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희 JTBC대표이사가 태블릿PC 보도 3주년을 맞은 지난 24일 JTBC구성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JTBC보도가 지향하는 가치를 다시금 강조하며 “마음속으로 그 빛나는 역사를 기념하자”고 밝혔다.

3년 전인 2016년 10월24일 오전, 박근혜 대통령은 최순실씨와 관련된 스캔들이 불거지던 가운데 예상치 못한 ‘개헌’을 꺼내며 여론전환을 노렸다. 그러나 당일 밤 JTBC ‘뉴스룸’은 최순실씨의 태블릿PC에 담겨있던 대통령 연설문 등을 단독 공개하며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을 드러냈다. 당시 보도는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이어진 ‘명예 시민혁명’의 시작점이었다. 

손석희 사장은 “우리가 배워온 저널리즘은 사실과 균형, 불편부당, 그것을 지킬 용기 같은 것들이었다. 그런 저널리즘의 원칙들은 소위 보수 정부나 진보 정부에서도 같은 것들이라고 믿어왔다. 그랬기 때문에 세월호 참사 때도, 태블릿PC를 보도할 때도, 또한 이 정부에 속했거나 우호적인 인사들이 대다수 연루됐던 미투 보도를 이어갈 때도 흔들리지 않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손 사장은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변했더라도 3년 전, 권위주의적 정권을 향해 결기 있게 스모킹 건을 내밀었던 우리의 역사는 훼손될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한 뒤 “오늘 비록 (보도 3주년) 모임은 갖지 않지만, 마음속으로는 그 빛나는 역사를 기념하자”며 구성원들을 독려했다.

▲손석희 JTBC 사장. ⓒJTBC
▲손석희 JTBC 사장. ⓒJTBC

손 사장은 이날 메시지에서 “디지털 시대 미디어가 기존 미디어의 권위를 해체하고, 기계적 균형은 구닥다리가 돼간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아날로그 시대에 획득했던 저널리즘의 원칙들은 버려선 안 되는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손 사장은 “우리는 앞으로도 저널리즘의 정도가 무엇인지를 고민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것은 우리는 저널리즘을 위해 운동할 수는 있지만, 운동을 위해 저널리즘을 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손 사장은 “때로는 실수도 하고 오해도 받겠지만 그러한 원칙들을 지켜나간다면 부끄러울 일이 없다”고 강조했다.

손석희 사장은 최근 JTBC를 둘러싼 비판여론에 대해서는 “우리를 격하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3년 전 광장에 있던 사람들의 전부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또한 그 격한 비난도 결국은 우리에 대한 애정이 있기 때문에 나오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JTBC 보도와 관련해 유튜브 등에서 떠도는 각종 ‘음모론’에 대해서는 “우리 보도국 내부사정을 어찌 그리 잘 아는지 온갖 소설 같은 음해도 돌아다닌다”며 “JTBC 보도 뒤에는 아무도 존재하지 않는다. 요즘 JTBC 비판자들이 주장하듯 우리 뉴스룸의 뒤에 그 어떤 특정 세력이나 집단, 개인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손 사장은 “저널리즘을 개인의 유불리 때문에 특정 세력과 거래할 책임자도 물론 없다”며 구성원들을 향해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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