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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허위정보 ‘자정’ 시작됐다
코로나19 허위정보 ‘자정’ 시작됐다
[주간 유튜브] 인포데믹 확산에 MCN협회 긴급 결의로 첫 자정 노력

최근 유튜브에 코로나19와 상관없는 약을 코로나19 치료제라고 홍보하는 영상이 올라왔습니다. 자신을 감염자라고 속여 사람들의 반응을 보는 몰래카메라 영상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감염자가 급증한 원인을 중국인 탓으로 돌리거나 특정 국가, 지역에 대한 혐오 발언을 쏟아내며 증오를 부추기는 영상들도 적지 않습니다.

[관련기사 : 주간 유튜브 기사모음]

이처럼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인포데믹’이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인포데믹’은 정보(information)와 전염병(epidemic)의 합성어로 사실과 다른 정보가 전염병처럼 급속도로 퍼지는 현상을 말합니다. 

정부는 ‘규제’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인터넷 게시글이 사회질서를 혼란케 한다는 이유로 심의 후 삭제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관련 허위정보를 유포한 이들을 적극 수사하고 있습니다.

▲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에서 방역요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광화문역에서 방역요원들이 소독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민중의소리.

표현물 규제가 강조될 때마다 미디어오늘이 말씀드렸지만 규제가 만능은 아닙니다. 인터넷 게시글을 심의하고 차단해도 정보는 퍼질대로 퍼집니다. 법으로 처벌하는 데도 한계가 있죠. 코로나19 감염자 행세를 한 유튜버는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도 했습니다. 게시글 하나 지우려고 심의, 수사하는 게 행정력의 낭비라는 생각도 들고요.

뾰족한 답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한국MCN협회는 ‘코로나19 및 가짜뉴스 근절 관련 긴급결의’를 협회 72개 회원사 대표들과 함께했습니다. 한국MCN협회는 다이아TV, 트레져헌터, 샌드박스네트워크 등 국내 유명 유튜버들이 소속된 회사로 구성돼 있습니다. 

협회는 코로나19와 관련한 구독자 및 조회수 확보, 광고수익을 창출하려는 일부 1인 미디어 및 관련 회사들의 일탈에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결의 내용은 △회원사 소속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코로나19 관련 콘텐츠의 신중한 제작 및 제작된 콘텐츠에 대한 확인, 부적절한 콘텐츠의 삭제 등 조치 △ 협회 비회원사 및 비소속 크리에이터를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결의 동참 권유 △유튜브, 네이버 등 동영상 플랫폼 사업자에 대한 동참 건의 △정부 및 지자체, 공공 등과의 국가적 위기극복에 대한 디지털 소통 협력 건의 등입니다. 

▲ 그래픽= 이우림 기자.
▲ 그래픽= 이우림 기자.

박성조 협회장은 “자율규제 심의의 경우 사람에 따라 평가 기준이 다를 수 있어 전문가들과 사회적 합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접근하겠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 극복과 관련한 크리에이터들의 캠페인 등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트레져헌터의 송재룡 대표도 입장을 내고 “4000여개 팀의 미디어 채널들을 통해 클린캠페인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업계의 자발적 노력은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유튜브 키즈 콘텐츠 아동 학대 논란이 불거지자 세이브더칠드런은 키즈 유튜버들과 함께 ‘아이가 행복한 유튜브 만들기’ 캠페인을 벌였습니다. 여기에 40여개 채널이 동참했습니다. 

물론 대응을 위해 나서는 채널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곳은 아닙니다. 그럼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는 자율규제, 캠페인이 확산되고 자정이 이뤄져야 유튜브 생태계가 보다 나아질 수 있고, 콘텐츠 산업에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봅니다. 정부와 정치권이 규제를 강조해온 상황에서 사업자와 채널 스스로 ‘개선’을 요구하기 시작한 건 주목할만한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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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2020-03-03 11:43:08
우리는 삭제가 만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혐오나 욕설, 선정적인 장면, 몰카가 퍼지는 걸 그대로 놔둬야 하는가. 나는 좋은 정보를 제공하다가도 선정적인 이슈로 이익을 보려는 유튜버를 많이 봤다. 즉, 돈의 탐욕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럴 때는 시스템적으로 너무 과하지 않는 제재가 필요하다. 내버려두는 게 만사가 아니다. 적당한 시스템과 매뉴얼이 없다면, 민주주의적 소통의 장이 자칫 혐오와 욕설의 장으로 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