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언론이 유튜버 ‘뒷광고’ 비판할 자격 있나
언론이 유튜버 ‘뒷광고’ 비판할 자격 있나
네이티브 애드·기사형 광고·협찬·연계편성 등 신문방송 ‘뒷광고’ 문제 심각

“이들을 믿고 지갑을 열었던 수많은 구독자들은 얼척이 없습니다. 이제는 이들의 꼼수를 못 본 척하지 않을 겁니다.”

지난 8일 채널A ‘화나요 뉴스’의 한 대목이다. 유튜브 ‘뒷광고’가 논란이다. 유튜버들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를 홍보하는 콘텐츠에 광고라는 사실을 제대로 명시하지 않은 점이 드러나 비판이 거세다. 언론 역시 ‘뒷광고’ 문제를 다루며 비판에 가세하고 있지만 이 문제에 언론도 자유롭지 않다. 광고임을 밝히는 PPL뿐 아니라 ‘뒷광고’와 다르지 않은 기만적인 뉴스와 프로그램 제작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언론의 ‘뒷광고’ 문제에도 주목이 필요하다.
 

언론사 카드뉴스 영상에도 뒷광고

“시어머니 간병 스트레스 제가 잘못된 건가요?” 2018년 5월 연합뉴스가 만든 카드뉴스의 한 대목이다. 간병으로 스트레스 받는 시민들의 사례를 나열한 다음 서울시 환자안심병원을 소개한다. 포털 네이버에서 ‘여성이 더 많이 본 뉴스’ 1위, 사회면 ‘가장 많이 본 뉴스’ 7위에 올랐다.  그런데 이 기사는 서울시 돈을 받고 만든 ‘광고’였다. SBS(스브스뉴스)가 만든 “지친 취준생에게 활력을!…‘서울시 청년수당’ 직접 받아 써보니”, 한국일보의 “‘서울페이’? 그게 뭐임? 먹는 거임?” 카드뉴스도 서울시의 돈을 받고 제작했다. 이들 카드뉴스에는 광고에 대한 언급이 없다.

▲ 연합뉴스가 서울시에 제출한 성과보고서. 연합뉴스는 카드뉴스에 서울시 광고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다.
▲ 연합뉴스가 서울시에 제출한 성과보고서. 연합뉴스는 카드뉴스에 서울시 광고 사실을 명시하지 않았다.

언론사가 광고성 메시지를 가공해 제작하는 네이티브 애드를 선보이면서 일부는 출처를 제대로 명시하지 않고 있다. 2018년 미디어오늘 취재 결과 연합뉴스, SBS, 노컷뉴스, 국민일보, 서울신문, 한국일보, 아시아투데이, 민중의소리, 아이뉴스24, 오마이뉴스, 이데일리, 직썰, ㅍㅍㅅㅅ 등의 매체가 만든 카드뉴스 및 영상 68건이 서울시로부터 돈을 받고 만들어 포털에 뉴스로 내보냈다. 13개 매체 가운데 서울시를 언급한 곳은 SBS, CBS, 직썰 등 3곳 뿐이다. 앞서 2015년 한국일보와 뉴스1은 카드뉴스를 통해 광고를 하면서 광고임을 명시하지 않아 논란이 된 적 있다.

영상 광고 문제도 있다. 유튜브 뒷광고 논란에는 광고라는 사실을 명시했지만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경우도 포함된다. 유튜브에서 영상을 올릴 때 ‘유료광고 포함’란에 체크하면 영상 내에 광고임이 고지되지만 이 기능을 쓰지 않은 경우 비판을 받고 있다. 스브스뉴스의 “동네 '마을변호사'에게 무료로 법률상담 받는다?” 영상은 서울시의 돈을 받아 제작했지만 ‘유료광고 포함’ 문구가 뜨지 않는다. 엔딩 크레딧에 ‘제작지원 서울시’라는 문구가 나오지만 이 문구를 발견하기 쉽지 않다. 

▲ 스브스뉴스 '마을변호사' 영상. 말미에 제작지원을 언급했으나 유튜브상에 '유료광고포함'을 명시하지 않았다. 포털에 기사로 송고됐고 방송 리포트에도 나왔다.
▲ 스브스뉴스 '마을변호사' 영상. 말미에 제작지원을 언급했으나 유튜브상에 '유료광고포함'을 명시하지 않았다. 포털에 기사로 송고됐고 방송 리포트에도 나왔다.

 

20만원에 보도자료 그대로 전송

기사형 광고 문제도 심각하다. 기사형 광고는 기사의 형식을 하고 있지만 광고주로부터 돈을 받아 제작한 광고다. 특히 포털에 송고되는 온라인 ‘기사형 광고’는 보도자료를 한 글자도 고치지 않아 검증 없이 그대로 내보내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기사를 쓰는 언론은 인터넷 언론은 물론 주요 종합일간지, 경제지도 포함돼 있고 건당 10만~30만원 사이에 거래한다. 최근에는 경쟁이 심화되면서 단가가 더 낮아지는 경향도 있다.

조윤영 한겨레21 기자는 2018년 자신을 ‘조윤영 친환경 화장품 업체 페이크 대표’로 지어내 서면 인터뷰 보도자료를 만들고 언론에 기사형 광고를 의뢰했다. 그 결과 일간지 및 일간지 계열사 홈페이지와 포털에 기사로 노출됐다. 포털을 통해 쏟아진 보도자료 기사 가운데는 사실확인이 안 된 내용이 많을 수 있음을 드러낸다.

▲ 홍보대행업체의 홍보 문구. ‘언론사 내부 망 연계’ ‘언론사 메인데스크와 연결’ 등을 언급하며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 홍보대행업체의 홍보 문구. ‘언론사 내부 망 연계’ ‘언론사 메인데스크와 연결’ 등을 언급하며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내용을 강조하는 경우가 많다.

2018년 포털 뉴스제휴평가위원회에서 포털에 게재된 광고 기사를 규제하려 하자 한국신문협회는 신문협회보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기사형 광고가 신문사의 신규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해 가는 상황에서 이를 일방적으로 제재하는 것은 신문사 영업권과 생존권을 심대하게 위협하는 것”이라며 반발했다. 
 

크기 따라 단가 달라지는 신문 기사형광고

종이신문은 언론사 협찬 명목으로 기사형 광고를 쓰는데 언론사가 기사를 직접 작성한다는 점에서 온라인 기사형 광고처럼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2019년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가 판단한 ‘기사형 광고’가 5517건에 달했다. 조선일보의 기사형 광고가 976건(18%)으로 심의대상 언론사 중 1위였다. 한국경제가 조선일보에 이어 664건으로 2위, 매일경제가 622건으로 3위다.

유력 일간지 지면에 싣는 경우 단가는 1000만원을 넘기도 한다. 지난해 미디어오늘이 보도한 동아일보와 계약을 맺은 한 홍보대행사의 공문에 따르면 “전체 지면 2/3(10단) 보도 시 2000만원 발생(네고 가 1200만원)”으로 단가를 명시하고 있다. 단가는 지면에 차지하는 비중에 따라 작게는 500만원 많게는 2000만원에 달했다. 헬스조선이 병원에 보낸 공문에는 광고비용으로 800만원에서 2500만원이 언급돼 있다.

▲ 홍보대행사 협찬공문 내용. 디자인=이우림 기자
▲ 홍보대행사 협찬공문 내용. 디자인=이우림 기자

통상적으로 신문사들은 광고임을 명시하지 않았으나 김영란법 시행 이후 ‘애드버토리얼’(기사형 광고) 표기를 하기 시작했다. 다만 지면에는 애드버토리얼을 언급하고 온라인에는 이를 언급 않고 일반 기사로 내보내 논란이 됐다. 여전히 종이신문에도 애드버토리얼을 명시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이 같은 광고를 규제할 방법은 없다. 신문법에는 광고임을 명시하지 않으면 20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항이 있었지만 2009년 신문법이 개정되면서 폐지됐다.

▲ 2018년 12월26일자 조선일보 16면. 조선일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찬기사 계약으로 약 1억원을 받았다.
▲ 2018년 12월26일자 조선일보 16면. 조선일보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협찬기사 계약으로 약 1억원을 받았다.

 

드라마 주인공 직업도 알고 보면 광고

TV 방송 도중 등장하는 광고는 간접광고와 협찬으로 나뉜다. 간접광고는 의무적으로 간접광고 사실을 알려야 하지만 협찬의 경우 방송 장르에 따라 고지 의무가 불분명해 사각지대가 있다. 

방송에 등장하는 배경이 협찬일 가능성이 있다. SBS의 2015년 예능프로그램 ‘질주본능 더 레이서’는 SBS 대주주가 소유한 인제스피디움(레이싱 경기장)을 배경으로 제작됐다. 인제스피디움은 ‘런닝맨’, ‘모닝와이드’, ‘컬투쇼’에도 등장해 언론노조 SBS본부가 대주주 홍보 문제를 비판했다.

협찬이 금지된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이 협찬을 받아 제작된 일도 있다. 2015년 공개된 MBN 영업일지에 따르면 MBN은 시사 프로그램에서 농협 하나로마트로부터 3000만원을 받고 하나로마트 제품을 소품으로 쓰는가하면 공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해당 기업을 긍정적으로 보도했다. 

▲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모니터 보고서 갈무리. 드라마의 경우 종종 간접광고 협찬 사실을 명시하지 않거나 고지 기준을 위반한 경우가 있다.
▲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모니터 보고서 갈무리. 드라마의 경우 종종 간접광고 협찬 사실을 명시하지 않거나 고지 기준을 위반한 경우가 있다.
▲ MBC 드라마 '욕망의불꽃'의 한 장면. 협찬주인 아우디는 간접광고의 광고주와 달리 광고효과를 낼 수 없지만, 로고 윤곽을 드러내는 등 사실상 간접광고와 다름 없는 협찬을 하고 있다.
▲ MBC 드라마 '욕망의불꽃'의 한 장면. 협찬주인 아우디는 간접광고의 광고주와 달리 광고효과를 낼 수 없지만, 로고 윤곽을 드러내는 등 사실상 간접광고와 다름 없는 협찬을 하고 있다.

드라마의 간접광고와 협찬 문제도 무시하기 힘들다. 드라마의 경우 간접광고나 협찬을 하고 이를 제대로 알리지 않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협찬의 경우 광고효과를 내선 안 되지만 티가 덜 나게 광고를 하는 관행도 있다. 

광고를 숨기는 문제와 별개로 드라마 속 광고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소품, 배경에 활용된 정도라면 현재는 방송사 경영난이 심화되자 드라마 시나리오에도 깊숙하게 개입한다.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가 2018년 10월1일부터 14일까지 방영된 지상파 드라마 18개 모니터링한 결과 14개 드라마 주인공들의 직업이 광고주(협찬 포함)와 관련 있었다. KBS ‘끝까지 사랑’의 경우 주인공 가영의 엄마는 이름 없는 식당을 운영하다 갑자기 ‘맛나 감자탕’을 운영하고 가영이 다니는 회사가 파업 위기에 처했을 때 감자탕을 대접해 극복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방통위는 협찬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 
 

건강 프로서 알려준 제품 홈쇼핑에 등장 

TV 교양프로그램에 등장한 건강제품이 같은 시각 홈쇼핑에 등장하는 일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건강 프로그램이 상품 판매 도구가 된 것이다.

지상파와 종합편성채널 건강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제품, 성분, 원료 등은 제작진이 효능을 취재하고 검증한 것처럼 소개하지만 기업의 협찬인 경우가 많다. 단순히 방송사가 협찬 제품을 내보내는 데 그치지 않고 방송 시간에 맞춰 홈쇼핑에서 같은 제품을 판매하는 ‘연계편성’으로 노골적으로 구입을 유도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이 방통위 실태점검 보고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2018년 7월 한 달 동안 방송에서 내보낸 건강식품을 1시간 내에 홈쇼핑에서 판매한 연계편성은 MBN(47회), 채널A(41회), TV조선(32회), JTBC(17회), SBS(17회), MBC(7회) 순으로 나타났다.  

▲ 방통위 실태점검 보고서 갈무리.
▲ 방통위 실태점검 보고서 갈무리.

예를 들어 2018년 7월27일 SBS ‘좋은아침’은 바구니에 담긴 망고 사진을 보여주며 와일드 망고의 효능을 설명했다. 15분 후 CJ오쇼핑에서 ‘다이어트엔 와일드망고’ 상품이 판매됐는데 심지어 같은 이미지가 나왔다. 계약서 확인 결과 ‘효능 홍보 협찬 계약’을 2000만원에 내보내기로 계약하는 식이다. SBS에서는 외주제작사들이 SBS에 연계편성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방통위는 2020년 종합편성채널 재승인 조건에 홈쇼핑 연계편성시 고지 의무를 포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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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리 2020-09-15 15:24:07
진짜 맞는말이다. 신문도 마찬가지다. 각종 시상으로 브랜드에 2차 활용이니 협찬 요구하면서 유튜버, 파워블로거 뒷광고 까는기사 보면 도데체 면이 있는건가 싶다..

바람 2020-08-09 18:59:08
유사광고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법제화 그리고 처벌규정(소액이라도, 그래야 아무도 안 한다.)이 없다면, 개인 미디어나 방송은 정보의 부재로 시청자에게 x법 광고자로 낙인찍힐 것이다. 나는 아무것도 모르고 유사광고하는 유튜버를 많이 봤다. 지적을 해주지만, 다 말해줄 수는 없다. 왜 과거 블로그 광고로 개인 블로그가 망했는지 아는가. 악용하는 사람 몇몇을 제외하고, 유사광고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시청자나 팔로워에게 나쁜 사람으로 오해를 받아 망하는 사람을 많이 봤다. 이들은 다 개인 사업자다. 언론과 어찌 정보력(법, 유의사항)이 같을 수 있겠는가. 방통위는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배포하라. 그리고 법제화를 통해 마녀사냥 당하는 것을 막아라. 몇 년째 지속하고 낙인찍혀 망하는 케이스를 언제까지 봐야 하는가.

바람 2020-08-09 18:28:42
객관적인 표준 없이 관행적(유사광고, 기사형 광고)으로 쓰고 있는 게 가장 문제이고, 오히려 상대방 깎아내릴 때 언론은 언론의 자유에 숨어서 맘껏 비판한다(ex 블로그/개인방송 광고). 표준적인 법제화가 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상대적 정보 약자(법)인 유튜버/개인 사업자는 계속 비판받을 수밖에 없다. 유사광고에 대한 방송/개인 미디어 법을 법제화를 해야 한다. 기업/언론사(꼼수로 광고)는 당연히 알고 빠져나가지만, 일반인은 아무것도 모르고 비판 당한다. 방통위와 국회는 미디어 광고제한(언론/신문/개인 미디어/유튜브)에 대해 법제화를 준비해서 피해받는(대표적인 마녀사냥) 사람이 없게 해라. 보라, 법이 없거나 모르면 누가 가장 먼저 희생당하는가. 정보가 없는 개인일까 아니면 거대 회사/언론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