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가 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건강이상설을 제기한 자신의 발언에 결국 사과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북한 언론매체에 멀쩡하게 등장했는데도 의문이 가시지 않는다고 버텼으나 여론의 뭇매가 계속되자 결국 꼬리를 내렸다.

태영호 당선자는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김정은 등장 이후 지난 이틀 동안 많은 질책을 받으면서 제 말 한마디가 미치는 영향을 절실히 실감했다”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국민 여러분께 사과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태 당선자는 “국민 여러분께서 저 태영호를 국회의원으로 선택해주신 이유 중 하나가 북한 문제에 대한 정확한 분석과 전망에 대한 기대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이 컸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민 여러분의 질책과 무거운 책임감을 뼈저리게 느낀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더욱 신중하고 겸손한 의정활동을 펼쳐 나가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썼다.

하지만 태 당선자는 지난 21일 CNN의 건강이상설 보도가 나온 직후부터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김정은 건강이상설에 의문을 공개적으로 표명했고, 지난달 27일 CNN과 인터뷰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이 스스로 일어서거나 제대로 걷지 못하는 상태라고 말했다. 페이스북에는 이런 자신의 견해를 여러차례 올렸다. 그러다 지난 2일 로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에서 김 위원장이 걸어나오며 행사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돼 태 당선자의 주장이 빗나갔음이 드러났다. 그런데도 그날(2일) 태 당선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의문이 가지시 않는다고 썼다.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 사진=태영호 페이스북
▲태영호 미래통합당 국회의원 당선자. 사진=태영호 페이스북

 

그는 “결과적으로 저의 이 분석은 다소 빗나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과연 지난 20일 동안 김정은의 건강에는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일까, 저의 이러한 궁금증은 오늘 북한이 공개한 사진들 중 김정은 뒤에 등장한 차량 때문”이라고 썼다. 태 당선자는 “그의 아버지 김정일이 2008년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살아 나오면서 짧은 거리도 걷기 힘들어 현지 지도 때마다 사용하던 차량이 다시 등장한 것을 보면서 저의 의문은 말끔히 지워지지가 않았다”며 “앞으로도 김정은 신변이상을 비롯한 북한문제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오가고, 자유로운 토론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제 생각은 변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런 반성없는 자세를 두고 정치권 뿐 아니라 여론에서 비난과 책임요구가 빗발쳤다. 이에 태 당선자는 이틀만에 사실상 완전히 백기투항했다.

그러나 김정은 위원장 등장 하루 전까지만 해도 99% 사망을 확신한다고 해던 지성호 미래한국당 국회의원 당선자는 아직 아무런 사과와 반성의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2일에 이어 4일 미디어오늘이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국회의원 당선자로서 신중한 발언을 했어야 하지 않는지 △사망설 확신의 근거는 뭐였는지 △사과 의향이 있는지 △외교안보 통일 국방 관련 상임위에는 가지 말아야 한다는 목소리에는 어떤 견해인지 등을 질의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고, 아직 답변을 얻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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