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 기자의 검언유착 의혹에 채널A가 자체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김차수)를 구성한 지 50일이 지났다. 조사 진행 상황이나 결과는 여전히 깜깜소식이다.  

지난 3월31일 MBC는 채널A 기자가 수감 중인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에게 윤석열 검찰총장 최측근 현직 검사장과의 친분을 내세워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비위를 제보하라고 협박했다고 보도했다.

채널A 진상조사위는 진상조사위 명단, 조사 대상과 범위 모두를 비공개하고 있다. 

미디어오늘은 채널A 경영총괄팀과 김차수 위원장(채널A 대표)에게 조사 대상과 진행 상황, 조사위원 명단, 발표 시기 등을 수차례 질의했지만 “현재 조사위 조사가 진행 중인 관계로 답변을 드리지 못한다”는 답변만 반복했다.

채널A 노동조합이나 기자협회도 침묵하고 있다. 김종석 채널A 기자협회장은 “진상조사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라고만 했다.

▲채널A 취재윤리 위반, 검언유착 의혹 사건 일지. 정리=정민경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채널A 취재윤리 위반, 검언유착 의혹 사건 일지. 정리=정민경 기자, 디자인=안혜나 기자.

2017년 SBS 진상조사, 12일 만에 발표했는데…

여타 언론사 사례와 비교해봐도 ‘침묵의 시간’이 길다. 동아일보는 2009년 ‘신동아 미네르바 관련 오보 사건’에 진상조사위를 구성해 결과를 공표했다. 조사는 2009년 2월16일부터 3월16일까지 한 달간 진행했다. 보고서가 온라인에 등록된 시점은 4월8일이다. 조사 공표까지 52일 걸렸다.

SBS의 경우 더 신속했다. SBS는 2017년 5월 대선 직전 ‘차기 정권과 거래? 인양 지연 의혹 조사’ 보도 논란에 진상조사위를 통한 경위 파악에 나섰다. 보도는 해양수산부가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쪽과 거래해 세월호 인양 시점을 늦췄다는 의혹이었다. 당시 조사 기간은 2017년 5월4일부터 14일까지였다. 진상조사위 결과를 온라인에 공개한 시점은 5월15일. 진상조사 착수 후 12일 만에 결과를 발표했다. 

당시 외부 인사로 SBS 진상조사위에 참여했던 김동찬 언론개혁연대 사무처장은 채널A의 진상조사에 관해 “기간보다 절차적 투명성이 문제”라며 “이번 채널A 진상조사위 발표는 재승인 심사와 결부되면서 폐쇄적으로 운영되는 것처럼 보인다. 재승인 문제의 중요성을 감안하더라도 조사가 오랜 시간 공개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처장은 “조사위원이 누구인지, 조사 대상과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왜 조사 결과 발표가 늦어지는지를 설명해야 한다”며 “이런 사항이 공개돼야 신뢰를 갖고 조사 결과를 기다릴 수 있다. 현재 그렇지 않기 때문에 ‘깜깜이 조사’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9일 이 사건으로 김재호 채널A 대표이사 사장과 김차수 대표이사 전무를 불러 “진상조사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 측 인사들로만 조사하는 것보다 외부 인사가 참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표자들이 이번 사안이 기자 1명의 과도한 취재 욕심에서 일어났다고 보기에, 진상조사위원회 결과가 결국은 뻔한 수준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김재호 사장은 “진상조사위원회는 신속하고 철저하게 조사할 것이며, 결과를 투명하게 발표하고 응분의 조처를 하겠다”고 했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채널A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채널A의 한 기자는 미디어오늘에 “진상조사가 늦어지는 것에 사측이 좀더 투명하게 이야기해야 한다”며 “왜 발표가 늦어지는지 전체 구성원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들은 진상조사 결과를 보고 일차적으로 판단한 후 문제가 있는지 검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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