우 기자를 비판한 뒤 6일 주 기자가 김PD의 질의 내용에 반박했지만 김PD가 불충분한 해명이었다며 거듭 추가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김용민PD는 지난 8일 이동형 작가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공개질의) 근본 취지는 주 기자가 윤석열 편이면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양반(주진우)과 다퉈 내가 도움 될 게 뭐가 있나”라고 말한 뒤 “(이번 공개 질의를 통해 주진우 기자가) 윤석열 사람이 아니라는 걸 확인하고 싶다. 제가 단순히 의문 제기만 하려고 했겠나”라며 “근본 취지를 헤아려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PD는 이날 “지지자들은 다 같이 검찰개혁의 동지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다시는 윤석열 쪽과 관계를, 윤의 이익을 대변하는 식의 관계는 갖지 않겠다는 입장을 (주진우 기자가) 지지자들에게 알려줘야 한다”며 “언론계에는 이미 (관련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시청자들이 ‘나는 꼼수다’로 많은 사랑을 주셨는데 그 사람들이 윤석열 사람이라고 생각된다면 얼마나 큰 멘붕이 오겠나”라고 말했다.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은 나꼼수 멤버들. 위에서부터 김용민, 주진우, 김어준. ⓒ연합뉴스
▲이희호 여사 빈소를 찾은 나꼼수 멤버들. 위에서부터 김용민, 주진우, 김어준. ⓒ연합뉴스

앞서 주 기자는 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양정철에게 윤석열을 소개시켜주고 충성맹세 시켰다는 그런 자리 없었다. 두 사람 소개한 적 없다”고 반박했으며 “추미애 장관에게 찾아가 수사지휘권 행사 반대하고 따진 적도 없다. 추 장관 만난 건 6개월 전쯤이 마지막으로 법무부 장관 업무와 전혀 무관한 일로 10여 명의 분들과 만났다. 수사지휘권 발동 전이었다”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김PD의 질의는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검찰개혁 지지한다. 검찰이 법치주의 망치고 있다. 검사가 국민보다 중요한가”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주진우 기자 “내가 조양은을 만났다고 양은이파인가”)

김PD는 주 기자 해명 다음 날인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소위 충성맹세 관련) 제 공개질의에 소설로 규정했는데 주진우 기자가 저에게 송사를 걸어오면 제 질의가 타당했음을 입증하겠다”고 밝혔다. 김PD는 이어 “주진우 기자는 추미애 장관을 찾아간 사안과 관련해서 적극 부인했는데, 지지자 여러분 및 이 상황에 관심있는 분들은 여러 증언자가 있다는 점을 감안하시고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했다. 또한 채널A기자-한동훈 검사장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선 “(주 기자가) 간단하게, (내게) 전언 형식으로 말하지 않았다. 한동훈의 휴대전화에는 이동재하고의 소통 기록이 없다고 분명히 밝혔다. 한동훈과 내밀한 접촉을 하지 않았다면 할 수 없는 말”이라고 주장했다.

김PD는 이어 “주진우 기자가 윤석열 집단과 절연해주기를 바라는 제 취지를 적극적으로 헤아려주기 바란다. 누구도 조양은 김태촌과 접촉했다고 주진우 기자를 조양은 김태촌 패밀리라고 말하지 않는다. 그의 이익을 대변했을 때 패밀리라고 말한다”며 “(유튜브에서 주 기자가) ‘검찰개혁을 지지한다’고 했는데 그 말은 윤석열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같은 상황을 두고 시사평론가 진중권씨는 9일자 중앙일보 칼럼에서 “며칠 전 유튜브 탁발승 김용민이 나꼼수 동료였던 주진우를 종교재판에 넘겼다. 주 기자가 은밀한 사탄(윤석열) 숭배자란다. 신학 전공자답다. 주 기자는 울먹이며 결백을 호소했다. 하지만 그것으로 사함을 받지는 못했다”며 “원래 신학적 성격을 띤 의심은 쉽게 풀리는 게 아니다. 그가 윤 총장 사진을 밟고 지나간들 그들은 의심을 풀지 않을 것이다”라고 적었다. 

김PD의 공개질의 이후 주진우 기자의 유튜브 채널과 주 기자가 진행하는 라디오프로그램에는 주 기자의 추가 해명을 요구하거나 그를 원색적으로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나꼼수 멤버였던 김어준씨와 정봉주 전 의원 등을 비롯해 두 사람 모두와 친분이 있는 정치권·언론계 인사들은 이번 사안에 안타까워하면서도 매우 말을 아끼는 모양새다. 말을 보태 ‘확전’ 양상으로 가는 경우 보수 진영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이들도 있고, 아직 드러난 사실관계가 충분치 않다는 이유로 ‘나는 이 판에 끼지 않겠다’며 판단을 보류하고 관전하는 이들도 있다. 

정치인 중에는 손혜원 전 의원이 주 기자 해명에 “해명보다 변명으로 들리고 진심보다 연기가 먼저 보인다”고 비판하며 “비 맞는 용민 곁에서 함께 비를 맞겠다”, “잃은 게 많은 주진우, 잃은 게 없는 김용민 누구 말이 맞을까?”라며 입장을 내고 있다. 이상호 고발뉴스 기자는 지난 7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김용민PD가 문제 제기한 시점과 방식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도 “(주진우 기자가) 한동훈 윤석열 김건희에 대해 얼마나 많은 취재가 있었겠냐. 아는 내용 모두 다 일러바쳐라. 국민들은 진실을 위해 용서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