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건강 의료 관련 프로그램들이 일부 관련 단체의 ‘과잉 개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단체가 몇몇 출연자들에게 공문을 보내거나 항의 전화를 걸어 은근한 압력을 행사하는가 하면, 거센 항의에 부딪혀 프로그램 방영이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KBS 일요스페셜의 ‘술, 담배, 스트레스에 관한 첨단보고서’가 지난 10일과 17일 두번 방송된 뒤 일부 출연자들은 담배소비자연맹으로부터 “방송 내용에 대한 해명과 근거자료를 내놓으라”는 요지의 공문을 받았다.

담배소비자연맹은 공문에서 “내용증명에 대한 회신이 없을 경우 인터뷰 내용이 흡연자들의 명예훼손을 목적으로 귀하의 임의적 판단에 따라 행한 것으로 간주하겠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일요스페셜의 제작진은 “직접 제작자도 아닌 출연자들에게 항의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라며 “공문이나 전화를 받은 출연자들이 당혹스러워하면서 혹시 피해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문의하는 전화가 계속 걸려온다”고 말했다.

그러나 담배소비자연맹측은 “방송 모니터 결과 객관적이지 않다고 판단된 부분에 대해 자료와 답변을 요청한 것”이라며 “당초 일요스페셜 제작진에게 방송 내용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담배소비자연맹측은 일요스페셜의 보도 내용에 대해 법적 대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KBS는 또 지난 14일 의학특집 다큐멘터리 3부작 ‘암은 정복될 것인가’의 첫회 분인 ‘어느 병원의 실험’편을 내보낸 뒤 대한의사협회 등으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고 방영을 중단했다.

반면 한의사협회는 “KBS의 불합리한 조처에 항의한다”면서 정상적으로 프로그램을 방영할 것을 촉구했다. 방송 프로그램의 방영 문제가 이익단체간의 공방으로 번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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