惠者心辯而不繁說, 多力而不伐功, 此以名譽揚天下.
혜자심변이불번설, 다력이불벌공, 차이명예양천하.

슬기로운 사람은 마음속으로 말하고 번거롭게 말하지 않으며, 능력이 많더라도 공을 자랑하지 않아 그 명예가 천하에 날리게 된다. 

시진핑은 <빈곤타파·종정잡설從政雜說> 등의 글에서 춘추전국시대의 사상가인 묵자墨子의 <묵자·수신修身>편에서 이 글귀를 따왔다. BC 5세기 중반 노나라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진 묵자의 이름은 적이며, 평등과 사랑을 내세운 겸애설兼愛說을 주장했다. <묵자>는 책 이름으로 전국시대 유가에 맞선 묵자의 언행을 기록했다. 

성실한 사람은 손해를 볼까? 시진핑의 답은 ‘아니다’이다. 시진핑은 실사구시는 마르크스주의의 영혼으로 인민들을 위해 일을 하면서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바로 성실하게 말하고, 실사적으로 일을 처리해 성실한 사람이 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객관적 규율에 따라 성실하게 일을 처리하지 않을 경우 혹여 일시적으로는 그럭저럭 자낼지 모르나 종국에는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을 실제에서 출발해 사실과 과학을 존중하고 오르지 상급上級이나 책이 아니라 실질에 따르면 끝내는 인민들과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는다. 이렇게 결정해 일을 처리하면 손해를 보더라도 말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다. 인민들은 당 간부들이 어떤 일을 하고 얼마나 일을 하는지 항상 눈으로 지켜보고 마음속에 기억한다. 

이러한 ‘성실’은 바로 당 지도간부들이 꼭 갖추어야 할 수양의 하나다. 시진핑은 <종정잡담>에서 ‘성실’ 이외에 지도자들이 당성관념, 도량, 기개, 기백 등을 갖출 것을 제시했다. 이런 수양은 반드시 실천에 근거해 쌓이면서 승화되는 실천의 필연적 결과다. 원전은 다음과 같다.     

惠者心辯而不繁說, 多力而不伐功, 此以名譽揚天下. 言無務爲多而務爲智, 無務爲文而務爲察. 故彼智無察, 在身而情(惰), 反其路者也.
슬기로운 사람은 마음속으로 말하고 번거롭게 말하지 않으며, 능력이 많더라도 공을 자랑하지 않아 그 명예가 천하에 날리게 된다. 말을 많이 하려고 애쓰지 말고 지혜롭게 하려고 힘써야 하며, 자신을 드러내는 데 힘쓰지 말고 살피는 데 힘써야 한다. 그러므로 슬기롭지 못하고 살피지 않아 자신에 대해 태만해지며, 힘써야 할 길을 거스르는 것이 되는 것이다. 

▲ 묵자(墨子).
▲ 묵자(墨子).

 

자신의 몸과 마음을 닦는 수신은 전국시대 유가와 마찬가지로 묵가 사상체계에서도 유기적 관계를 맺고 있다. 묵가는 수신을 입신立身의 기본으로 인식했을 뿐만 아니라 실천과 반성 등을 중시하는 수양방법은 수신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묵가의 수신관은 중국 전통 수신사상에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묵가 수신의 원칙은 본질을 견고하게 하는 것이 우선이고 곁가지에 힘쓰는 것은 다음이다. 본질을 튼실하게 하는 것을 우선한다는 것은 주요 모순의 주요 부분을 파악해 핵심을 정통으로 찌르는 것을 말한다. 근본적인 것을 버리고 지엽적인 것을 따르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형식을 추구하는 것으로 수신의 근본 목적을 벗어난다. 때문에 묵자는 “슬기로운 사람은 마음속으로 말하고 번거롭게 말하지 않으며, 능력이 많더라도 공을 자랑하지 않아 그 명예를 천하에 날린다”라고 말했다. 슬기로운 사람은 마음속으로 분명히 알고 있기 때문에 말을 많이 하지 않고, 일을 하면서 많은 힘을 쓰지만 스스로를 자랑하지 않는다. 이로써 이름을 천하에 날릴 수 있다는 것이다. 

‘말을 많이 하려고 애쓰지 말고 지혜롭게 하려고 힘써야 하며, 자신을 드러내는데 힘쓰지 말고 잘 살피는 데 힘써야 한다’는 것은 말을 할 때 번다하게 하지 말고 지혜를 풍부하게 하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또 겉으로 드러난 화려하고 아름다운 것에 현혹되지 말고 본질을 명확하게 파악하도록 힘쓰라는 말이다. ‘슬기롭지 못하고 살피지 않아 자신에 대해 태만해지며, 힘써야 할 길을 거스르는 것이 된다’는 것은 지혜가 없으면 명확하게 살피지 못하는데, 게다가 나태하면 아무리 성공을 바라더라도 그 반대 방향으로 갈 뿐이라는 풀이이다.

저작권자 © 미디어오늘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