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한 척’ 발언 논란과 관련 자유한국당이 수습은커녕 화를 키우는 모양새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언론에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발단은 15일 정미경 자유한국당 최고위원의 발언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2척의 배로 나라를 지킨 이순신 장군을 언급하자 정 최고위원은 네티즌 댓글을 인용해 “세월호 한 척 가지고 이긴 문재인 대통령이 어찌 보면 이순신 장군보다 더 낫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이어졌고 언론은 ‘막말’이라고 보도했다. 15일 4·16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는 “304명의 희생자를 비하한 정 최고위원은 사퇴하기 바란다”며 “세월호 참사 희생자를 비하하고 정쟁의 도구로 삼는 자유한국당도 해체하라”고 비판했다.

▲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왼쪽이 정미경 최고위원. 사진=김용욱 기자.
▲ 자유한국당 최고위원회의. 왼쪽이 정미경 최고위원. 사진=김용욱 기자.

한국당 내부에서도 비판이 나왔다. 김용태 한국당 의원은 16일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정치인의 말은 의도가 아니라 국민들께서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핵심”이라며 “그런 차원에서 제가 보기에는 적절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당은 유감을 표명하거나 사과하는 대신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한국당 미디어국은 15일 오후 출입기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막말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자유한국당 입장”이라며 “관련 보도 30여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반론보도를 신청할 계획임을 알려 드린다”고 밝혔다.

정미경 최고위원은 16일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언론 대응과 관련 “현재 변호사가 보도를 취합하고 있다. 법적인 조치를 취할 건데 일단 언론이 막말이라고 하는 이유를 알기 위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했다. 그래야 손해배상 청구를 하든 형사적인 대응을 하든 법적 조치를 정확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막말 논란에 대한 견해를 묻자 정미경 최고위원은 “뭐가 막말이라는지 이해가 안 된다. 듣고 싶지 않은 얘기를 누군가가 하는 게 막말이라면 문재인 대통령이 먼저 이순신 장군에게 막말했다. (인용한) 네티즌은 세월호 참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는 얘기를 한 거 아닌가”라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유가족에 대한 비방 소지가 있다는 지적에 정미경 최고위원은 “유가족 운운하는 사람이 나쁜 사람 아닌가. 내 의도와 그게 맞나. 나는 당내 반대를 무릅쓰고 조사위에 기소권, 수사권 주라고 한 사람”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은 ‘아이들에게 고맙다’고 했다. 그 발언도 막말 아닌가. 이 발언은 왜 묻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당은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대응 입장을 밝히며 아직 나오지 않은 보도에도 경고성 발언을 해왔다.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당시 황교안 대표가 검사 재직 시절 삼성측 김용철 변호사로부터 상품권을 받았다는 의혹에 한국당은 “법원을 통해 허위사실임이 판명된 사안이다. 김용철 뿐만 아니라 해당 발언을 기사화한 언론사에도 민사상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함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특정 언론만 겨냥해 대응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최근 논란이 된 한국당 여성 당원 퍼포먼스의 경우 보수언론도 유사하게 보도했는데 한국당은 한겨레만 언론중재위원회 조정 신청을 했다. 한겨레는 지난 3일 사설에서 “비판언론 옥죄기로 볼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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