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오늘

[단독] 방통위원 “녹취록 ‘검사장’ 맞나” 묻자 채널A 대표 ‘끄덕’
[단독] 방통위원 “녹취록 ‘검사장’ 맞나” 묻자 채널A 대표 ‘끄덕’
[채널A 의견청취 속기록 공개] 이동재 기자 채널A 조사서 “검사장과 통화했다”며 녹취록 제출,
채널A 대표 “전화한 게 유착? 국회의원과 전화하면 정언유착인가”

‘검언유착’ 의혹을 두고 MBC와 채널A가 갑론을박을 벌인 가운데 미디어오늘이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채널A 의견청취 속기록을 확인했다.

지난달 방통위는 채널A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비공개 의견청취 자리를 마련해 채널A 김재호, 김차수 공동대표에게 채널A 논란에 대해 질의했다. 앞서 채널A 이동재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 측에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를 제보하면 수사에 선처를 해주겠다고 압박하는 과정에서 특정인과 통화 녹취를 들려주며 검찰총장 측근 검사장이라고 소개해 ‘검언유착’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달 MBC는 채널A 대표가 방통위에 ‘상대방은 검사장이 맞다’는 진술을 했다고 보도한 반면 채널A는 “인정한 사실이 없다”며 “일부 위원이 채널A 답변을 오해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김종훈 민중당 의원실과 미디어오늘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당시 속기록 자료를 공동분석한 결과 채널A는 이동재 기자로부터 녹취록을 제출 받았고, 통화 상대방이 검사장이라며 실명까지 언급한 진술을 확보했다. 다만 채널A는 녹음 파일을 직접 확인하지는 못했기에 확신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 디자인=이우림 기자.
▲ 디자인=이우림 기자.

방통위 속기록에 질문자와 답변자의 이름이 가려져 있어 맥락상 파악이 힘든 경우 방통위원들은 ‘방통위원’ 채널A 공동대표들은 ‘채널A 대표측’으로 표기했다. 

속기록에 따르면 채널A 대표측은 처음에는 이동재 기자로부터 A4반쪽짜리 녹취록을 제출 받았다고 설명하며 이 기자가 진술한 통화 대상이 ‘법조계 관계자’라고 했다. 그러자 한 방통위원이 “그 법조계 관계자가 검사장 맞습니까”라고 묻자 채널A 대표측은 “지금 상황에서는 특정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어 방통위원이 “진상조사를 한지 열흘이 거의 다 되어 간다. 전화했느냐, 안 했느냐? 그 사실관계만 밝히면 되는데 이름도 이야기하라는 것이 아니고 (중략) 검사장이 맞느냐만 확인하는 것”이라며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자 채널A 대표측은 “저희가 확보한 통화기록에는 그 검사장뿐만 아니라 법조계 인사들 여러명이 쭉 계속되고 있다”며 “해당 기자의 진술뿐만 아니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채널A 대표측에 따르면 이동재 기자는 조사 과정에서 통화 대상의 이름도 밝혔다. 방통위원이 “대표이사니까 (검사장이 누구인지) 취재기자에게 물어는 봤지 않냐”라고 묻자 채널A 대표측은 “특정 이름을 거론하긴 했다”고 답했다.

또한 이동재 기자가 녹취록에 나온 취지의 대화를 한 사실을 인정했는지 묻자 채널A 대표측은 “예”라고 답했다. 

한 방통위원은 “녹취에 나온 법조인이 누구냐고 했을 때 기자가 이름을 댔으면 그것이 사실이지 않나”라며 “특정이 되지 않았다는 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답변”이라고 했다. 그러자 채널A 대표측은 “기자의 말을 믿어야 하지만, 믿는 것을 전제로 조사를 진행 중이긴 하지만 대외적으로 공개하려면 더 정확한 근거자료를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 디자인=안혜나 기자.
▲ 디자인=안혜나 기자.

채널A 대표측이 실체 파악이 어렵다는 답을 반복하자 한 방통위원은 파일을 확인하면 되지 않느냐고 물었다. 채널A 대표측은 “녹취록이 된 부분이 저장이 되지 않은 것인지, 지워진 것인지, 저희가 못 찾고 있는 것인지 지금 그런 상황”이라며 불분명한 답을 했다.

방통위원 : 파일을 가지고 있느냐고 (기자에게) 물어보지 않으셨습니까.

김차수 : 물어봤습니다.

방통위원 : 가지고 있다고 합니까?

김차수 : 파일로 확인할 수 있냐고 했더니 전화기를 낸 것입니다.

방통위원 : 그러면 전화기 안에 있다는 이야기네요?

김차수: 그런데 전화기에서 저희가 확인을 못했습니다.

방통위원: 무슨 이야기입니까. 

이후 채널A 대표측이 “기자가 딱 한 사람을 지목해서 ‘그 사람 것이다’ 그렇게 진술하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재 기자가 녹취록에 나온 상대방이 검사장이라는 진술을 한 것과 별개로 다른 여러 사람들과 대화 내용이 담겼다는 진술도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한 방통위원은 다음과 같이 질문을 이어갔다.

방통위원 : 다시 한번 정중하게 묻습니다. 법조계 관계자가 검사장이 맞습니까, 안 맞습니까. 묻는 대로 대답하세요.

김차수 : 제가 조사할 때는 검사장 이름을 거론했습니다.

방통위원 : 검사장 이름은 관심 없습니다. 검사장 맞나 안 맞나 그것만 묻는 것입니다.

김차수 : 그것을 확인하지는 못한 것이지요. 그 검사...

방통위원 : 아까 법조 관계자라고 이야기했는데 방금 검사장 이름을 이야기했다고 했지요.

김차수 : 예.

방통위원 : 그래서 저는 검사장 이름은 묻지 않고 검사장 맞느냐고만 묻는 것입니다. 맞습니까.

김차수 : (고개를 끄덕임) 

방통위원: 예, 됐습니다. 검사장이라고 인정했습니다.

채널A가 조심스럽게 답변한 건 사실이지만 맥락을 살펴보면 이동재 기자가 검사장과 통화를 인정했다는 것을 방통위원의 ‘오해’로만 보기는 힘든 상황이다.

한편 채널A 대표측은 답변 과정에서 “의아스러운 것 중 하나가 법조기자가 법조인하고 통화하면 검언유착이 되고 정치부 기자가 정치인과 통화를 하면 정언유착이 되는 것인가. 사실은 그런 생각이 든다”고 했다. 채널A 대표측은 “녹취록 (A4) 반 장 때문에 검언유착 프레임에 말린다는 것 자체가 저는 너무 그렇다”고도 했다.

이후 방통위원이 해당 발언을 다시 언급하자 채널A 대표측은 ”죄송하다. 너무 억울한 면이 없지 않아서 제가 오버해서 말씀드린 거 같다“며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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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형 2020-05-14 21:53:33
미디어 오늘을
케이블tv로~보네자~

바람 2020-05-13 23:01:08
이래서 내가 종편은 보도/예능 부분 재승인을 분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종편 보도는 전혀 공익을 대변하지 않고, 오히려 검찰발 보도로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 그리고 채널 A 대표는 검찰이 살아있는 권력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이러니, 대부분 법조기자가 검찰발 기사를 태연하게 쓰는 것이다. 종편 보도 부분은 공익과 공공성이 거의 없다. 왜 국민은 종편의 검찰발/카더라 보도로 계속 피해를 봐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