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재학 PD 사망사건 진상조사가 청주방송의 거듭된 연기로 회의 시작도 못하고 있다.

‘CJB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책임자처벌·명예회복·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청주방송 이재학PD 대책위)’는 청주방송의 거듭된 통보로 진상조사 회의를 시작도 못하고 공전하고 있다고 밝혔다.

청주방송 이재학PD 대책위와 청주방송 입장을 종합하면 앞서 대책위와 회사는 25일 오전 11시 첫 회의를 열기로 했으나 전날 사측의 연기로 미뤄졌다. 이보다 앞서 진상조사위 설치와 구성을 논할 공식 회의는 지난 14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청주방송이 이날을 비롯해 17일, 25일 연거푸 3차례 연기를 통보했다. 

대책위는 오는 27일 첫 회의 개최를 역제한한 회사의 입장에 대해 26일 회의를 열어 대응 방안을 논의한다.

대책위는 이재학 PD가 근무한 실태와 해고 경위, 이후 법정다툼을 하다 사망에 이른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청주방송 내 비정규직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 자료 은폐와 이 PD 소송 과정의 문제, 청주방송 비정규직 실태 등도 조사한다는 입장이다.

▲56개 단체가 꾸린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19일 서울 정동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정호 기자
▲56개 단체가 꾸린 ‘CJB 청주방송 이재학 PD 사망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명예회복,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가 19일 서울 정동 전국언론노동조합 대회의실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이정호 기자

한편 청주방송은 대외에 밝힌 입장과 달리 이 PD의 해고와 소송 과정에서 가해자로 지목된 윤아무개 국장과 하아무개 국장 등을 보직사퇴 처리하지 않고 있다. 회사는 현재 두 간부에 인사 발령 공고를 게시하지 않아, 이들은 현재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청주방송은 지난 9일 언론에 입장문을 내 “도의적 책임을 지고 국장들은 모두 보직을 내려놓고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청주방송 내 한 간부는 “두 국장은 사퇴서를 제출했고, 사측은 진상조사위가 출범하면 공식 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두 국장은 간부회의나 결재 등 업무는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PD의 유족은 이들이 이 PD를 도운 직원들을 압박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자택 대기발령을 요구해왔으나, 회사는 유족에게 하 국장만 대기발령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회사는 이후 보직사퇴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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